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별아저씨
- 정현종
나는 별아저씨
별아 나를 삼촌이라 불러다오
별아 나는 너의 삼촌
나는 별아저씨
나는 바람남편
바람아 나를 서방이라고 불러다오
너와 나는 마음이 아주 잘 맞아
나는 바람남편이지
나는 그리고 침묵의 아들
어머니이신 침묵
언어의 하느님이신 침묵의
돔(Dome) 아래서
나는 예배한다
우리의 생(生)은 침묵
우리의 죽음은 말의 시작
이 천하(天下) 못된 사랑을 보아라
나는 별아저씨
바람남편이지.
- 정현종 시집 ‘나는 별아저씨’/ 문학과지성사/ 1978년
선사시대의 주거는 동굴이나 움집에서 이루어졌다. 움집은 적당한 깊이로 땅을 파고 나무로 뼈대를 두르고 그 위에 짚이나 짐승의 가죽을 덮었다. 이것을 우리는 시간을 세우고 공간을 두른다고 얘기한다. 자연스럽게 지붕은 원추형 돔(dome)을 이루었고 그 아래가 가족이 사는 가정의(domestic) 영역(domain)이다. 거기서 가장(家長)은 가정을 돌보는 우세한(dominant) 지배자(dominator)이다. 나는 그 모든 것의 삼촌이고, 아들이자 남편이다.
함성호 시인
haamx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