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건축물 신·증축 다수 예정된 세종시 규모·특성 고려해야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 적용되도록 제도적 보완 필요해

건축과 도시설계(Urban Design)는 불가분의 관계다. 도시라는 지역 사회 안에서 건축물은 구성원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도시의 일부로 자리매김 한다. 아쉽게도 산업화를 겪으면서 건축과 도시설계가 기능적으로 분화됐고 점차 그 간극이 벌어졌다. 하지만 도시계획은 여전히 건축적 섬세함을 필요로 한다. 도시만이 가진 독특한 분위기는 기능적 구획이 아닌 디테일에서 생겨나기 때문이다. 한 건축사는 지금 우리를 둘러싼 도시 풍경은 우리가 합의하고 만들어 낸 약속의 결과물이다. 그 풍경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좀 더 나은 방법을 찾아서 규칙을 만들고 실천하고 호오를 말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한건축사협회는 우리를 둘러싼 도시 환경의 변화 추이를 따라가며 현 시점에서 필요한 건축적 섬세함을 고민하려 한다.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성별, 연령, 국적, 문화적 배경, 장애 유무에도 상관없이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는 제품 및 사용 환경을 만드는 디자인을 의미한다. 미국, 유럽, 일본 등의 국가뿐 아니라 국내 지자체에서도 유니버설 디자인을 제도화하고 전략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 경기, 경남, 제주 등의 경우 관련 기본계획과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운영하고 있다. 20233월을 기준으로 전국 32개 지자체에서 조례를 시행 중이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휠체어용 보행 시설정비와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각 모형 문화재 제작, 무장애 범용디자인 안내판 설치 등 관람시설의 장애요소를 제거해 장애인의 관람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 (사진=뉴스1)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휠체어용 보행 시설정비와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각 모형 문화재 제작, 무장애 범용디자인 안내판 설치 등 관람시설의 장애요소를 제거해 장애인의 관람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세종특별자치시도 유니버설 디자인 도시환경 구축을 기반으로 도시 브랜드를 제고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 세종시 의회는 2022년 세종특별자치시 유니버설디자인 기본 조례를 제정시행했다. 행정수도이자 미래전략수도를 지향하는 세종시가 모든 사람을 포용하는 의미를 담은 유니버설 디자인 친화도시 조성을 위해 구체적이고 전략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본 것이다. 이러한 세종시의 행보에 맞춰 대전세종연구원은 유니버설 디자인 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세종시 전략과 추진 방안이라는 제목의 연구 보고서(이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를 통해 세종시의 유니버설 디자인 추진 전략을 살펴봤다.  

유니버설 디자인, 세종시의 차별 전략은?  

세종시는 친화도시전략을 내세워 2016년부터 여성, 아동, 고령친화 조성전략을 순차적으로 진행해왔다. 나아가 누구나 차별 없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 조성을 위해 유니버설디자인 친화도시 조성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해 기본 조례를 제정 실천방안 제시를 위한 기본계획과 가이드라인 수립 유니버설 디자인의 인식을 제고하고 시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총 3단계다

유니버설디자인 친화도시 발전방향(자료=대전세종연구원)
유니버설디자인 친화도시 발전방향(자료=대전세종연구원)

세종시는 21세기적 문화도시 조성이라는 비전과 함께 유니버설 디자인 친화도시를 추진한다. 2023년까지 전략 수립 및 가이드라인을 도출한 뒤 2030년까지 장기적으로 유니버설 디자인 친화도시의 핵심가치를 실현하는 방안이다

보고서는 세종시가 나아가려고 하는 지향점과 연계로 전략적 시너지 효과의 도모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를 위해 타 시도가 추진한 관련 계획과 전략을 참고하되, 세종시만의 전략이 구성돼야 한다고 말한다. 세종시라는 도시 규모와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유사 사례의 도입은 한계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의 경우 도시특성상 관내에 다수의 공공청사가 입지해 있다. 향후 세종국회의사당, 국립박물관단지, 종합운동장, 세종시청 증축 등이 예정된 만큼 공공건축물의 신·증축 시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이 적용되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세종시의 경우 타 지자체에 비해 10년 이상 늦게 유니버설 디자인 제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제1회 서울 유니버설디자인 대상작인 ‘스페이스살림’(설계=최정우 건축사·건축사사무소 유니트유에이, 사진=서울특별시)
제1회 서울 유니버설디자인 대상작인 ‘스페이스살림’(설계=최정우 건축사·건축사사무소 유니트유에이, 사진=서울특별시)

더불어 유니버설 디자인이 처음 도입된 1980년대와 현재의 시차를 인식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도시 모습과 생활방식의 변화가 크다. 시민들의 필요사항 역시 이전 세대와 다른 양상을 띤다. 시대적 흐름 변화를 인식하고 전략에 적극 반영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읍면-행복도시를 잇는 공통 추진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노년층이 많은 읍면 마을 단위의 개발에 유니버설 디자인 전략을 함께 적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을 언급한다. 고령화시대에 농어촌 지역을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 가이드라인으로 추진해, 도시 중심에서 탈피고령화사회로 나아가는 사회적 현상을 받아들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봤다

첨단 디자인 기술과 융합된 미래적 유니버설 디자인도 전략이다. 기술 발전으로 인해 시민들의 니즈가 이전에 비해 스마트해졌다. 이를 반영해 디지털 접근성(Digitally acessable city)이 특정 연령층에 접근되지 않고, 노령자·장애인에게 고른 접근이 가능하도록 정보 인프라 개선에 힘써야 하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 교통 솔루션을 도입해 정보 제공에 주력해야 한다. 차량 개선, 교통 서비스 제공 등 기본적인 지원 외에도 촉각을 통한 안내, 음성 안내 등 기술 결합형 도시공공서비스 제공과 공공시설 디자인 개발에 주력한다면 차별화된 스마트도시 세종시 모델이 될 것이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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