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은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다. 한 번 건축되면 되돌리기 어렵고 오랜 시간 동안 상시 사람들이 이용한다. 때문에 건축사는 설계에 앞서 건축물이 미칠 사회적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 지역마다의 특색과 환경이 다른 만큼 사회 전체를 조망해 보는 거시적 안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대한건축사신문은 매년 발표되는 주요 해외 건축상을 톺아보려고 한다. 대체로 건축상은 시대적, 사회적 경향성을 담은 작품을 선정한다. 건축상을 살펴봄으로써 현재 건축계가 지향하는 일종의 시대정신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건축적 우수성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영국왕립건축사협회의 스털링상(The RIBA Stirling Prize)의 수상작 발표가 오는 1019일인 만큼 최종 공개된 후보 6작품을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하려 한다. 

The RIBA Stirling Prize 2023 Shortlist 

John Morden Centre(사진=RIBA)
John Morden Centre(사진=RIBA)
John Morden Centre(사진=RIBA)
John Morden Centre(사진=RIBA)

John Morden Centre

아키텍트 가 설계를 맡은 존 모던 센터(John Morden Centre)는 노인 주거와 요양 서비스를 제공 중인 모던 리지(Morden College)의 의뢰로 진행됐다. 이 프로젝트는 아키텍트 크리스토퍼 렌 경(Sir Christopher Wren)이 지은 건물을 활용했다. 건물 내부는 거주민을 위한 소셜 활동, 의료 목적의 시설 등을 갖췄다.

이 건물은 형식적인 것과 비공식적인 것, 웅장함과 친밀함 사이를 적절하게 오가며 사람들을 서로 소통하게 한다. 벽돌 파빌리온과 목재가 조화를 이뤄 나무 주위를 돌면서 모든 사회적 공간을 하나로 모은다. 벽돌 파빌리온은 가파른 지붕이 있는 CLT 구조로 구성돼 의료 센터, 상담실, 예술 공간, 카페, 사무실 등이 배치돼 있다. 공간의 규모가 크고 성격이 따뜻하며 일광이 충분하여 시간을 보내기에 이상적이다. RIBA London Award 2023, RIBA London Building of the Year 2023, RIBA National Award 2023의 수상작이다.

Lavender Hill Courtyard Housing(사진=RIBA)
Lavender Hill Courtyard Housing(사진=RIBA)
Lavender Hill Courtyard Housing(사진=RIBA)
Lavender Hill Courtyard Housing(사진=RIBA)

Lavender Hill Courtyard Housing

아키텍트 Sergison Bates가 설계를 진행한 라벤더 힐 코트야드 하우징(Lavender Hill Courtyard Housing)은 판금 작업장으로 쓰이던 곳을 9채의 주택으로 재개발했다. 안뜰과 테라스로 공동 주택 분위기를 조성하면서도 개인 공간의 활용도를 높였다.

건물 내부는 노출된 장선, 테라코타와 참나무 바닥이 있는 높은 천장과 유리 스크린이 있어 개인의 개성을 더할 수 있는 집의 느낌을 준다. 인접한 주거지에서 개인 사생활을 존중하기 위해 입구 안쪽에 공용 안뜰을 구성했다. 한편, 건물 외관은 빅토리아 시대의 산업 유산을 반영했다. 다양한 전망을 제공하는 직관적인 내부 레이아웃을 갖췄다. 주요 재료로 벽돌을 사용해 수명이 다하면 해체하여 재사용할 수 있다. RIBA London Award 2023 and RIBA National Award 2023를 받았다.

University of Warwick Faculty of Arts(사진=RIBA)
University of Warwick Faculty of Arts(사진=RIBA)
University of Warwick Faculty of Arts(사진=RIBA)
University of Warwick Faculty of Arts(사진=RIBA)

University of Warwick Faculty of Arts

Feilden Clegg 스튜디오가 진행한 워릭대학교 예술학부(University of Warwick Faculty of Arts) 건물은 현장의 독특한 공원 분위기를 살리는 방향의 설계를 담았다. 디자인의 콘셉트를 나무로 잡은 만큼 건물 내외부에 목재를 적극 활용했다.

이 건물은 경량 아트리움과 각 목재 낙엽송 계단으로 연결된 4개의 파빌리온을 완성했다. 자연과의 연결을 통해 아트리움의 자연 환기 시스템과 지역 지질학의 흙빛 톤을 참조한 테라코타 클래딩은 전체적인 모습을 향상시킨다. 나무의 구조에서 영감을 받은 특징적인 계단은 중앙 아트리움 공간을 통해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는다. 계단 바닥이 나무뿌리처럼 펼쳐지며 1층을 활성화하고 정문으로 향하는 원형 극장을 형성한다. RIBA West Midlands Award 2023 RIBA West Midlands Building of the Year Award 2023, RIBA National Award 2023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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