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 정진규
별들의 바탕은 어둠이 마땅하다
대낮에는 보이지 않는다
지금 대낮인 사람들은
별들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 어둠인 사람들에게만
별들이 보인다
지금 어둠인 사람들만
별들을 낳을 수 있다
지금 대낮인 사람들은 어둡다
- 정진규 시집 ‘별들의 바탕은 어둠이 마땅하다’ 중에서/ 문학세계사/ 1990년
성경에는 저 유명한 포도밭 일꾼의 비유가 나온다. 아침부터 일한 자들과 오후가 되어서 농장에 온 일꾼들이나, 다 같은 임금을 받는 것에 먼저 온 일꾼이 불만을 토하자 “먼저 온 자가 나중되고, 나중 온 자가 먼저 된다”고 농장 주인은 말한다. 이 땅의 공정과 하늘나라의 공정은 다르다. 천하게 여겼던 것들이 귀하게 되고, 눌렸던 것들은 반드시 일어 설려고 한다. 세상의 모든 진리는 하나를 가리킨다. 변한다.
함성호 시인
haamx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