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건축물’이라는 용어는 통상적으로 환경부하가 작고 지속가능한 건축물을 의미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단순히 건축물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줄이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사용되고 있는 경향이 있다.

친환경 건축물의 근본적인 구현 목적은 화석에너지 사용량을 저감하여 건축물이 주는 환경부하를 줄이는 것과 더불어 거주자의 환경을 친환경적으로 구성하는 것에 있다. 따라서 단열 및 기밀성능 강화, 고효율 설비의 설치 등과 같은 에너지사용량의 저감대책과 함께 유해한 화학물질의 방출량이 적은 친환경 건축자재 및 생활용품의 효과적인 적용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건축물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의 약 30% 정도가 쾌적한 실내 환경의 확보를 위한 환기에 쓰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환기부하를 줄이고 쾌적한 실내 환경을 확보하기 위해서 친환경적인 건축자재를 적극적으로 적용할 경우, 에너지사용량과 환경부하를 크게 저감하면서도 거주자에게 보다 건강한 주거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국내의 경우, 아직 이러한 친환경 건축자재의 개념이 단순히 유해화학물질을 적게 방출하는 보건학적 측면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실내 습도를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는 흡방습 성능이나 유해화학물질의 흡착 또는 분해성능 등 건축자재가 갖는 기능성 측면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미흡한 실정이다.

최근 국내 건축자재 전시회의 건축자재 전시동향을 조사한 결과, 가구/인테리어, 구조재, 내외장재, 페인트 등 자재 관련 업계의 참여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참여업체 중에서 황토, 참숯, 규조토, 음이온 첨가 등 이른바 각종 기능성 건축자재의 출시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흡방습 성능, 오염물질 흡착성능, 항균 및 항곰팡이 성능을 갖는 친환경 기능성 건축자재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건강하고 안전한 실내공기환경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면서 신축 공동주택을 비롯해 병원, 초등학교, 유치원, 주택 및 아파트, 호텔, 음식점 등 친환경 기능성 건축자재를 필요로 하는 곳이 이전보다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대부분의 흡방습 건축자재는 자율적 습도조절능력을 갖는 다공성 물질을 포함하여 이러한 미세기공을 통하여 실내의 습기가 상승할 때 습기를 흡수하고 반대로 실내의 습도가 낮아질 때 습기를 방출하여 실내의 습도를 조절하는 기능성 건축자재이다. 흡방습 건축자재는 흡방습 특성뿐만 아니라 탈취기능과 폼알데하이드 흡착/제거 성능이 포함되기도 한다.

휘발성 유기화합물 및 폼알데하이드와 같은 새집증후군 유발물질을 저감하는 성능을 갖는 흡착성능 건축자재의 경우, 오염원제어와 환기제어에 의해서도 실내공기환경을 적정 수준이하로 유지하기 어렵거나, 성인에 비하여 저항력이 약한 노약자 관련 시설에 그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최근에 개발된 흡방습/흡착건축자재 등의 친환경 기능성 건축자재를 건축물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경우, 실내공기를 오염시키는 유해화학물질을 크게 저감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이러한 측면을 감안하여 신축 공동주택의 실내환기 기준이었던 0.7회/h를 0.5회/h로 낮출 수 있는 근거가 되기도 했다.

즉, 친환경 기능성 건축자재를 실내공간에 적절히 적용한다면 건물 에너지소비량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환기부하를 크게 저감시킬 수 있으므로, 친환경 건축물의 구현에 일조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일반 국민들이 보다 쉽게 친환경 기능성 건축자재를 선택하고 이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와 그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방안의 제시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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