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학용·김수흥 국회의원 토론회 주최
합리적 조정 없이 20년 전 업무대가 그대로 준용
적정대가 지급 환경 토대 無, 인재육성 여력없어

안전하고 우수한 건축물 생산기반 조성 및
K-건축 부흥 위해 민간 대가기준 마련 시급

건축서비스업 정상화를 위한 토론회가 10월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건축서비스업 정상화를 위한 토론회가 10월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합리적 조정 없이 20년 전 업무대가가 준용되고 있는 건축사업계에 대한 업무실태 분석과 이를 토대로 한 건축사 업무에 대한 적정대가 논의가 국회에서 이뤄졌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학용·김수흥 국회의원은 10월 4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건축서비스업 정상화를 위한 토론회(건축사 업무환경과 적정대가 마련)’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장에는 이인선·양금희·한무경 국회의원이 참석해 토론회 개최를 축하했고, 김진표 국회의장,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철민 국회의원이 각각 축하의 뜻을 담은 축사를 전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김학용 국회의원이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김학용 국회의원이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토론회를 주최한 김학용 국회의원은 개회사에서 “어릴때 아름다운 집에서 사는 꿈을 꾸곤 했는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집을 포함한 건축물에 대해 공부해오고 있다”며 “문제는 아름답고 창의적인 건축물이 만들어지도록 하는 건축설계에 대한 합리적인 대가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건축물의 품질 및 안전 등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토론회를 통해 우수한 한민족의 건축물이 대한민국에서 확대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고, 건축사 여러분들이 공공의 산물인 건축물을 제대로 설계하고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김수흥 국회의원이 인사말을 밝히고 있다.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김수흥 국회의원이 인사말을 밝히고 있다.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공동주최한 김수흥 국회의원도 “고향인 전라북도 익산을 예로 들면 백제건축이 유명하다. 이런 아름다운 건축을 오늘날 만나 볼 수 있는 것은 당대의 설계 기술 등 건축 환경이 한 몫할 것이다”며 “적정한 대가와 공정한 건축환경 조성을 통해 창의적인 건축양식을 만날 수 있길 희망하며 토론회에서 논의된 다양한 의견들을 종합해 제도화 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토론회를 주관한 대한건축사협회 석정훈 회장이 참가자들에게 환영의 뜻을 밝혔다.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토론회를 주관한 대한건축사협회 석정훈 회장이 참가자들에게 환영의 뜻을 밝혔다.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토론회를 주관한 대한건축사협회 석정훈 회장은 “건축서비스산업 진흥법이 제정되고, 산업발전과 진흥을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만들어내진 못했다”며 “현재 업계는 과당경쟁,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력수급마저 어려운 현실이고, 위기감에 건축 기피현상이 심해져 건축서비스업의 미래를 낙관하기 힘든 지경이다. 건축사 업무 환경 개선 등 건축서비스업의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시아건축사협의회 아부 S. M 사이드 회장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대한건축사협회가 추진하는 민간 대가기준 마련에 대한 지지·연대 입장을 밝혔다.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아시아건축사협의회 아부 S. M 사이드 회장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대한건축사협회가 추진하는 민간 대가기준 마련에 대한 지지·연대 입장을 밝혔다.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해외에서도 대한건축사협회가 추진하는 민간 대가기준 마련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와 연대의 뜻을 밝혔다. 아시아 22개국 건축사단체를 대표하는 아시아건축사협의회(아카시아) 아부 S. M 사이드 회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 도시를 통합 설계하는 건축사들에게 적정한 수준의 대가 지급 환경 토대를 만드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아시아 국가를 대표하는 아카시아는 이 문제에 대해 대한건축사협회와 연대하는 입장이며, 관련해 대한민국 국회에서도 신중하게 고민해 주시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석정훈 본협회장의 발언대로 다양한 정책과 제도를 통해 건축서비스업 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이 도출됐지만 실효성 부족, 제대로 된 민간대가 지급 기준 부재에 따른 어려움이 현재는 업계를 관통하고 있다는 지적이 발제를 통해 다시 한번 상기됐다.

