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진섭 건축사)
(사진=김진섭 건축사)

영주 소수서원(榮州 紹修書院)은 1543년(중종 38년)에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이다. 당시 풍기군수였던 주세붕(周世鵬)이 이 지역 출신으로 성리학을 한반도에 처음 도입한 고려 때의 유학자 안향(安珦)을 배향(配享)하는 사당과 후진 양성을 위한 사립학교를 함께 건립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당시에는 백운동 서원(白雲洞 書院)이라 불렸으나 1550년 퇴계 이황의 요청으로 명종으로부터 소수서원이라는 현판을 하사받았다.
1868년, 흥선대원군이 서원철폐령을 내렸으나 우리나라 최초로 세워진 서원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폐쇄되지 않고 현재까지 남아있게 되었다. 옛 숙수사 터의 흔적을 알 수 있는 당간지주(보물 제59호)와 초석과 같은 유물도 남아있다. 1963년 1월 사적 제55호에 지정되고, 2019년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서원의 설립배경
서원은 강학과 제향의 기능을 가진 점에서는 관학(官學)과 차이가 없지만, 제향의 대상이 공자와 그의 제자인 성현(聖賢)이 아닌 우리나라 선현(先賢)이라는 점과 중앙정부가 아닌 유림이 그 설립 주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지방의 향교, 중앙의 사부학당, 성균관으로 관학 중심이던 조선 초기의 교육제도는 중기를 지나면서 세조의 왕위 찬탈 반대에 참여한 집현전 폐지와 연산군에 의한 성균관의 황폐화 등으로 국가지원의 부족으로 관학은 점차 교육 기능을 상실하게 되었다.

서원을 발전시킨 계기를 마련한 이는 퇴계 이황(李滉)이었다. 이황은 풍기군수를 역임하던 때 경상도 관찰사 심통원(沈通源)을 통해 백운동 서원에 대한 사액과 서적·토지·노비를 하사해 줄 것을 청하였고, 조정에서는 편액을 ‘소수’로 정해 하사하였다. 현재 전해지는 소수서원의 현판은 명종이 직접 써서 내린 것으로, ‘소수’는 "이미 무너진 유학을 다시 이어 닦게 한다(旣廢之學 紹而修之)"는 뜻이다.

(사진=김진섭 건축사)
(사진=김진섭 건축사)

조선 성리학의 문화유산, 서원
조선 성리학의 문화유산인 서원은 선비들이 학문을 연마하고 선현에게 제향을 올리는 곳으로 향촌 사회를 이끌어가는 정신적 지주 역할로 후에 지방 유림세력의 구심점이 되었으며 나아가 중앙 정치세력의 견제 기반으로써의 기능을 갖게 되었다. 

소수서원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건립되었던 만큼 건물 배치와 형식이 자유롭다. 강학 공간인 명륜당(明倫堂)이 동향, 배향 공간인 문성공묘(文成公廟)가 남향으로, 다른 건축물들 역시 특별한 중심축 없이 자유롭게 자리 잡았다.

정문 바깥쪽에는 죽계(竹溪)라는 개울 옆으로 성생단(省牲壇)이 있다. 서원의 생단은 사당 근처에 있는 것이 일반적인데, 소수서원의 생단은 서원 입구에 있다. 진입 공간은 소박한 편이다. 그 맞은편에는 주세붕이 북송의 성리학자 염계(濂溪) 주돈이(周敦頤)를 경모한다는 의미로 지은 경렴정(景濂亭)이 있다.

죽계 건너편에는 바위 위에 ‘敬(경)’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이는 주세붕이 백운동 서원을 창건하고 쓴 글씨이다. 이황은 풍기군수 재직 당시 이곳에 흙을 쌓아 단을 만들어 취한대(翠寒臺)라고 이름 짓고, ‘敬’자 위에 ‘白雲洞(백운동)’ 세 글자를 써서 음각하고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서원의 남쪽에 있는 정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강학당인 명륜당이 있으며, 현판에는 ‘白雲洞(백운동)’이라고 쓰여 있다. 그 뒤쪽으로는 동재(東齋) 일신재(日新齋)와 서재(西齋)인 직방재(直方齋)가 한 건물에 있다. 다른 서원처럼 좌우 대칭의 두 건물이 아니라 정면 6칸의 한 건물에 대청을 사이에 두고 양옆으로 배치되었다. 한 건물에 현판이 두 개 걸려있는 형태다.

서장각 서쪽에는 사당인 문성공묘가 정면 3칸, 측면 3칸으로 남향하여 자리했다. 다른 건축물과 달리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고, 유일하게 단청이 칠해져 있다.
일신재의 동쪽에는 유생들이 생활하며 공부했던 지락재(至樂齋)와 학구재(學求齋)가 있고, 직방재의 서쪽에는 책을 보관하는 서장각(書藏閣)이 있고, 그 북쪽에 고직사(庫直舍)와 영정각(影幀閣)이 있다.

주소 : 
경상북도 영주시 순흥면 소백로 2740(내죽리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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