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자재에 대한 이해와 관심은 건축사의 기본 책무이며
대한민국 건축 전문가집단의 대표성을 갖는 대한건축사협회는
올바른 건축자재의 정보제공과 자재 산업의 발전 촉진을 통한
건축문화 수준을 높일 사회적 책임이 있다.

 

‘더 나은 건축을 위하여, GREEN FUTURE’라는 주제로 ‘KAFF 2014 /제9회 한국건축산업대전’이 대한건축사협회 주최로 오는 10월 29일(수)부터 11월 1일(토)까지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대한건축사협회 사업위원회가 담당해 올해로 9회 째를 맞이하는 본 행사는 이번 전시부터 초청강연과 세미나 중심의 정부행사인 ‘녹색건축한마당’과 통합 개최되며, 우수 건축자재의 전시뿐만 아니라, 건축, 혹은 건축인 관련 각종 전시와 포상, 건축사 실무교육과 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계획되어져, 명실공히 대한민국 건축계의 최고 축제의 마당이 될 수 있도록 기획됐다. 그동안 여덟 번의 행사를 치르면서 누적된 경험과 대한민국 건축계가 가야될 바람직한 방향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바탕으로, 이번 행사를 알차고 의미 있는 내용으로 채워 성공시키기 위해 사업위원회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건축의 바람직한 미래, 즉 “더 나은 건축을 위하여”란 모토에 걸맞게, 대한민국의 건축 수준의 질적 향상에 기여할 본 행사는 대국민 건축문화 홍보자로서의 역할과 더불어 건축분야 최고 전문가 집단으로서의 대한건축사협회와 건축사의 위상을 드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다.

주지하듯이, 본 행사의 가장 중요한 핵심 행사는 건축자재의 전시이다. 필자가 사업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받아 처음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 가장 궁금하고 의문이 갔던 점은 이미 대형 전시업체에 의해 훨씬 더 규모가 크고 잘 알려진 대형 건축자재 전시회가 여전히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건축사협회가 주최하는 건축자재 전시회가 왜 또 필요하며, 설혹 명백한 필요성이 대두된다 하더라도, 기존의 대형 유사 전시들과 경쟁이 될 수 있을까라는 점이었다. 아마도 한국건축산업대전에 큰 관심을 갖고 있지 못했던 건축사들에게 이런 의문은 참여의 적극성을 떨어뜨리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사업위원회의 일원으로 행사를 준비하면서 이러한 의문은, 건축자재에 대한 올바른 선택과 평가는 대한민국의 건축문화를 선도해야할 건축사로서 소명의식을 갖고 참여해야하는 매우 중요한 전문가로서의 의무이며, 대한민국 건축사의 대표집단으로서 대한건축사협회는 ‘한국건축산업대전’같은 신뢰성 있는 전시를 통해 대한민국의 건축문화와 산업발전에 기여해야할 책임이 있다는 확신으로 바뀌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대형 전시업체에 의해 기획되고 실행되는 여타의 건축자재 전시회는 전시회를 통한 수익성 확보가 제일의 목적이 될 수밖에 없어, 소비자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할 규모와 화려함으로 포장되지만, 보다 많은 전시 참여업체의 유치를 위해, 전시되는 건축자재의 올바른 평가를 담보할 평가 장치가 존재하기 힘든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다. 전시 참가업체의 과장된 광고와 잘못된 정보가 걸러질 장치가 없는 전시회의 구조는 부스의 크기와 전시장의 화려함으로 전시업체와 전시물에 대한 신뢰를 사서, 부스의 크기가 더 크고 더 화려할수록 더 우수하고 믿을 수 있는 건축자재가 되는, 왜곡된 소비자의 평가를 가져오기 쉽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참여한 전시업체들도 자재의 기능적 내용과 품질, 가치에 대한 설명보다는 전시부스의 크기와 화려함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일 것이고,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제품의 설명보다는 확인하기 힘든 과장된 광고로 제품을 포장하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전시회를 통한 수익성 확보가 제일의 목표가 아닌, 올바른 평가와 기술/성능 등 가치 중심의 믿을 수 있는 건축자재 정보의 제공을 제일의 목적으로 하는 건축자재 전시회가 존재해야 건축자재의 선택에 있어 합리적이고 올바른 소비구조가 정착될 것이고, 이는 보다 우수한 건축자재를 만들어 내기위한 산업체의 경쟁과 노력을 촉진시켜,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의 건축을 더 나은 방향으로 진보시킬 매우 중요한 동력으로 작동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전시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한국건축산업대전에서는 우수건축자재추천제를 도입하고 엄격한 심사과정을 통해 우수건축자재로 추천된 건축자재들을 카프(KAFF) 카탈로그에 수록하고 건축사 회원들에게 무료로 배포하여 직접 실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홍보 및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만으로는 결코 기대하는 만큼의 결실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보다 많은 건축사가 자재의 추천과 전시, 평가 등 모든 과정에 적극 참여하여, 건축분야의 가장 핵심적인 전문가로서, 그에게 주어진 소명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보다 많은 건축사가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보다 많은 건축자재들에 대한 평가가 보다 더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루어져 우수자재 선택의 기준이 보다 더 분명해지고, 다양한 디자인과 관련된 요구들이 산업계에 전달되어, 대한민국의 건축이 디자인과 질적 수준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 세계의 건축문화를 선도하는 그날이 가까워질 것이다. 그날이 빨리 올 수 있게 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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