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교수(사진=이동흡 교수)
이동흡 교수(사진=이동흡 교수)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기후변화가 지구를 위기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격변하고 불확실한 기후 위기를 예방하기 위해 이제 탄소중립을 지향하는 세계적 움직임이 분명해지고 있다. 2022년 10월 현재 탄소중립 달성에 대한 약속을 한 나라는 139개국으로 세계 전체 배출량의 83%를 커버하고 있다.1) 지구 평균 온난화를 1.5℃ 시나리오로 유지하는 길도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기술도 조금씩 제모습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산림은 탄소 저장 용량이 긴 자연이 주도하는 기술이다. 에너지 투입량이 적고 비용이 저렴하므로 ‘그린 카본(green carbon)’이라고도 한다.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2.5%를 흡수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다. 산림을 통한 탄소흡수 실행 기술은 복잡하지 않고 간단하다. 땅과 생육 조건만 갖춰지면 무엇보다 글로벌 탄소 완화 목표를 달성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국토의 63%가 산림이다. 다른 국가보다 산림 탄소흡수원을 늘리기에 매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자료=이동흡 교수)
(자료=이동흡 교수)

또한 1970~1980년대 선배들의 산림녹화 사업 성공으로 임목 축적량도 풍부하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산림 부문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291백만 톤CO2eq의 약 11% 상쇄를 책임 부담해야 한다. 국내의 목재산업과 목조건축 산업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는 매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기지 발휘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보다 훨씬 유리한 목조건축 산업 조건을 갖추고 있는 미국조차도 산림 탄소흡수율에 할당된 비율이 11%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현 조건에서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을 예측하고, 대량의 목재 수요가 있는 건축산업과 연계 발전을 위한 정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건물 부문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데 목재 제품으로 13%를 충당하겠다는 전략으로 대규모 목재 이용을 새로운 세대의 고성능 건물 축조에 가능하도록 2021년도에 국제 건축 법규 IBC (International Building Code) 규정을 개정 지원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건축용 목재 이용을 통해 기후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산림청은 합동으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목조건축물 활성화 마련을 위한 법률(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 법안은 기후 위기 대응의 탄소중립 사회 이행에 도움을 주고, 국민의 안전과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목조건축에 대한 경험과 전문 기술이 축적되어 있지 않다.

더욱이 탄소저장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대형 목조건축과 고층 목조건축은 건축사들에게 생소한 분야이다. 따라서 이번 시리즈에서는 이러한 당면 과제를 건축사들과 함께 전문지식을 공유하는 장을 만들고자 한다. 목조건축이 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튼튼하게 성장하는 꿈을 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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