◆ 적정대가 지급 환경 토대 없어 타산업 대비 낮은 처우…젊은층의 취업기피로 인력난 심각

발제에 나선 한국건축정책학회 이명식 회장은 “20여 년간 건축물 품질제고를 위한 각종 제도 도입 등 건축사의 업무량은 증가했음에도 건축사의 업무대가는 조정되지 않고 있다”며 “시장에서 과도한 경쟁, 각종 심의와 인증 비용 증가로 중소규모 건축사사무소는 존폐 위기이고, 우수 인력의 이탈로 건축서비스산업의 국제경쟁력은 저하된 상태라 건축서비스업 활성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한국건축정책학회 이명식 회장은 발제에서 “건축사의 업무범위와 대가기준 일원화가 제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한국건축정책학회 이명식 회장은 발제에서 “건축사의 업무범위와 대가기준 일원화가 제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이명식 회장은 “건축산업은 자동차와 반도체보다 매출이 큰 산업이며, 그 중 민간건축 시장이 우리나라 건축시장 약 82%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올해 학생들이 업계로 취업하는 사례가 없다시피 할 정도로 여건이 좋지 않다. 건축사의 업무 범위와 대가기준을 일원화 해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고, 불공정한 대가 기준을 바로 잡아 우수 인력을 유치, 나아가 K-건축의 부흥을 이뤄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선진 4개국(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일본)의 건축서비스산업 업체당 매출과 종사자당 매출은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일본, 한국 순으로 나타났으며, 우리나라 업체당 매출과 종사자당 매출과 비교하면 5개국 중 최상위인 네덜란드와는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이날 토론회에서 대한건축학회 진상윤 부회장이 좌장을 맡았다.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이날 토론회에서 대한건축학회 진상윤 부회장이 좌장을 맡았다.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저가 경쟁 위주 작금의 시장상황이 건축물의 품질과 안전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지경이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가기준 현실화와 함께 다양한 측면에서의 건축서비스산업을 양질의 서비스 기반의 선순환 구조로 바꾸는 제도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김규린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 “건축의 공공성에 주목해 업무대가 안정화 필요”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김규린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 “건축의 공공성에 주목해 업무대가 안정화 필요”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대한건축학회 진상윤 부회장이 좌장을 맡아 본격적인 토론이 이뤄진 가운데, 국가건축정책위원회 김규린 위원은 “전기, 소방 등 총괄·조정되던 업무들이 적절한 대가를 받지 못해 하나씩 분리되고 있어 산업의 안정성을 흔들고 있다”며 “건축 대가가 안정화 될때 이런 부분들도 자리를 잡게 될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건축의 공공성에 초점을 맞춰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 K-건축 활성화·부흥 이끌기 위해 민간 대가기준 마련 동반돼야

대한건축사협회 박성준 부회장 “공공과 민간의 일원화 된 대가기준 제도화가 K-건축 부흥 열쇠”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대한건축사협회 박성준 부회장 “공공과 민간의 일원화 된 대가기준 제도화가 K-건축 부흥 열쇠”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대한건축사협회 박성준 부회장은 “공공의 대가기준이 공공건축의 발전을 이끌었다면 민간건축 역시 공적 자산으로서 기능한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하며, 공공과 민간의 일원화된 기준을 법제화해 K-건축을 완성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영근 한국건축가협회 수석부회장 “건축서비스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자”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한영근 한국건축가협회 수석부회장 “건축서비스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자”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한국건축가협회 한영근 수석부회장은 건축에 대한 가치, 건축문화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이 건축에 대한 가치를 충분히 인정하고 있는 프랑스의 사례를 들며 “결국 적정대가 역시 사회적 준용과 인식의 문제이고 우리는 국민들이, 또는 건축주들이 건축에 대한 가치를 인정할 수 있도록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건축서비스업이 더 이상 피폐해지지 않도록 업무대가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송태협 건축연구본부장 “건축서비스업 인력 유치 어려움, 최소 대가기준 정립으로 경쟁력 확보해야”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송태협 건축연구본부장 “건축서비스업 인력 유치 어려움, 최소 대가기준 정립으로 경쟁력 확보해야”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송태협 박사는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미술관을 통해 아름다운 도시 이미지를 떠올리듯, 반대로 검단 지하주차장 등 일련의 건축물 사고를 통해 학습효과를 갖게 된다”며 “부정적 인식을 걷어내기 위해 발주자의 책임의식이 필요하고, 적정대가 마련과 더불어 대가기준에 있어 민간과 공공의 구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심은지 기자 “다양한 건축물이 있는 도시, 다양성을 존중받는 법과 제도로 가야”(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한국경제신문 심은지 기자 “다양한 건축물이 있는 도시, 다양성을 존중받는 법과 제도로 가야”(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한국경제신문 심은지 기자는 시장경제가 비용 절감과 혁신을 통해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왔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더 이상 혁신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법과 제도도 보완해야 할 것이라며, “대량 공급 시대를 지나 지금은 법과 제도가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건축의 방향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안광열 건축문화경관과장 “건축 산업 진흥을 위해 민간대가 기준 마련 필요하다는데 공감”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국토교통부 안광열 건축문화경관과장 “건축 산업 진흥을 위해 민간대가 기준 마련 필요하다는데 공감”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끝으로 국토교통부 건축문화경관과 안광열 과장은 “정부는 건축산업이 발전하고, 공공성이 제고되는 방향으로 노력해 오고 있으며, 민간대가 기준 마련도 산업 진흥을 위한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하지만 건축의 공공성 확보와 건축의 미래, 지속적인 발전, 공공의 안전 등 다양한 주제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구성원은 물론 유관기관 등의 설득 등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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