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문화와 전통 이해 바탕으로 K-컬처 색깔 입혀 ‘인기’
자연채광과 개방적 공간감이 주는 매력에 시민들 온종일 체류
본사와 현지 PO 파견팀 협업,
설계단계부터 현지화 전략 성공으로 이어져

지역의 정서와 문화를 반영하고, 상업시설 설계 노하우가 십분 발휘된 정림건축의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전경 (사진=윤준환)
지역의 정서와 문화를 반영하고, 상업시설 설계 노하우가 십분 발휘된 정림건축의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전경 (사진=윤준환)

“840만 명의 인구를 갖는 도시에서 일 평균 3만 명, 주말에는 5만 명의 고객이 방문하는 상업시설이 있다면 지역에서는 이미 랜드마크 이상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베트남 하노이에 들어선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두고 관련 업계 관계자가 한 말이다. 문화, 관광 생태 및 위락 중심지구에 들어선 초대형 복합쇼핑몰인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연면적은 약 35만 4000제곱미터, 축구장 50개를 합한 크기다. 사이트는 구·신도시의 결점점에 위치하며, 호수인 서호의 연계성을 극대화해 관광객들이 최종 종착점으로 경유하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노이바이 국제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홍강을 건너면 만날 수 있는 이곳은 다양한 브랜드의 매장, 식당, 문화공간,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한국식 쇼핑과 오락을 결합한 편리한 쇼핑 경험을 제공해 지역민들과 관광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대기오염이 심한 하노이에서는 실내활동의 중요성이 높다. 때문에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경우 건축물 설계 과정에서부터 자연채광과 개방적인 공간감을 중요시해 현재는 가족단위 방문객들에게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지역의 명소가 되고 있다.

개방적 공간감이 주는 매력이 현지인들과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사진=윤준환)
개방적 공간감이 주는 매력이 현지인들과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사진=윤준환)

설계를 맡은 (주)정림건축 종합건축사사무소(정림건축)는 국내 영등포 타임스퀘어, 스타필드 하남과 안성, 중국 심양 롯데월드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상업시설 설계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공간의 연출, 도시적 맥락에서 유추해 낸 건축물의 정체성, 주변 개발 사업과의 경쟁력 확보 등 건축주의 요구사항은 물론 한 발 앞선 대지분석·매스 디자인·지역민의 정서를 고려한 마스터플랜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함이 없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역시 저층부 포디움에 쇼핑몰과 아쿠아리움, 마트, 영화관이 있고, 3개의 타워에는 각각 호텔, 서비스레지던스와 오피스가 있다. 특히 호텔과 서비스레지던스는 서호변 뷰를 확보할 수 있게 평면을 구성했고, 두 개의 타워동은 상부층에서 스카이 브릿지를 통해 연결성을 가미했다.

1층부터 5층까지는 쇼핑몰이 위치하는데, 세 개의 천창을 통해 자연채광과 넓고 개방적인 공간감을 선사하고 있다. 2개 층을 가로지르는 익스프레스 에스컬레이터는 2층에서 4층으로 바로 올라갈 수 있으며, 4층의 복합문화공간에 대한 접근성과 내부 브릿지와 같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야경. (사진=윤준환)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야경. (사진=윤준환)

옥상정원으로 구성된 6층은 해가 진 후 더욱 빛을 발한다. 호텔과 서비스레지던스의 투숙객들의 전용공간인 이곳은 일몰이 지는 서호의 풍광을 감상하며 일상의 피로를 녹이고, 휴식을 즐길 수 있다. 

타임스퀘어, 중국 심양 롯데월드 등을 설계하고, 하노이 프로젝트도 총괄했던 이창헌 건축사(정림건축 모빌리티 BU BL)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프로젝트는 하노이의 독특한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고 이들을 디자인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며 “서울 본사 설계팀과 현지 PO 파견팀 간의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과 현지화를 위한 팀원들의 헌신이 바탕이 되어 오늘날 하노이 시민이 사랑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림건축 이창헌 모빌리티 BU BL과의 일문일답

이창헌 모빌리티 BU BL(Business Leader)(주)정림건축 종합건축사사무소
이창헌 모빌리티 BU BL(Business Leader)(주)정림건축 종합건축사사무소

Q.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건축물 설계 수주단계에서의 에피소드와 함께 설계 과정에서 염두에 뒀던 점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국내 건축물도 그렇지만 해외 프로젝트의 경우 각 관계자 간의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합니다. 설계단계부터 시공 시까지 현지에 PO(Project Office)를 설립해 서울의 본사 설계팀과 현지의 건축주, CM, 시공사와 지속적인 협업과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했고, 현지사와 인허가권자 등과의 협의과정에서도 발 빠른 대처가 가능해, 결과적으로 최적의 성과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Q. 해외 건축 설계과정에서 추구하는 건축적 지향점이 있다면?

해당 지역의 문화와 환경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리와 풍토가 다름에서 오는 재료의 특성과 전통적인 방식들,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구축한 문화와 그로 인해 표출되는 건축물의 특성을 이해하고 존중하여 반영해야 합니다. 더불어 현지인이 아닌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기에 현지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디자인, 그리고 기능을 추구해 독창적인 건축물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건축물 설계(안)가 완공으로 이어져 대중들을 만났을 때, 현지 반응은 어땠는지, 또 개인적인 감회와 소감도 궁금합니다.

하노이는 오랜 역사와 전통이 남아있는 베트남의 수도입니다. 한국보다 소득 수준은 낮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전체 인구 대비 젊은 연령대가 많은 특성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들의 니즈를 충족시킬만한 시설은 그리 많지 않아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오픈 당시부터 현지반응이 폭발적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단순한 쇼핑몰이 아닌 현지에서 접하기 어려운 아쿠아리움, 키자니아, 영화관 등 다양한 시설들이 집약적으로 모여 있어 하노이 시민들의 여가 및 문화체험의 장소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대형 프로젝트는 설계부터 완공까지의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발주처에서의 결정과 사업 타케팅 및 설계, 시공 등 건축물이 지어지기까지의 타임라인이 꽤 긴 특징이 있는 것이죠. 오랜 시간이 걸린 덕분에 오픈이 되었을 때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Q. 해외 프로젝트를 추진함에 있어 주의할 점과 특별한 노하우가 있다면 소개를 부탁합니다.

해외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문화, 역사, 기후, 환경, 경제상황 등 고려해야 할 것이 많지만 그중에서 최우선적으로 주의해야 할 것은 현지의 법규정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하노이의 건축 관련된 모든 법규정을 파악할 수는 없지만, 건축허가, 안전 관련 규정 등 필수적인 항목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라 생각됩니다.

또한, 지역적 특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합니다. 지역적 특성이라는 말에는 여러 가지가 내포될 수 있겠지만 현지의 시공법, 자재 등에 대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내의 건물에서 흔히 쓰이는 공법, 자재가 현지에서는 생소하고 다소 고가의 시공법이 되는 경우가 있기에 이런 부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합니다.

하노이 여행 계획이 있다면, 이런 모든 제반 요소를 고려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방문을 적극 추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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