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자족기능용지 면적 평균 11.2%, 2기 신도시보다 높아
경기도 내 조성 개발 지구 204개 중 자족기능용지는 123개 지구
도내 지역별 산업입지 여건 차이 고려해야

건축과 도시설계(Urban Design)는 불가분의 관계다. 도시라는 지역 사회 안에서 건축물은 구성원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도시의 일부로 자리매김 한다. 아쉽게도 산업화를 겪으면서 건축과 도시설계가 기능적으로 분화됐고 점차 그 간극이 벌어졌다. 하지만 도시계획은 여전히 건축적 섬세함을 필요로 한다. 도시만이 가진 독특한 분위기는 기능적 구획이 아닌 디테일에서 생겨나기 때문이다. 한 건축사는 “지금 우리를 둘러싼 도시 풍경은 우리가 합의하고 만들어 낸 약속의 결과물이다. 그 풍경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좀 더 나은 방법을 찾아서 규칙을 만들고 실천하고 호오를 말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한건축사신문은 우리를 둘러싼 도시 환경의 변화 추이를 따라가며 현 시점에서 필요한 건축적 섬세함을 고민하려 한다.

정부가 2018년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과 서울 일부 근교의 부동산 폭등에 따른 주택 공급 물 량 확보를 위해서다. 일각에서는 3기 신도시의 우선 과제로 서울과의 접근성을 위한 교통망 개선 확보를 꼽는다. 그에 반해 경기도 차원의 자족기능용지의 수급과 도입 기능 관리를 위한 정책 방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1·2기 신도시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침상도시화를 방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3기 신 도시 조성 정책이 도시의 자족기능 확대, 교통대책 선수립 등을 목표하고 있지만 지구별 자족기능 특화 방안, 기업유치 전략 등 구체적인 계획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경기연구원은 ‘경기도 대규모 개발 사업지구 자족기능용지 관리방안’ 보고서(이하 보고서)를 통해 3기 신도시의 자족기능용지 관리를 위한 경기도 차원의 고려 사항과 차별화 방안 등을 제시한다.

3기 신도시는 남양주 왕숙, 인천 계양, 하남 교산, 부천 대장, 고양 창릉, 광명 시흥, 의왕 군포, 화성 진안, 김포 한강2가 후보지로 선정돼 본격적으로 추진이 시작됐다. 보고서는 3기 신도시가 앞선 1·2기 신 도시와는 다른 자족기능용지를 적용해 나갈 것을 제안한다. 1기 신도시의 경우 주택 위주로 정주환경이 조성되고, 업무·상업 중심의 생활적 자족기능의 성격이 강했다. 2기 신도시는 산업시설용지를 확보했으나 자족기능용지 활성화 측면에서는 입지 특성에 따라 지구별 차이를 보인다.

3기 신도시의 자족기능용지 면적은 전체 평균 11.2%로, 그 중 실질적 산업용지 면적은 9.5%로 집계돼 2기 신도시보다 비중이 높다. 다만 2기 신도시 자족기능용지의 산업기능 입지가 미진한 시점에서 3기 신도시 자족기능용지의 대규모 공급은 수급 불균형에 따른 지역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우려했다.

경기도 개발사업 내 자족기능용지 계획(단위:만㎡, 개). (자료=경기연구원)
경기도 개발사업 내 자족기능용지 계획(단위:만㎡, 개). (자료=경기연구원)

또한 3기 신도시 자족기능용지는 첨단산업 유치와 기업·창업을 지원하는 형태다. 이는 2기 신도시의 입지 특성과 도입기능이 중복될 우려가 있다. 지구별로 세부 유치업종에는 차이가 있지만 판교, 광교 신도시와 같이 지식기반서비스업과 첨단 산업 중심의 기업·연구기관을 유치하기 위해 전반적으로 2기 신도시와 유사한 도입 기능을 제시하고 있다. 하남 교산, 과천지구는 인공 지능, 바이오산업 유치로 2기 신도 시와 도입 기능이 유사하다. 남양주 왕숙, 고양 창릉, 부천 대장지구도 첨단·신산업 유치와 스타트업 육성 형태의 2기 신도시와 유사한 계획을 제시했다. 3기 신도시 입지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개발사업의 특성을 분석한 뒤, 입지 특성에 따른 도입기능의 제시가 필요한 이유로 꼽힌다.

경기도 자족기능 관련 용지 살펴보니

2022년 기준으로 경기도에서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곳은 총 204 개 지구다. 그중 자족기능용지 물량이 있는 곳은 123개 지구로 비율은 전체 약 28.9%다. 전체 자족기 능용지의 81.25%는 산업단지, 13.3% 공공주택, 5%가 도시개발사업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의 택지 및 공공주택사업 내 자족기능용지는 3기 신도시와 같은 대규모 공공주택개발사업에 공급물량이 높다. 또 특정 산업을 전략적으로 유치하는 대규모 도시 개발사업에서 자족기능용지가 집중됐다. 대표적인 것이 고양방송영상밸리, 일산테크노밸리, 용인플랫폼시티, 광명유통단지, 남양주양정역 세권복합단지 등이다. 이러한 특정 도시개발사업지구는 3기 신도시와 인접해 있어 준공 시기에 따른 공급 물량과 유치 업종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말한다.

더불어 자족기능용지 관리를 위한 선결과제를 제안했다. 우선 경기도 내 지역별 산업입지 여건의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 3기 신도시와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는 경기도 및 인천시 지역에 13개 지구가 조성됐다. 대부분의 사업지구에서 도시 자족성 확보를 목표를 추진한다.

다만 경기도는 지역별 위치에 따라 각종 규제로 인한 기업 입지에 제한이 있다. 규제가 적용되는 동부·북부지역에는 이미 입지한 산업체 등으로 인해 사업기반이 약하고 기업입지의 선호도가 적다. 과밀억제권역 역시 기업 입지 제한 요소로 작용한다. 때문에 산업기반이 약한 지역에서 신도시와 자족 기능용지를 공급하는 것은 수요 부 족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해당 지역의 기업입지 여건과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권역별 산업용지 공급량과 산업입지 수요에 차이가 큰 만큼 경기도 차원에서 조정이 필요하다. 특히 서울에 집중된 지식기반서비스 기능을 분산시킬 수 있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덧붙인다. 아울러 경기도 권역별 관리 방향의 수립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산업기반이 다른 각 권역별 여건을 고려해 특화산업의 강화, 성장산업의 보강, 취약산업의 보완 및 육성 등 도입기능과 유치 업종의 전략적인 검토를 당부했다.

경기도 권역별 산업 특성 및 관리 방향 (자료=경기연구원)
경기도 권역별 산업 특성 및 관리 방향(자료=경기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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