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 쇠퇴., 저출산 고령화, 낙후된 인프라…지방 민간 유휴공간 늘어나
빈집, 공공 소유에 초점 맞춰진 정책 방향 민간까지 확대 필요성 대두
공공-민간 성격 결합한 공기업 형태 ‘유휴공간 관리 회사’ 필요 제안

유휴공간은 관리되지 않고 방치돼 우범지대로 전락하기 쉽다. 지역경관을 훼손해 지역 부동산 임대시장의 침체 등 지역 쇠퇴를 촉진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사진=뉴스1)
유휴공간은 관리되지 않고 방치돼 우범지대로 전락하기 쉽다. 지역경관을 훼손해 지역 부동산 임대시장의 침체 등 지역 쇠퇴를 촉진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사진=뉴스1)

빈집, 빈 점포로 대표되는 도심 내 유휴공간이 하나의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원도심 쇠퇴, 저출산 고령화, 낙후된 인프라 등으로 지방의 유휴공간이 점차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유휴공간은 관리되지 않고 방치돼 우범지대로 전락하기 쉽다. 지역 경관을 훼손해 마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줘 지역 부동산 임대시장의 침체 등 지역 쇠퇴를 촉진시킨다.

지금까지 도심 내 유휴공간에 관한 활용 방안은 주로 빈집 또는 공공 소유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공공자금이 투입될 경우 공공목적으로만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공공이 모든 유휴공간을 매입하기도 어렵다. 일정 규모 이상의 경우 과도한 매입비용과 지속적 운영비 등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공공에 초점이 맞춰진 기존 방안이 아닌 민간이 소유한 유휴공간에 대한 활용 방안의 논의가 필요해졌다. 충북연구원은 이를 주제로 ‘원도심 유휴공간의 민간 활용 지원 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우리보다 앞서 도심 내 유휴공간 문제를 겪은 일본의 사례에 집중한다. 일본은 앵커 상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역 활성화를 유도하는 정책을 제시한 바있다. 일본 기타큐수의 우오마찌는 관민 협동으로 ‘야모리 회사’를 출범시켰는데, 이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략적 도시정책인 ‘고쿠라 야모리 구상 2011’을 토대로 지역대학교수 2인, 지역 출신 건축사 1인, 지역 기반 경영인 1인이 공동출자해 회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리노베이션 비즈니스 개발과 시행주체인 민간 야모리 회사를 통해 공적 역할과 임무를 담당하고 있다. 지역 가치 향상을 위해 프로젝트를 비즈니스로 실천하고 이익을 지역에 환원한다.

국내도 공공과 민간의 성격을 결합한 공기업 형태의 유휴공간 관리 회사가 늘어나는 민간 유휴공간에 대응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유휴공간 관리회사란 유휴공간을 직접 매입해 리모델링을 거쳐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를 말한다. 공공의 성격을 유지하기 위해 공공이 출자하는 방식을 가지면서, 수익금을 다시 재투자하거나 지역 내 공공사업에 활용하는 조치를 제안한다.

민간에서만 주도할 경우 주변 인프라에 대한 정비가 불가능해 외부 방문객의 불편함이 크다. 또한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해 지역의 매매가와 임대료가 상승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무엇보다 유휴공간의 활용은 단기간에 완성되지 않는다. 연쇄효과를 발휘해 지속적으로 운영돼야 하고, 초기 단계의 집중적 투자와 지원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보고서는 유휴공간에 대한 전반적인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도 말한다. 빈집에 국한된 법의 범위를 빈 점포 등으로 확장할 것을 제안한다. 더불어 시군별로 빈 점포나 유휴공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상세한 데이터베이스의 구축을 권한다. 이를 토대로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역 활성화를 위한 시스템 마련을 주문한다.

연구진은 “유휴공간 특화 전문 공공기업은 지역을 되살리는 공공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젠트리피케이션을 예방하고 상생과 선순환 체계를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공기업으로 추진이 어려울 경우 일정 지역을 대상으로 SPC 등으로 추진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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