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진섭 건축사)
(사진=김진섭 건축사)

독락당(獨樂堂)은 경상북도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에 있는 조선시대 건축물로서, 여주 이씨 구암공파(求菴公派) 파종택(派宗宅)이며 파조는 이전인(李全仁)이다. 조선 전기 문신 이언적(李彦迪)이 벼슬을 그만두고 낙향하여 잠시 기거할 때 지은 별장 건물로 이언적을 봉사(奉祀)하고 있는 옥산서원(玉山書院) 건너편 계곡에 자리 잡고 있다. 

(사진=김진섭 건축사)
(사진=김진섭 건축사)

조선 중기 이전 건축양식이 남아 있는 고택
독락당은 고택 중 옥산천 계곡에 지어진 사랑채 건물이다. 낮은 기단 위에 세운 앞면 4칸·옆면 2칸 규모로,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을 한 팔작지붕이다.
독락당 옆쪽 담장에는 좁은 나무로 살을 대어 만든 창을 달아 이 창을 통해서 앞 냇물을 바라보게 한 것은 아주 특별한 공간구성이라 할 수 있다.

독락당 뒤쪽의 시내에 있는 정자 또한 자연에 융합하려는 공간성을 드러내 준다고 하겠다. 건물을 구성하고 있는 목재 구조물 등에서 조선 중기 이전 한옥건축 양식이 잘 남아 있는 건축적으로 중요한 고택이다.
광해군 때 박인로가 독락당을 찾았을 때 이언적을 그리며 그곳의 정경을 노래한 것으로 ‘노계문집’에 실려 전한다.

(사진=김진섭 건축사)
(사진=김진섭 건축사)

자연을 정원으로 삼다
독락당 뒤편에는 계곡 경치를 감상하면서 손님을 접대할 수 있는 정자 성격의 건물인 계정(溪亭), 독락당에서 전해오는 중요한 전적들을 보관하는 어서각(御書閣), 사당이 자리하고 있다. 이 공간은 독락당이 있는 공간과는 담장으로 분리되어 있다. 뒷마당에는 약쑥이 심어진 밭이 있다. 약쑥 밭은 1553년에 이언적의 아들 이전이 중국에서 가져와 심은 약쑥인데 지금은 국내 약쑥과 섞여 있다고 한다.

계정은 독락당의 내의 ㄱ자형 별채형 정자이다. 평면은 정면 3칸, 측면 1칸으로 자계(紫溪)라는 시내의 암반 뒤에 세워져 있다. 계곡 쪽으로 쪽마루를 내고 계자난간을 설치하여 주변 경관을 즐길 수 있도록 하였으며, 홑처마 맞배지붕으로 단촐한 모습이나 그 가구 수법과 계곡의 암반 위에 자리한 건물의 특성은 당시의 건축술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된다.

1620년(광해군 12년)경 소실된 것을 1650년에 복축하였으며, 현재의 막새기와는 보수공사 때에 생긴 것으로 이전에는 없었다고 한다. 계정은 독락당의 한 공간으로 계곡과 집안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개울가의 암반 초석 위에 바위의 생김에 따라 각기 길이가 다른 누하주를 세우고, 정자의 바닥을 마루와 방으로 구성하였으며, 계곡 쪽 석축에 아궁이를 냈는데 보기 드문 건축의 형태이다. 하천변에 날아오를 듯 서 있는 계정은 자연에 융합하려는 공간성을 보여준다. 계정 내부에 걸려있는 ‘계정(溪亭)’의 현판은 석봉(石峯) 한호(韓濩)의 글씨이다.

독락당은 옥산천 계곡 경치가 좋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대문을 들어서면 살림집인 경청재가 있고 대문 옆으로 독락당으로 연결되는 길이 있다. 옥산천은 수량이 비교적 풍부하면서도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앞쪽에는 상당히 큰 규모의 사랑채가 있으며, 마당 한쪽에는 집안 하인들이 거처하던 공간인 공수각이 있다. 사랑채의 규모가 상당히 큰 편인데, 독락당을 찾는 손님을 대접하기 위한 공간인 것으로 보인다.

이언적은 독락당의 주변의 자연인 사산오대를 정원으로 삼아 산책하거나 자신의 심신을 수양하는 장소로 삼았다. 독락당과 계정에는 최소한의 꽃밭을 가꾸고 자연을 정원으로 삼았다. 지금도 이언적이 심었다는 산수유와 향나무, 주엽나무가 있다. 계정은 주변의 물, 바위, 나무들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자연과 하나 되는 우리의 전통 건축의 미를 잘 보여준다.

출처 : 지역N문화
주소 : 경북 경주시 안강읍 옥산서원길 300-3(옥산리)

저작권자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