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한 해도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지난 한 해를 요약하자면 대한건축사협회 의무가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해라고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건축사사무소를 개설한 건축사가 모두 가입하게 되면서 건축사 업무에 관련된 규제와 상황에 대해 건축사들이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에 비해 건축사 업무와 관련된 제도와 사회적 이해는 외부의 요인에 의해 바뀌고 강화되고 어려워졌다. 자연재해와 사고가 있을 때마다 이전에 있었던 법은 근거도 없다는 듯 보여주기식으로 강화되었다. 어쨌든 기존에 문제가 있었다는 식으로 까다로운 인증 절차를 더했다. 또한 관행으로 인한 위험에 대한 불감증이 사고를 부른 경우도 있었다.

이때마다 명확한 원인을 규명하기에 앞서 건축사가 가장 먼저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과도한 경쟁과 덤핑 수주로 인해 제 살을 깎으며 경쟁하는 상황에 이권 카르텔이라며 비난을 받고, 타 단체에서는 엄연한 건축사의 업무를 침범하려는 황당한 시도를 하기도 했다.

이제 이러한 외부의 변화와 건축사 업무에 추가되는 다양한 규제, 업무영역 침범 시도 등에 대해서 의무가입을 이뤄낸 대한건축사협회 회원은 한목소리를 내며 강하고 확실한 대응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삼십 년간 변화가 거의 없는 민간설계 대가를 현실화하고, 모든 재료와 시공 방법을 지정하는 권한을 가져야 한다. 유사한 명칭으로 설계업무를 하는 이들의 업무를 금해야 한다. 모든 건축 관계자들 사이에서 만년 을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건축 관련 최고 전문가로서의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 그래야 건축이 문화가 되고 건축사가 건축사다워질 수 있다.

모든 회원이 협회를 통해 건축사 업무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이유는 건축사의 업무가 우리 개인의 영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국민의 안전과 행복한 생활을 책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의 안전을 위한 일에 대가 기준 없이 최저가 경쟁으로 이루어지는 지금의 상황, 그리고 엄청난 책임을 건축사가 짊어지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국민들은 과연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을까. 

협회 회장 선거를 위해 후보자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각자의 공약을 내걸고 지역별로 토론회를 진행했다. 영상을 통해 시청하실 수도 있고 이번 신문을 통해 각 후보자의 공약을 확인하실 수도 있다.

부디 회원들이 최대한 하나 된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이끌어줄 후보자가 선출되어 다양한 현안들이 빠르게 개선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며, 꼭 해결이 필요한 이슈들에 대해서는 모든 회원들이 통일된 의견을 내주어서 우리 건축사들의 현업에 개선이 필요한 사항들이 신속하게 개선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그것이 건축사로서 우리에게 맡겨진 일을 통해, 국민을 위해 사회를 위해 건축사가 기여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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