우리 사회는 오천년의 유구한 역사, 문화 및 전통을 함유한
‘한옥’을 단순히 보존 또는 보전하려는 제한적 개념에서 탈피해야

 

그동안 우리사회는 주택의 양적 부족을 해소하면서 경제적 부가가치를 함께 기대했던 도구로서 ‘아파트’를 대표적인 주택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집중해왔다. 그러나 주택 트렌드가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변함에 따라 다양한 주생활 요구에 맞는 새로운 주택 요구가 나타나고 있다. 아파트와는 차별화 된 새로운 주택으로서 ‘한옥’의 장점을 계승하고 단점을 보완한 ‘新한옥’에 대한 사회적 관심 증가가 바로 이러한 변화를 의미한다.

한민족의 유구한 역사, 문화 및 전통을 함유한 ‘한옥’은 미래의 우리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하며, 지속 가능한 정주환경을 구현하는 실천도구로서 가치를 갖는다. 노후화된 아파트의 리모델링 시 ‘한스타일’의 디자인 요소를 반영한 사례 증가,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북촌이나 교동 한옥마을의 재발견 및 재해석은 아파트라는 획일화 된 주거문화로부터 탈피하여, 전통의 현대적 계승, 혁신적 변화 및 창조를 기대하는 것은 우리사회가 추구해야 할 패러다임시프트의 단초이다.

한옥을 단순 관람이나 일회성으로 체험해왔던 수동적 자세가 아닌, 온고지신으로 한옥만이 갖는 잠재적 가치와 역량을 발굴하고 이를 일상생활로 연계시켜 혁신적이며 창조적인 정주공간인 ‘新한옥’으로 개발하기 위한 범정부적 차원의 인프라시스템 구축도 시급하다.

21세기 문화선진국으로서 한국의 창조적 주거문화를 대표할 ‘新한옥’은 한옥이 갖는 뛰어난 전통 건축술을 현대적으로 계승․발전시킨 것이며, 새로운 현대 건축술을 융합하여 혁신적이며 창조적인 정주공간으로서 잠재적 가치와 역량을 지향한다.

정부는 국가건축정책위원회가 수립한 ‘국격 향상을 위한 新한옥플랜(’10.5.2)‘을 바탕으로 「국가한옥센터」를 설립하고 2020 한옥 르네상스시대 실현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실정은 한옥에 대한 개념, 구성요소 설정 등의 모호, 전문인력 부족 및 관련 산업기반 구축 미흡과 ‘한옥’의 작위적 해석이나 왜곡 등으로 혼란을 초래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창조적 주거문화로서 ‘新한옥’의 대중화 및 활성화를 위한 실천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국가적 차원에서 ‘한옥’, ‘新한옥’의 정확한 개념, 구성요소, 적용범위 및 활용 등에 관한 기본원칙 및 기준 정립이며, 둘째, 추진주체(정부, 공공 및 민간 포함)마다 산발적으로 추진하는 과업을 총체적 관점에서 재검토하고 일관성, 효율성 등을 바탕으로 국가적 차원의 추진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핵심추진주체 선정 및 운영기반 구축. 그리고 셋째,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성과위주의 추진이 아닌, 중장기적 관점에서 명확한 추진목표와 실천전략 등을 수립하고 단계별로 추진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장치 구축이다.

한국의 고유한 역사, 문화 및 전통을 대표하는 한류로서 ‘한복(衣)․한식(食)’은 인류가 함께할 소중한 문화유산의 하나로서 자리매김 할 것이라 확신한다. 그러나 의식주(衣食住) 가운데서 ‘주(住)’를 대표하는 ‘한옥(韓屋)’은 잠재적 가치와 역량을 함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조차 충분하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오천년의 유구한 역사, 문화 및 전통을 함유한 ‘한옥’을 단순히 보존 또는 보전하려는 제한적 개념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하며, ‘한옥’의 장점을 현대적으로 계승, 발전시키고 그 단점을 혁신적, 창조적으로 변화시킨 ‘新한옥’을 단순히 바라봄이 아닌, 우리와 함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유기체적 생명력을 갖는 창조적 주거문화의 실천도구로 인식하는 패러다임시프트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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