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BA International Awards for Excellence
오목한 벽돌 파사드로 입체성 살려
구축‧신축 건축물 사이에 지역 커뮤니티 공간 형성

건축은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다. 한 번 건축되면 되돌리기 어렵고 오랜 시간 동안 상시 사람들이 이용한다. 때문에 건축사는 설계에 앞서 건축물이 미칠 사회적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 지역마다의 특색과 환경이 다른 만큼 사회 전체를 조망해 보는 거시적 안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대한건축사신문은 매년 발표되는 주요 해외 건축상을 톺아보려고 한다. 대체로 건축상은 시대적, 사회적 경향성을 담은 작품을 선정한다. 건축상을 살펴봄으로써 현재 건축계가 지향하는 일종의 시대정신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번에는 영국왕립건축사협회가 선정한 우수 국제 건축물을 소개한다.

콜롬비아 ‘산타페 데 보고타 재단 대학병원’(설계=El Equipo Mazzanti, Giancarlo Mazzanti, 사진=RIBA)

RIBA는 디자인의 우수성과 사회적 영향력을 보여주는 영국 외 지역에 세워진 건축물에 RIBA International Awards를 수여하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인터내셔널 어워드에는 영미권의 건축과 달리 국가별 지리적, 사회적 특수성과 문화가 반영된 건축물이 선정됐다. 대한건축사신문은 수상작과 후보작 등을 살펴보며 사고의 확장을 도모하려 한다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의 산타페 지역은 벽돌을 활용한 건축물이 많은 도시다. 건축 재료로 벽돌이 자주 쓰이면서 벽돌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이뤄진다. 벽돌 재료에 대한 조사와 벽돌이 건강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을 연구하고 있다

(설계=El Equipo Mazzanti, Giancarlo Mazzanti, 사진=RIBA)
(설계=El Equipo Mazzanti, Giancarlo Mazzanti, 사진=RIBA)
(설계=El Equipo Mazzanti, Giancarlo Mazzanti, 사진=RIBA)
(설계=El Equipo Mazzanti, Giancarlo Mazzanti, 사진=RIBA)

산타페 데 보고타 재단 대학병원도 벽돌을 주재료로 삼은 건축물이다. 신축된 병원 건물도 벽돌의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 기존 병원 디자인과 적절하게 통합할 수 있는 벽돌 외관을 사용해 건축학적 디자인에 절제된 느낌을 더했다. 압축 방식의 파사드가 아닌 확장 방식으로 벽돌을 사용했다. 벽돌을 강철 케이블(metallic parts and cable)로 고정시켜 공간 내부에는 개방감을 줬다. 더불어 이 파사드를 통해 벽돌 벽이 외부와 반사적 관계를 갖도록 했으며, 병실마다 건물 외벽에 수평줄 창(Ribbon windows)을 만들어 입원 환자의 시야도 개방했다. 벽돌 뒷면에는 유약 외피를 더해 소음을 줄이고 실내 온도를 제어하게 했다.  

(설계=El Equipo Mazzanti, Giancarlo Mazzanti, 사진=RIBA)
(설계=El Equipo Mazzanti, Giancarlo Mazzanti, 사진=RIBA)

신축건물의 특징 중 하나는 9층에 마련된 정원이다. 이 공간은 환자가 스트레스와 입원 중 느끼는 답답함 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일광욕이 가능하고 테라스로 나가 자연과 접촉할 수 있다. 또한 건물 중심부인 이 공간의 외부에 오목한 형태로 벽돌 파사드를 만들어 평면성에서 벗어나 입체성을 더했다. 실제 병원 측의 조사에 따르면 정원 공간 마련 후 환자의 회복 시간, 감염 및 의학적 합병증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병원은 민간건축물임에도 공공건축의 역할도 수행한다. 메인 로비를 중심으로 베이스 부분에서만 형태적으로 결합된 두 건물은 다리, 계단, 경사로로 연결했다. 기존 건물과 신축 건물 사이에 공원광장과 상업시설을 더해 지역 커뮤니티 공간을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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