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KIRA 신입회원에게 듣는다 - 이수현 건축사(인천광역시건축사회)

건축으로 도시의 밀도와 공공성,
사유재산과 공익 조율하는 방법 제시하고파

선배 건축사 업적 이어나가며,
협회 통해 세계 건축사들과 협업 기회 희망

신진건축사들은 꿈이자 목표인 건축사 자격을 취득하고, 협회 가입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학부졸업, 실무수련, 수험생 생활, 그리고 창업까지 모두가 쉽지 않은 선택의 연속이고, 지난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신입회원에게 듣는다’는 긴 노력의 시간 끝에, 사무소 개소에 성공한 건축사들을 만나는 시간으로 구성된다. 삶의 에피소드와 더불어 창업기 등 동료이자 선후배가 될 이들을 조명함으로써 활력 넘치는 업계, 소속감과 연대의 가치를 공고히 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편집자주>

이수현 건축사, 이마히나 건축사사무소(사진=이수현 건축사)
이수현 건축사, 이마히나 건축사사무소(사진=이수현 건축사)

“라파엘 모네오처럼 오래도록 왕성하게 활동하는 건축사가 되고자 합니다.” 가슴 속 건축사에 대한 자긍심과 비전으로 꽉 채운 이수현 건축사는 80대 후반인 동문 선배 라파엘 모네오를 떠올리며 그와 같이 “국내외에서 건축사로서 기여할 수 있는 삶을 살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지역 공공건축가로 활동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는 그는 “협회에서 글로벌 건축사들과의 만남의 기회, 협업의 기회를 제시해 주면 좋을 것”이라는 제안도 덧붙였다.

사람과 도시가 연결되는 국내 건축이 국민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수현 건축사로부터 업계 입문기에서 시작해 선후배 동료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함께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다.

Q. 건축사사무소 개소 소감과 개소에 따른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소개를 부탁합니다.

중학생이 되면서 이 다음에 어른이 되면 누군가에게 따뜻한 공간을 만들어 주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렇게 16살이 되던 해 스페인 마드리드로 건축 유학을 떠나게 됐습니다. 12년이라는 시간동안 스페인에서 건축을 학습했고, 전공을 하면서 나만의 건축사사무소를 개소하겠다는 꿈을 키웠습니다. 실무 생활 기간에 스페인 건축사 자격을 취득하고, 이후 귀국해 인천 연수구 소재 건축사사무소에서 역량을 키우면서 국내 건축사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사무소 작명을 ‘이마히나(imagina)건축사사무소’로 했는데, ‘imagina’는 스페인어로 ‘상상하다, 창조하다’를 뜻합니다. 이용자들이 여유롭고 화목하게 공간을 경험하고 즐기는 모습을 상상하며 창조한다는 마음을 담아 작명한 것이죠. ‘imagina’단어 스펠링을 보면 i가 두 개 들어가는데 그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i(내가) 또 다른 i(당신)을 위해 좋은 건축을 만들겠다는 신념을 갖고 노력하겠다는 의미를 더할 수 있었으니까요.

Q. 건축사로서 어떤 꿈과 비전이 있는지, 또 입회 후 건축사협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건축사로서 꿈은 오래도록 건축사의 삶을 살면서 국내외 건축 발전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입니다. 동문이자 대선배인 라파엘 모네오(Rafael Moneo) 건축사도 현재 80대 후반이시지만 현역에서 멋지게 활동하셔서 좋은 선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선배를 따라 꾸준히 좋은 건축을 하면서 오랫동안 활동하고자 합니다.

한편으로 ‘땅과 인간 사이에 좋은 케미’를 만들고 싶다는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다양한 성격과 라이프 스타일이 있듯 그 사람에게 맞는 땅도 따로 있다고 생각합니다. 건축주가 상상하지 못한 그 땅의 잠재력을 끄집어내어 제시하고 서로 조화롭게 잘 살도록 설계하고 싶습니다.

사실 협회에 바라는 점은 현실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그런 점은 다른분들이 지적해 주실 테니, 저는 특별히 보다 활발한 국제활동을 해주시길 희망합니다. 다양한 생각과 시각을 가진 많은 건축사들과 국내 건축사들의 협업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주면 좋겠습니다.

이수현 건축사가 설계에 참여해 준공돼 교내 핫플레이스가 된 한국외국어대학교 도서관. (사진=이수현 건축사)
이수현 건축사가 설계에 참여해 준공돼 교내 핫플레이스가 된 한국외국어대학교 도서관. (사진=이수현 건축사)

Q. 실제 업계에 몸담으면서 느낀 애로사항이나 건축사 업무 시 불편사항 등 제도적 개선점을 제시한다면?

학부 시절에 한국인이라고 소개하면 교수님이 한옥과 아파트를 ‘한국 건축의 특징’이라고 단정하곤 했습니다. ‘똑같은 집에서, 유행에 맞게 비슷하게 경쟁하며 잘 사는 나라’라고 우리나라를 표현해 불쾌했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다 똑같은 집에서’라는 문구가 그러했습니다. 아파트는 경제적인 측면으로 봤을 때, 국가 부동산 자산 총량이 늘어나고, 더 많은 사람이 자기 집을 소유하는 좋은 시스템일 수 있습니다. 도시 공간 활용적인 면에서도 집약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건축적으로 보면 느낌이 사뭇 다르죠. 실내공간은 인테리어를 통해 개개인이 자유롭게 리모델링 할 수 있지만, 외관은 공동주택이라 리모델링에 제약(사용연수, 건축법, 주민 동의 수, 안전진단 등)이 따릅니다. 구조적으로 안전하다면, 경관적으로도 무리가 따르지 않는다면 건축사의 도움을 받아 개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개성을 찾을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되길 희망합니다. 사람과 도시가 연결되는 건축 외관이 유연하고 다채롭게 이뤄지며, 즐기며 행복한 공간이 만들어지길 바라는 것이 모든 건축사의 마음이니까요.

Q. 앞으로의 계획과 선·후배, 동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이 있을까요?

인천광역시 공공건축가로 최근 인천대로 일반화사업(고속도로로 단절된 공간을 자연 친화적으로 도시 재생) 조정·자문 일을 수행 중에 있습니다. 소규모 건축사사무소 대표가 수주하기 어려운 상업지역·준주거지역·주거지역의 많은 필지를 규모 검토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도시 안에서 인간이 어떻게 하면 느리지만 쾌적하게 자연과 어울릴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대상지를 방문해 이용자가 되는 과정을 상상하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즐기면서 풀어가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공공건축가 업무에 충실해 도시의 단절을 잇고, 지역성을 살리며 새로운 가치의 땅을 만들어내는 방식, 도시의 밀도와 공공성, 사유재산과 공익을 조율하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또 기회가 된다면 총괄건축가로 성장해 시민 중심의 도시공간을 창출하는 데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신진건축사로서 앞으로의 계획을 상상할 수 있는 이유는 선배님들의 업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나서 소통하고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교류의 기회가 많이 만들어져서 선·후배들과 재미있게 오래오래 건축 일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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