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설계공모나 건설사업관리 입찰 시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돼 공모 기준을 벗어난 설계나 주민들의 눈을 현혹하는 왜곡된 조감도 등을 제시하는 일이 적지 않다. 또 건축심의나 허가 단계를 거치지 않으면 일반인들은 알 수 없는 건축법령 위반 설계안마저 제시되고 있는 형편이다.

대한건축사협회는 앞서 건축사들의 품위와 청렴, 이해충돌의 방지, 부당행위 기부, 허위홍보 금지, 금품 및 이권 수수 금지, 공동선의 추구, 설계공모의 공정한 경쟁 등에 대한 내용을 담은 윤리규정을 제정하고, 윤리강령 선포식을 거행한 바 있다.

그럼에도 업계 일부에서는 과잉설계, 건축전문가·공인이라는 자각 없이 행해지는 위반 및 반칙 행위가 여전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서울특별시건축사회가 서울특별시와 함께 ‘설계공모 공정성 선언’에 나섰다. 서울특별시건축사회 김재록 회장과 부회장단, 서울특별시 25개 지역건축사회 회장 등 임원과 회원 등은 12월 11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소재 건축사회관 7층, 서울특별시건축사회 회의실에서 ‘부정 설계공모 및 건설산업관리 입찰 척결을 위해 공정경쟁’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설계공모 공정경쟁 선언에서는 설계공모 과정에서 담합과 지나친 경쟁 등으로 인해 비윤리적인 문제가 지속 발생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또 서울특별시 박신규 건축기획과 팀장, 장지광 공동주택지원과 재건축정책팀장이 참석·공동 선언 서명에 나서며 설계공모 과정에서의 부정과 여러 잡음이 장기적으로 건축문화 전체의 질적 하락을 초래한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서울특별시건축사회는 이번 공정경쟁 선언을 통해 다시 한 번 건축사들의 품위 유지와 청렴을 다짐하고, 건축사들의 단합된 의지를 대외적으로 천명해 건축사의 위상 제고, 시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서울특별시건축사회는 현재 양정기준이 구체화 되지 않은 건축사 징계제도와 관련, 서울특별시와 적극 협의해 양정기준을 마련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신설하고, 건축사법 시행령에서 해당 기준을 마련해 건축사의 경각심을 고취할 예정이다.

아울러 서울특별시, 국토교통부와 협력해 심사 비리·부정행위 벌칙 수준을 높이되 그에 따른 적정한 보상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건축사법 및 건설기술관리법 등 관계법령 개정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특별시건축사회 김재록 회장은 “설계공모나 건설사업관리 입찰의 과열경쟁 현실을 인지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려는 계기를 만들 필요가 있었다”며 공정경쟁 선언의 배경을 밝히고, 건축사의 업무가 사용자와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며 안전, 건강, 복지에 대한 기여뿐만 아니라 청렴성과 공정성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에 비춰 건축계의 잘못된 문화와 건축사들의 의식 전환을 주문했다. 덧붙여 “서울특별시건축사회는 설계공모와 건설사업관리 입찰 등에 대한 공정한 경쟁으로 국제적인 기준의 건축문화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