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건축축제(WAF, World Architecture Festival)가 오는 11월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싱가포르에서 개최된다. 2008년부터 매해 열린 WAF는 전 세계 건축사가 모여 전문 지식을 공유한다. 세계건축축제 기간 동안 건축 컨퍼런스와 출품작 발표, 시상 등이 진행된다.   

세계건축축제가 다른 시상식과 차별화된 점은 수상작을 선정하는 방식이다. 부문별 결선 진출자는 실시간으로 자신의 작품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해야 한다. 자신의 프로젝트를 주제로 심사위원, 청중과 토론이 가능해 향후 이 피드백을 활용할 수 있다. 지난해에만 68개국 140명이 심사위원으로 합류했다. 

세계건축축제는 준공(Completed Buildings), 계획(Future Projects), 인테리어, 조경 부문에서 다수의 수상작을 선정한다. 이중에서 올해의 건축물을 비롯해 계획, 인테리어, 조경 등 각 부문별로 한 작품을 꼽는다. 금년도 세계건축축제 출품 최종 마감일은 오는 4월 19일까지다.  

◆ World Building of the Year 2023-후이전 고등학교 

지난해 세계건축축제의 ‘올해의 건축물’은 중국 닝보시 장베이구에 위치한 후이전 고등학교(Huizhen High School)가 선정됐다. 학교 부문에 출품된 이 작품은 Approach Design Studio와 Zhejiang University of Technology Engineering Design Group이 공동으로 설계를 맡았다. 

이 프로젝트는 학교라는 공간을 캠퍼스와 공원의 복합체로 바꿔놓은 아이디어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건축사들은 “공부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공간에서 압박감을 느끼는 학생들이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며 여백의 아름다움을 발견했으면 했다”고 설계 의도를 밝혔다.  

학교는 학습 공간, 야외 강당, 나무가 들어선 통로 등으로 구성됐다. 눈여겨볼 특징은 학교 공용공간이 내‧외부의 구분 없이 열려 있어 자연과 연결된 형태라는 점이다. 교실 또한 각 공간의 모서리에 위치해 이동을 위해 나무가 식재된 길과 경사로를 통해 이동해야 한다. 교실 사이의 최단거리가 아니라 여유를 갖고 걸어야 하는 숲길을 의도한 것. 건축사는 건물끼리 자연스럽고 연속적인 물결 모양으로 지붕을 형성해 옥상 공원 산책길을 만들어냈다. 녹지볼륨증대(Increase of green volume) 공법을 통해 공간이 녹지로 가득하게 보이는 입체적 효과를 연출했다.  

세계건축축제 프로그램 디렉터 폴 핀치(Paul Finch)는 “학생들이 규범적 건축에 갇혀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견뎌야 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교육 공간 모델을 제시한 사례”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