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규 건축사(사진=윤석필 건축사)
조현규 건축사(사진=윤석필 건축사)

필자는 지난 2015년, 서른이 되기 전 건축사 자격을 취득해 30대를 건축사로 시작할 수 있었다. 6년이 지난 2021년 사무소를 개소해 현재 3년째 건축사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그렇다. 비교적 이른 시기에 건축사를 합격했지만, 개업까지 6년의 공백이 있었다. 이 시기에 무엇을 고민했었고, 또 개업하기까지 6년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글로 남겨보고자 한다.
대부분의 건축사들은 건축사 자격을 취득함과 동시에 사무소 ‘개소’를 떠올린다. 필자도 선배 건축사들에게 “개업은 언제 할 거냐?”라는 질문을 많이 들었지만 당시에는 개업하기에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었다.

때문에 기존 직장의 소속 건축사로 남았었고, 그 기간 팀장이란 직책을 맡으며, (비교적) 큰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소속 건축사 4년 차에는 대학원에 진학해 건축사로서, 또 학업을 병행하며 많은 견문을 축적할 수 있었고, 연장선상에서 사고의 범주도 확장할 수 있었다.

퇴사를 결심한 2019년에는 지역에 ‘지역건축안전센터’가 설립되었다. 때마침 건축사를 채용하는 공고가 나왔고, 기존에 하던 업무가 아닌 인·허가 업무를 직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지원했다. 결과적으로 공직에 입문, 6급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필자는 지역건축안전센터에서 인·허가 업무부터 건축 현장 또는 건축물 안전점검, 새로 생긴 건축물관리법 업무·조례 제정 등 건축사로서 해볼 수 없는 다양한 업무를 맡을 수 있었다.

특히 당시는 코로나 시기로 방역업무와 같은 지원 업무도 추진됐으며, 그렇게 공무원과 같은 마음으로 하루하루 업무에 최선을 다했다. 시간이 흘러 2년간의 임기를 마치게 됐고, 그렇게 6년의 망설임을 졸업하고, 당찬 포부를 갖고 개업 준비를 시작했다.

고민을 마치자 두려움보다는 설렘이 컸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인테리어 디자인부터 가구도 직접 골랐고, 예전에 집짓기 봉사를 다녔던 경험으로 내 손으로 공사도 하며, 애정이 듬뿍 담긴 사무실을 완성했다.

벌써 개업 3년 차, 개소 당시 기대했던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내실 있는 건축사사무소로 거듭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자 동분서주하고 있다. 현재는 모교의 겸임교수, 충청북도건축사회 이사, 본협회 위원회 위원, 심의위원 등 건축 내외 활동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6년간의 고민과 경험은 앞으로 이루어 갈 건축사의 삶에 질 좋은 자양분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아직은 창대하거나 찬란하지는 않지만, 이 시간을 쌓아가며 지금보다 나은 나의 연대기를 써 내려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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