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진섭 건축사)
(사진=김진섭 건축사)

강원도 정선군 여량면에는 강원도 무형문화재 1호인 정선아리랑 애정 편 가사의 주요 무대가 되는 곳으로 아우라지가 있다. 한강의 발원지로 유명한 태백시에 있는 창죽동의 검룡소에서 발원하여 아우라지에서 한강의 본류인 골지천이 송천을 만나 비로소 ‘계곡물’이 아닌 ‘강’다운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다. 이곳에서 송천과 합쳐진 골지천은 이후 서남쪽으로 흐르다가 오대천과 합류하면서 ‘조양강’이라는 이름을 얻고, 정선 읍내를 지난 후 동강으로 이름이 바뀐다. 그리고 영월읍에서 서강(평창강)을 만나 비로소 남한강이 된다.

‘아우라지’는 두 강이 서로 만난다는 의미이다. 정선 아우라지는 여량면 북쪽에 있는 구절리에서 흐르는 송천과 남동쪽의 임계에서 흐르는 골지천이 만나는 곳이다. 정선군 사람들은 구절천을 양수(陽水), 골지천을 음수(陰水)라 여기고, 음수가 많아야 풍년이 든다고 하는 속설도 있다. 아우라지에는 정선아라리와 함께 다양한 설화가 전해진다.

안타까운 사랑을 노래한 아라리
이곳은 주위에 노추산, 상원산, 옥갑산, 고양산, 반론산, 왕재산 등이 둘러싸여 땅이 비옥하고 물이 맑아서 예로부터 풍요로움과 풍류를 즐기던 문화의 고장이다. 오래전 남한강 상류인 아우라지에서 물길을 따라 목재를 한양으로 운반하던 유명한 뗏목 터로 각지에서 모여든 뱃사공의 아리랑 소리가 끊이지 않던 곳으로 정선아리랑의 가사 유래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뗏목과 행상을 위하여 객지로 떠난 님을 애달프게 기다리는 남녀의 애절한 마음을 적어 읊은 것이 지금의 정선아리랑 가사로 남아 널리 불리고 있다.

아우라지를 사이에 두고, 여량면 유천리와 여량면 여량리가 나뉜다. 두 마을을 오고 가려면 다리가 없기에 뱃사공이 배를 건네주어야 다닐 수 있었다.
 

(사진=김진섭 건축사)
(사진=김진섭 건축사)

다양한 설화
1987년 아우라지 언덕에 정선아리랑을 기념하여 ‘아리랑비’와 함께 처녀의 넋을 기리는 ‘처녀 상’을 세웠다. 아우라지 부근은 한양으로 떠나던 뗏목이 출발하던 곳이다.
옛날, 아우라지에 사랑하는 남녀가 살고 있었다. 처녀는 유천리 양지마을에 살고, 총각은 여량리에 살았다. 이들 처녀와 총각은 유천리에 있는 ‘싸리골’로 동박(동백의 강원도 사투리)을 따러 다녔다. 동박을 따러 갔다 온 처녀와 총각은 다음날도 또 만나서 동박을 따러 가기로 하고, 총각은 배를 타고 여량리로 건너갔다. 다음 날 아침 총각은 아우라지 나루터로 갔는데, 전날 밤 내린 비 때문에 배를 띄울 수가 없었다. 총각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널 수 없는 마음을 노래로 지어 불렀다고 한다.

강물이 많은 어느 날, 총각은 뗏목을 타고 한양으로 갔다. 그런데 한양에 도착한 총각은 나무를 판 돈을 가지고 정선으로 돌아오지 않고, 한양에서 모두 탕진했다. 그리고 한양 여자를 만나 고향에 두고 온 처녀에 대한 기억은 잊었다. 한편, 처녀는 매일같이 총각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총각이 돌아오지 않자, 그만 아우라지에 투신해 자결하였다고 한다.

여량면 여량리에서 초례(혼례)를 치른 처녀가 강을 건너 시집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강을 건너기 위해 초례에 왔던 하객들과 친척들이 나룻배를 함께 탔다. 그런데 강을 건너던 나룻배가 중심을 잃고 뒤집혀 처녀는 물론 많은 사람이 물에 빠져 죽었다고 한다. 그 이후로 아우라지에서는 해마다 두세 명씩 물에 빠져 목숨을 잃는 일이 생겼다. 그런데 처녀 상을 세운 이후부터는 그런 일이 사라졌다고 한다.

아우라지를 배경으로 한 설화는 정선아라리를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아우라지 자체가 익사 사고가 빈번한 곳이라 사고와 연계한 설화들도 보인다. 그리고 이들 설화에는 강을 두고 서로 그리워하는 총각과 처녀의 사랑이 담겨 있다. 송천은 큼직한 돌을 박은 징검다리, 골지천은 초승달 조형물을 얹은 다리로 건넌다. 두 다리가 만나는 지점에 여송정(소나무를 많이 베고도 아직 소나무가 많이 남았다는 뜻의 정자)과 아우라지를 그윽이 바라보는 처녀 동상이 자리한다. 처녀와 총각의 동상을 이어주는 아우라지 ‘달 다리’는 저녁에 켜지는 조명으로 아름답게 빛이 난다.

매년 8월 초에는 아우라지 뗏목축제가 개최되고 있다. 최근에는 길이 120미터, 폭 1.5미터 규모로 아우라지 갈금에서 처녀 동상 구간에 통나무 기둥에 소나무를 얹어 골격을 세우고, 솔가지와 흙을 덮어 전통방식으로 섶다리를 설치했다.

출처 : 지역N문화
주소 : 강원특별자치도 정선군 여량면 아우라지길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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