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영석 대장 기억하는 의미로 설계
산악인들 플랫폼이자
청소년 산악 관련 교육 공간으로 자리 잡아

설계자 민현준 건축사
“박영석 철학 어떻게 건축물로 구현할 것인지 고민”

해마다 전국 각 지역에서는 그 지역에서 새로 지어진 건축물 중 탁월한 작품을 선정해 건축상을 수여한다. 심사위원들의 경탄을 자아내며 시기마다 건축문화를 선도했던 작품들은 주변 환경과 함께 잘 숨 쉬고 있을까? 대한건축사신문은 역대 수상작들을 다시 찾아 그 건축물들의 현재 모습을 살피고 설계를 담당했던 건축사와 건축주의 이야기를 듣는 기획을 마련했다. 서른 번째 작품은 제41회 서울특별시 건축상 공공부문 우수상 서울시 산악문화체험센터.

제41회 서울특별시 건축상 공공부문 우수상 ‘서울시 산악문화체험센터’(설계 민현준 건축사, ㈜건축사사무소엠피아트 / 사진 김종오)
제41회 서울특별시 건축상 공공부문 우수상 ‘서울시 산악문화체험센터’(설계 민현준 건축사, ㈜건축사사무소엠피아트 / 사진 김종오)

박영석 대장. 14좌 등반과 3극점(남극점·북극점·에베레스트산 정상) 도달 업적을 달성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악인이었던 박 대장이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된 지 10. 그를 기억함과 동시에 청소년들의 도전정신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지어진 건축물이 있다. 41회 서울특별시 건축상 공공부문 우수상 수상작 서울시 산악문화체험센터’(설계 민현준 건축사, 건축사사무소엠피아트).

처음 설계를 계획한 민현진 건축사는 이곳이 산악인들의 플랫폼인 동시에 청소년에게 도전정신을 불어넣는 교육 공간으로 기능하길 바랐다. 건축물이 위치한 곳은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과 노을공원 사이 골짜기에 해당하는 곳으로 1990년대까지만 해도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이 있었다. 1365일 여기저기서 모여든 쓰레기가 마치 산처럼 쌓여 있는 모습에 쓰레기 산이라고 불리던 곳이 이제는 산악을 모티브로 청소년들이 도전정신을 기르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제41회 서울특별시 건축상 공공부문 우수상 ‘서울시 산악문화체험센터’(설계 민현준 건축사, ㈜건축사사무소엠피아트 / 사진 김종오)
제41회 서울특별시 건축상 공공부문 우수상 ‘서울시 산악문화체험센터’(설계 민현준 건축사, ㈜건축사사무소엠피아트 / 사진 김종오)
제41회 서울특별시 건축상 공공부문 우수상 ‘서울시 산악문화체험센터’(설계 민현준 건축사, ㈜건축사사무소엠피아트 / 사진 김종오)
제41회 서울특별시 건축상 공공부문 우수상 ‘서울시 산악문화체험센터’(설계 민현준 건축사, ㈜건축사사무소엠피아트 / 사진 김종오)

설계자 민현준 건축사는 한 언론인터뷰에서 이곳의 위치는 풍광이 근사한 북한산이나 설악산에 산악인 기념관이 터를 잡는 것보다 더 큰 의의가 있다이곳은 자원이 순환되는 메커니즘에 의해 탄생한 공원으로 도시공원의 새로운 유형이다. 지금까지 이곳에는 자원 회수시설 같은 기피 시설이 자리 잡았으나, 산악문화체험센터라는 공공 문화시설이 처음 들어섰는데, 이 공원이 기피 시설로 가득 차기보다 시민들이 주 사용자인 공공 문화시설이 들어서고 교육적 의미가 주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 바 있다.

