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 건축사사무소 여형종 건축사(사진=여형종 건축사)
와이 건축사사무소 여형종 건축사(사진=여형종 건축사)

15년 이상 공간 설계를 이어오며 점점 공간 내 최적의 동선을 찾게 됐다는 여형종 건축사. 다양한 용도의 형태로 활용되는 공간을 보며 좋은 건축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됐다고 말한다. 건축을 이해하는 시간과 마음이 깊어지는 만큼 언젠가 스스로가 만족하는 결과물과 만나기를 기대하는 여형종 건축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건축사사무소 개소 소감과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소개를 부탁합니다
직장에서 소속된 부서가 와해돼 이직을 고민하던 차에 조금 갑작스럽게 개소를 결정했습니다. 그땐 단순히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해보고 정 안되면 이직하겠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막상 개소를 하고나서 보니 건축사의 업역은 생각보다 훨씬 넓었고, 제가 해왔던 실무는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죠. 지금 생각해봐도 참 무모했던 결정이었습니다

Q. 건축사로서 어떤 꿈과 비전이 있는지, 의무가입 이후 건축사협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설계를 주 업무로 하고 있지만 공간 디자인에 관심이 많이 있습니다. 설계를 시작한 초기에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고 잡지에도 실리는 멋진 건물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연차가 높아질수록 건축이 점점 더 어려워지기만 합니다. 좋은 건축물을 구현하기엔 아직도 지식이 부족하고 능력도 부족하다는 걸 깨닫기를 여전히 반복하는 중입니다. 수려한 외관과 인상적인 공간 연출도 좋지만, 가장 훌륭한 디자인은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공간을 적합하게 제공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기회가 주어졌을 때 부족하지 않게 수행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킨텍스 꿈의 그린. 여형종 건축사는 대형 주상복합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인허가와 설계뿐만 아니라 직접 현장에서 상주하며 준공까지 마친 경험이 있다. (설계·사진=여형종 건축사)
킨텍스 꿈의 그린. 여형종 건축사는 대형 주상복합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인허가와 설계뿐만 아니라 직접 현장에서 상주하며 준공까지 마친 경험이 있다. (설계·사진=여형종 건축사)

Q. 실제 업계에 몸담으면서 느낀 애로사항이나 건축사 업무 시 불편사항 등 제도적 개선점을 제시한다면
이야기하고 싶은 게 너무나 많지만, 가장 우선으로 언급하고 싶은 건 설계공모 심사방법에 대해서입니다. 공모 당선 안이 결정될 때 지침에서 요구된 사항이 제대로 반영 되지 않아도, 현행 법령에 위배되는 사항이 있더라도, 수요기관의 요구사항이 무시되는 경우 등을 종종 볼 수가 있었습니다. 저 또한 심사에 참여하면서 심사위원으로 선정된 후 주어진 짧은 시간동안 제공된 지침을 파악하면서 수요기관의 니즈가 반영된 적합한 설계안을 선정하기가 쉽지가 않다고 느꼈습니다. 지금처럼 심사에만 참여하고 끝날게 아니라 설계공모 기획 단계부터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건축사가 참여하여 발주처의 요구사항과 법규분석, 주요 이슈 등을 함께 논의하고 스터디한 상태로 심사에 임하고, 당선작 선정 후에도 설계의도 유지 및 공사비의 적정성 등 설계도서에 대한 확인까지 의무적으로 관여한다면 프로젝트가 수행되는 내내 지속적인 관심과 책임감을 가지면서 발주처에서 정말 필요로 하는 적합한 건축물이 구현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선·후배 등 동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이 있을까요
개소 당시 저는 타인의 도움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건축사 업무는 건축사 간의 소통과 협업이 참 중요하다는 걸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알았습니다. 건축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행위입니다. 더불어 다양한 지성이 모여 시너지를 일으켜야 마침내 이뤄낼 수 있다고 봅니다. 마치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 함께 노를 저어야만 앞으로 나아가는 것처럼요. 여기에는 나와 같은 곳을 바라보는 동료가 필요하며, 서로의 등을 믿고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친구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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