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은 의지력을 테스트하고 한계를 극복하는 운동이라고 한다.

더불어 기록경기이기도 하다.

뛰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언제쯤 골인할 수 있을까 계산하고 있다.

 

지난 10월 3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앞에서 대한건축사마라톤동호회 공식대회인 국제평화마라톤대회가 있었다. 대한건축사마라톤동호회는 서울과 인천의 마라톤을 사랑하는 건축사들이 모여 건축사로서 건축문화 창달에 이바지하고 건축사들의 친목, 건강증진 및 건축사의 홍보를 목적으로 지난 2009년 첫 출발을 내딛었다. 그 후로 벌써 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 동안 20여명의 회원들이 서울과 인천을 오가며 땀흘리며 어깨를 나란히 하고 정담을 나누거나 주로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그 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뽐내며 자신을 채찍질한다.

마라톤은 정직한 운동이다. 단거리는 자신의 평소 역량에 따라 어느 정도는 달릴 수 있지만 마라톤은 어림없다. 자신감만 가지고는 할 수 없는 운동이다. 일전에 한 선배가 마라톤을 처음 연습하던 날, 앞서서 보란 듯이 달리더니 얼마 못 가 숨을 ‘헉헉’거리며 주저앉고 말았다. 마라톤은 시간 노력을 투자한 만큼 되돌려 준다. 혹자는 마라톤이 무식한 운동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어찌 보면 무식해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마라톤은 뛰어봐야 참 맛을 알 수 있다.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사뿐사뿐 내딛는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하루일과를 정리해 보기도 하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넘나들며 인생설계를 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기도 하다. 욕심부리지 않고 꾸준히 뛰다보면 건강은 덤이고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는 의지력과 결단력까지 갖추게 된다.

어떤 행사라도 진행을 하려면 많은 손길을 필요로 한다. 이번 마라톤대회도 임원진들의 헌신적인 봉사와 준비로 알뜰하게 치러진 것 같다. 대한건축사협회 김득수 감사를 비롯해 조충기 부회장, 홍문유 서울건축사회복지회 이사장, 신제흥 부이사장 외에 지역구 회장과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광주광역시, 경기도 등에서 참가한 60여명의 회원들이 참여해 풍성한 대회가 되었다.

대회는 내빈소개 등 개회식과 몸풀기를 한 후 풀코스, 하프, 10km, 5km 순으로 출발했다. 건축사들은 대다수가 10km에 참가했고, 일부 매니아 그룹은 하프에 출전했다. 풀코스도 뛸 수는 있지만 정기총회를 겸하는 대회라 마냥 주로에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풀코스와 하프는 코엑스 앞을 출발하여 탄천으로 내려가 양재천과 탄천을 경유해 원점으로 돌아오고 10km와 5km는 잠실철교 쪽으로 갔다 돌아오는 코스다.

주로에 나서면 눈동자가 열심히 ‘대한건축사협회’ 글자가 새겨진 빨간색 유니폼만 찾는다. 반환점을 돌아오며 주자들 틈에 섞여 있는 동료회원들을 볼 때마다 파이팅을 외치며 서로를 격려한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누군가가 날 응원해준다는 생각에 엔돌핀이 확 솟아나는 것이 느껴진다. 맞은편에서 오던 인천 박용길 회장도 보이고 김득수 감사도 만났다. 김 감사는 “벌써 갔다 오냐”고 말을 했다.

뛰다보면 반환점까지는 자기 실력으로 가고 나머지 반절은 의지력으로 뛴다. 나와 주력이 비슷한 인근의 주자들과 시소게임 하듯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밀당을 계속한다. 그것도 실력이 어느 정도 되어야 가능하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1km가 금방 줄어든다. 평소 훈련할 때를 떠올리며 남은 거리를 머릿속에 떠올리며 컨디션 조절을 한다.

마라톤은 의지력을 테스트하고 한계를 극복하는 운동이라고 한다. 더불어 기록경기이기도 하다. 뛰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언제쯤 골인할 수 있을까 계산하고 있다. 그렇다고 기록을 너무 의식해 뛰면 오버페이스를 하게 되고 남은 경기를 망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마라톤은 초반에는 천천히 뛰고 워밍업이 충분히 된 후에야 본격적인 레이스를 펼칠 수 있다. 시작이 반이라고 반환점을 돌아오면 그 다음부터는 힘은 들지만 귀소본능으로 마지막 힘을 쏟아 붓는다. 골인지점에 가려면 마지막 난관인 탄천에서 도로까지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 힘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오르막을 걷지 않고 뛰어올라야 진정한 마라톤을 한 느낌이 든다.

지금은 대한건축사마라톤동호회가 전국적인 면모로 성장하는 과정 중에 있다. 각 지역에서 마라톤을 사랑하는 많은 회원님들의 참여와 협조가 절실하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앞으로는 마라톤투어 형태로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도 참가하여 동호회 저변확대를 고려하고 있다.

대한건축사마라톤동호회에 가입을 원하는 건축사 회원은 총무 정철수건축사(서울/ 010-5274-6420)에게 연락하거나 다음 카페(cafe.daum.net/GunDAL)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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