설계의 시작은 납작한 난지도 인공산 사이에 삼각형의 뾰족한 형상이었으며, 이 형상은 박 대장이 실종된 곳인 안나푸르나를 모티브로 삼은 동시에 산에 오르기 위한 베이스캠프의 역할을 은유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 건축물은 외면적으로는 강한 이미지를 내는 산의 형상이면서 동시에 내적으로는 청소년들과 산악인의 가벼운 텐트 같은 아지트 이미지로 보이길 의도했다.

지상층은 상설 기획 전시 및 공연 공간으로 구성됐으며. 1층 로비에는 박영석 대장을 기리는 전시공간이, 2층에는 기획 전시가 그리고 옥상에는 공연장의 형태로 만들어 동선을 연결했다.

각 공간은 수직 수평 동선을 따라 열린 형태로 계획되어 경계 없는 프로그램의 융화가 가능하도록 했다. 즉 전용과 공용이 섞이고 기획과 상설이 융합되고 공연과 전시가 융합되도록 했다는 것이 민 건축사의 설명이다.

제41회 서울특별시 건축상 공공부문 우수상 ‘서울시 산악문화체험센터’(설계 민현준 건축사, ㈜건축사사무소엠피아트 / 사진 김종오)
제41회 서울특별시 건축상 공공부문 우수상 ‘서울시 산악문화체험센터’(설계 민현준 건축사, ㈜건축사사무소엠피아트 / 사진 김종오)

어느새 개관 2년을 넘긴 센터는, 지난 5월 이를 기념하는 어울림 스포츠클라이밍 대회를 개최하는 등 설계 의도대로 잘 이용되고 있다. 다음은 설계자 민현준 건축사와의 일문일답이다.

민현준 건축사와의 일문일답
 

민현준 건축사(주.건축사사무소엠피아트), 사진=민현진 건축사
민현준 건축사(주.건축사사무소엠피아트), 사진=민현준 건축사

Q  건축물을 설계하시게  과정과 설계 과정에서 특히 염두에 뒀던 점에 대해 설명부탁드립니다

박영석 기념관 지명공모에 당선되어 계획했습니다. 홍익대 산악부 지도교수를 맡고 있어 박영석 대장이란 인물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의 인생과 철학을 어떻게 건축형태와 기능으로 재현할 것인가가 중점이었습니다.


Q 이렇게 염두에 뒀던 점을 어떻게 구현하셨는지요

형태적으로는 안나푸르나 형상의 축소이면서 베이스캠프 텐트의 확대한 이미지를 모티브로 다의적인 의미를 담았습니다. 동시에 작고한 산악인들의 비석이면서 아이들에게는 흥미로운 놀이터가 되기를 희망했습니다. 내부에는 박영석을 기념하기보다는 체험시설을 통해 그의 도전정신에 대한 철학을 반영하고자 했습니다.

Q 설계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서울시에서 토지를 받고 마포구와 문체부 지원으로 진행하다 보니 요구사항이 많았습니다. 국제경기가 가능한 암장을 반영해야 했고 승인 절차가 복잡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박영석이란 주인공이 빠지고, 서울시 산악체험센터가 된 것도 그 과정 중 하나였습니다.

Q 이 작품에서 보인 건축 기법적인 지향점이 있다면 무엇이고 이 작품에  반영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공원에 설치된 오랜 시간을 견딜 기념성을 위해 콘크리트를 선택하고 웨더링이 되더라도 자연스러울 마감으로 OSB 합판을 거푸집으로 사용해서 산속의 바위 같은 오염이 되도록 고려했습니다.

Q 앞으로 사용자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박 대장의 지인들이 참여하여 사명감을 가지고 클라이밍을 지도하고 있어 인기가 있고, 청소년을 위한 클라이밍 국제행사도 개최되는 등 잘 쓰이고 있습니다. 다만 희망이 있다면 박영석 대장을 모티브로 설계된 건물이기에 그의 이름을 되찾을 날을 기대해 봅니다. 그날까지 콘크리트 덩어리는 영원히 존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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