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언덕은 경상남도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에 자리한 언덕으로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일부이다. 랜드마크인 풍차와 목가적인 언덕의 아름다운 풍경이 어우러진 곳으로 이름대로 주변보다는 바닷바람이 세게 부는 편이다. 

바람의 언덕 전경. (사진=김진섭 건축사)
바람의 언덕 전경. (사진=김진섭 건축사)

바람의 언덕으로 불려지다
이곳의 원래 지명은 ‘띠가 덮힌 언덕’이라는 뜻으로 ‘띠밭늘’로 불렸으나, 2002년부터 ‘바람의 언덕’으로 불리어지게 되었다. 해안가에서 자라는 사초과의 야생식물인 띠가 언덕 전체를 뒤덮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많은 TV 드라마와 예능이 촬영되었던 곳이며 한 때 네티즌이 뽑은 ‘가고 싶은 여행지’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거제 8경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며, 인근에 신선대와 거제 해금강이 위치해 있어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거제의 대표 필수 관광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새벽에 바다에서 떠오르는 일출은 장엄하고 아름답다.

바람의 언덕은 잔디가 깔린 민둥 언덕이다. 언덕의 중앙에 무덤이 하나 있는 데 얽힌 사연은 이렇다. 지금부터 150여 년 전 학동마을은 여양 진씨의 세력이 컸던 시대가 있었다. 당시 여양 진씨들은 크고 작은 관직에 종사하며 가문을 일으키고 자손을 번창시켜 나갔다. 그중 여양 진씨 가문의 22세손인 진종기 통정대부는 가문에서도 우수한 인재로 나라의 중요한 일을 돌보았다.

통정대부의 부인인 숙부인 완산 이씨 역시 현숙한 여인으로 지아비를 섬기고 가솔을 거느리는 어진 사람이었다. 이들 부부는 살아생전 보기 드문 한 쌍의 원앙이었다. 세월이 흘러 통정대부가 먼저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은 부인은 어느 날 우연히 꿈을 꾸었다. 부인의 꿈속에서 백발의 한 노인이 부인에게 지금의 바람의 언덕을 가리키며 '너는 저곳에 살게 되리라'는 말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다는 것이다. 부인은 죽기 전 노인의 예언대로 지금의 바람의 언덕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이 바람 부는 언덕의 외로운 무덤은 바로 그 부인의 무덤이었다. 남편은 집안의 관례대로 학동 바우산소에 있으니 묘하게도 바람의 언덕과는 정면으로 마주 보고 있는 셈이다. 진씨 부부는 1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한시도 서로를 놓지 않고 바라보고 있다.
 

바람의 언덕에서 본 일출. (사진=김진섭 건축사)
바람의 언덕에서 본 일출. (사진=김진섭 건축사)

도장포 마을
바람의 언덕은 오가는 길에 따라 서로 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해금강 박물관 앞에서 바람의 언덕 쪽으로 걸어 올라가는 방법과 차를 유람선 터미널주차장에 두고 접근하는 방법이 있는데, 도장포마을을 왼쪽 아래에 두고 윗길로, 즉 동백숲 방향으로 걸어가는 길이 더욱 운치가 있다. 여유를 가지고 동백숲 방향으로 가면서 주위를 둘러보노라면 저만치에는 바다를 향해 불쑥 튀어나온 바람의 언덕이 있다.

도장포마을은 96가구 220명이 살고 있는데 멸치, 자연산 돌멍게, 숭어가 특산물이다. 갈곶리 갈개의 서북쪽에 위치하여 학동만의 안 바다로, 파도가 잔잔해서 대한 해협을 지나가는 배들이 쉬어가기도 했다. 옛날 원나라와 일본 등으로 무역하는 도자기 배의 창고가 있었다 하여 ‘도장포’라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구전되고 있다.

이 마을은 여느 어촌 포구의 모습과 다르게, 아름다운 색채로 단장돼 있다. 거제시가 2015년 10월부터 남부면 도장포마을에 ‘해안 경관 색채시범사업’을 추진해 2016년 11월에 사업을 마무리했다.

도장포마을의 유래인 도자기를 소재로 그림을 그리고 포토존도 만들어 놓았다. 특히 다양한 타일 작품이 눈길을 끈다. 이는 기존 벽화가 변색이 되는 점을 고려해 타일을 사용해 작품성을 한 층 높이고 색감을 생생하게 유지하도록 하였다. 원점회기가 가능한 코스이며 바람의 언덕과 더불어 각광받는 명소이다.

바람의 언덕에는 네덜란드 풍차를 연상시키는 풍차 하나가 서 있으며, 언덕에 가까이 갈수록 탁 트인 바다가 펼쳐지고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온다. 영국에 황량한 폭풍의 언덕이 있다면, 한국에는 아름답고 넉넉한 바람의 언덕이 있다.

출처 : 거제시청
주소 : 경남 거제시 남부면 도장포1길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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