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KIRA 신입회원에게 듣는다- 조호제 건축사(부산광역시건축사회)

각종 건축 이슈들, 협회 중심으로 의기투합해 ‘한목소리’ 내야
초보 건축사들 어려움 겪는 규제와 과도한 책임, 개선 필요

 

신진건축사들은 꿈이자 목표인 건축사 자격을 취득하고, 협회 가입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학부졸업, 실무수련, 수험생 생활, 그리고 창업까지 모두가 쉽지 않은 선택의 연속이고, 지난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신입회원에게 듣는다’는 긴 노력의 시간 끝에, 사무소 개소에 성공한 건축사들을 만나는 시간으로 구성된다. 삶의 에피소드와 더불어 창업기 등 동료이자 선후배가 될 이들을 조명함으로써 활력 넘치는 업계, 소속감과 연대의 가치를 공고히 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편집자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맞춤 공간을 제시하는 건축사가 되려고 합니다.” 아이엠 키라가 갑진년 새해 처음으로 찾은 조호제 건축사(주. 라라호호 건축사사무소)가 내놓은 포부다. 꿈을 지닌 건축주의 바람을 실현해 주겠다는 그의 바람은 소박하지만 어떤 의미로는 담대하고 올곧다. 햇수로 창업 4년 차를 맞는 그는 제도와 법령에서 오는 불편함을 호소하며, 협회를 중심으로 건축사의 위상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조호제 건축사를 통해 신입회원이 겪는 애로사항과 건축사로서의 희망을 이야기해봤다.

조호제 건축사·주.라라호호 건축사사무소(사진=조호제 건축사)
조호제 건축사·주.라라호호 건축사사무소(사진=조호제 건축사)

Q. 건축사사무소 개소에 따른 에피소드가 궁긍합니다. 소개를 부탁합니다.

국내에서 학부를 졸업하고, 곧바로 프랑스로 넘어가 자리를 잡은 탓에 건축사사무소 개소 필요성에 대해 큰 고민이 없었습니다. 사실 궁금해할 겨를이 없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 지내다 보니 나와는 상관없는 먼 이야기 같은 느낌이었죠. 지인들의 건축사 자격시험 합격 소식, 사무소 개소 인사를 들으면서 ‘아! 한국에서 건축의 꿈을 제대로 펼치려면 사무소 개소가 통과의례 정도 되는구나’라고 이해하는 수준이었습니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게 ‘인생’이라고 할까요. 10여 년간의 프랑스 생활에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 순간이 왔고, 그렇게 한국에서 본격적인 일을 시작하게 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한 한국 생활이 안정되어 갔지만 가슴 한편에서는 건축사사무소 개소에 대한 꿈이 커져 갔습니다. 건축사 자격 취득과 사무소 개소가 현실적인 목표가 되었고, 2020년 건축사 자격 취득, 그리고 지금의 (주)라라호호 건축사사무소를 개소하게 되었습니다.

Q. 건축사로서 어떤 꿈과 비전이 있는지 궁금하고, 입회 후 건축사협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답변 부탁합니다.

새롭게 만나게 되는 클라이언트에게 말씀드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건축은 돈이 있다고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인연이 있어야 하며, 그렇게 보면 ‘건축 팔자’가 있는 것 같다고 말이죠. 한편으로 설계 일을 하면서 느끼고 있는 점도 있습니다. 건축을 생각하고 구체화하는 일은 개인에게도 그렇지만 한 집안에게도 의미 있고, 큰 일(大事)이라는 부분입니다. 때문에 건축사 개인의 노력은 소박하지만 위대하고, 건축을 하겠다는 꿈을 가진 분들에게는 희망을 이루는 행운의 열쇠가 되는 부분이라 어느 하나 소홀할 수 없다는 점이죠. 요약하면 고객들에게 비전과 희망을 실현시켜 주는 그런 건축사가 되고자 합니다.

협회에 가입하면서 건축시장에서 일어나는 각종 이슈들에 대해 협회가 방향을 정하면 따르고 실천해, 사회적으로 건축사의 명예를 드높이는데 일조하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제 건축사 의무가입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협회는 회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회원은 건축사 모두를 위해 의기투합할 수 있게 됐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건축 전문가의 소임을 다한다면 우리 건축사의 위상, 사회적으로 협회의 권위도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부산 남산동 동물병원 전경(설계=조호제 건축사, 사진=김명구)
부산 남산동 동물병원 전경(설계=조호제 건축사, 사진=김명구)

Q. 실제 업계에 몸담으면서 느낀 애로사항이나, 건축사 업무 시 불편사항 등 제도적 개선점을 제시한다면?

이치에 맞지 않는 규제를 완화하고, 과도한 책임에 대한 개선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사무소를 운영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프로젝트들을 소화하다 보면 건축 관련 법규와 각종 규제들이 취지는 좋지만 실제 건축 현장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규정들이 꽤나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현장과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협회가 정부와의 창구가 되어 현장의 이야기들을 전달해 주길 바라고, 건축사 개인 역시 각종 언론 매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업무 간 애로사항과 불편, 규제 개혁에 대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초보 건축사들도 큰 어려움 없이 건축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선·후배, 동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이 있을까요?

건축 공사 현장에서 일어나는 안전사고, 건축물 화재 등이 발생하면 그때마다 건축사들이 가장 먼저 언급되고, 때로 고충을 겪게 됩니다. 우리 건축사는 윤리선언서를 통해 지구환경을 보존하고, 사회 공동체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사회적인 책임도 시대를 막론하고 늘 함께 실천해오고 있는데도 말이죠. 사실 이런 노력들이 무색하지 않게 사회적으로 제대로 인정을 받으려면 우리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합쳐서 대한건축사협회라는 배가 잘 나아갈 수 있도록 지지하고 응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모두가 협회 각종 사업들에 관심을 가지며, 어떤 때는 협회를 향한 애정 어린 쓴소리도 낼 줄 아는 주인의식을 가진다면 지금보다는 조금 더 밝은 건축사의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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