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교수(사진=이동흡 교수)
이동흡 교수(사진=이동흡 교수)

어린아이들은 눈으로 봤을 때 흥미와 관심이 끌리면 만져보고 싶어 한다. 이는 관계 맺기의 시작으로 함께 살아가는 감각을 익히기 위함에서 비롯된다. 공공장소에 사람의 손길이 닿는 목재는 손 얼룩이 져 있다. 사람들이 얼마나 목재를 많이 만져보았는지 한 눈으로 가름할 수 있다. 콘크리트나 강재에서는 볼 수 없는 현상이다. 이는 목재와 더불어 살아가고 싶다는 무의식적인 행동의 발로(發露)로 목재 사랑의 징표라고 생각한다.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 쿠마켄코(隈研吾)는 목재를 통해 인간 뿌리의 가설을 찾고 있다. 그는 “나무를 사용하면 그 자체로 여느 때와 다른 공간이 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건축이란 형태라고 배웠지만, 목조건축에는 모양을 뛰어넘는 매력이 있습니다. 그것은 질감일 수도 있고 직접적으로 인간의 몸에 와닿는 무언가일 수도 있습니다. 천이나 돌과 같은 물질과는 확연하게 다른 생물이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목재를 사랑할수록 같은 생물끼리의 대화가 서로 통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1)라고 경험에서 얻은 가설을 정리하고 있다. 

목재의 무늬, 옹이, 색, 명암, 그리고 다른 표면적 특징들은 우리의 지각에 영향을 준다. 우리가 목재 한 조각을 볼 때, 관심은 무늬의 패턴과 표면 색상에 집중된다. 뇌에서는 목재 입자와 표면 모양을 통해 순간적으로 재료의 종류를 표착하고 그 물체의 질감과 색상 등에 따라 목재를 해석하는 이미지가 처리된다.2) 그러므로 목재에 대한 시각적 경험을 유도하기 위해 목재 무늬와 같은 나무 결을 숨기지 말아야 한다. 또한 옹이도 적당하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너무 많은 옹이는 응력 감소를 가져오지만, 시각적으로 적당하게 배치되면 오히려 자연감을 높여 준다. 또한 색상은 우리 몸에서 호르몬 분비의 균형을 조절하게 되므로 목재 선호도는 색상에 따라 좌우된다. 도장 처리되지 않은 목재는 노란색에서 빨간색 스펙트럼의 색을 반사하는데, 이때 반사되는 색상은 우리 몸이 자연스러운 잠을 청하는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균형을 증가시켜 인체 시계에 작용하면서 수면을 촉진한다.3) 이러한 이유에서 따뜻한 색상의 붉은 목재가 선호될 수 있지만, 잠재적으로 목재의 시각적 경험에서 오는 진정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목재에 대한 사랑은 생활 속의 작은 변화에서 시작된다. 산림청은 기후 위기시대 생활 속 목재 이용을 실천하는 아이 러브 우드(I LOVE WOOD) 캠페인4)을 벌이고 있다.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올해의 챌린지는 9월 말까지 진행한다. 도전 방법은 목재 이용을 다짐하는 내용과 함께 양 손가락으로 목재를 표현하는 더블유(W) 영상을 챌린지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2023_ilovewood) 또는 페이스북(@대한민국산림청)에 게시하면 된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나를 위해, 우리 모두를 위해, 기후변화시대 탄소를 줄이는 아주 쉽고 지혜로운 생활 속 목재 이용 캠페인에 많은 분의 동참을 당부하고 있다.

아이 러브 우드(I LOVE WOOD) 캠페인 공식이미지 (자료= 이동흡 교수
아이 러브 우드(I LOVE WOOD) 캠페인 공식이미지(자료=아이 러브 우드(I LOVE WOOD) 캠페인)

1) 建築家・隈研吾が語る木の「魅力」と「可能性」 Wood change. column vol.8 (2021.09.03.)
2) Biederman, I. (1987). Recognition-by-components: A theory of human understanding. Psychological Review, 94(2), 115-147. https://doi.org/10.1037/0033-295X.94.2.115
3) Kandel, E. R., Schwartz, J. H., Jessell, T. M., Siegelbaum, S. A., & Hudspeth, A. J. (Eds.). (2013). Principles of Neural Science (5th ed.). New York: McGraw Hill.
4) https://litt.ly/ilovew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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