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리포트] 건축공간연구원 ‘공공건축 설계공모 당선안 변경에 대한 발주자와 설계자의 인식’

건축 설계공모 이후 생산과정을 모니터링하고 그 특성을 파악한 연구보고서가 나와 관심을 끈다. 2019년부터 설계공모 의무적용 대상이 설계비 1억 원 이상 건축물로 확대되어 연간 1,000건 이상의 공공건축 설계공모가 시행되는 가운데, 당선안 변경에 대한 발주자와 설계자 인식을 조사한 결과, 두 주체 모두 설계변경 방지책으로 사업 초기 기획 내실화가 필요하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당선 원안 구현이라는 제도의 기본 원칙에 대해선 입장 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축공간연구원은 817공공건축 설계공모 당선안 변경에 대한 발주자와 설계자의 인식연구 보고서를 내놓았다. 설계공모 제도가 도입된 이후 그 기본 원칙에 부합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공공건축 사업에 참여 경험이 있는 발주자와 설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다.

보고서상 설계공모 이후 당선안 변경 실태에 따르면, 설계 단계에서 계획(설계안) 변경이 있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과반이 넘는 73.9%로 나타났다. 변경내용은 마감재, 창호 등 입면(63.4%), 연면적(규모)(54.9%), 프로그램 구성(42.7%), 용도(41.7%), 대지 위치 또는 범위(19.4%) 순이었다.

설계단계 세부 계획 항목별 변경 발생 비율(자료=건축공간연구원)
설계단계 세부 계획 항목별 변경 발생 비율(자료=건축공간연구원)

 


공사단계에서 계획(설계안) 변경이 있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44.1%였다. 마감재·창호 등 입면이 변경된 비율이 63.3%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프로그램 구성(24.5%), 연면적(23.4%) 등의 변경이 뒤를 이었다.

설계단계에서 당선안 계획(설계안) 변경이 발생되는 주요 요인은 예산 문제다. 발주자와 설계자 모두 공사비 고려와 같은 예산 관련 사항을 설계변경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당선안 변경 최소화를 위해선 설계자는 설계공모 이후 설계안 지위 확보를 위한 제도적 방안 마련과 더불어 사업 의도를 반영한 설계공모 지침서와 과업지시서 마련을 중요하게 인식했다.

설계단계 계획 변경을 야기하는 요인(자료=건축공간연구원)
설계단계 계획 변경을 야기하는 요인(자료=건축공간연구원)

설계공모 취지 달성을 위한 중요사항에는 발주자·설계자의 역량 및 전문성이 꼽혔다. 설계자는 특히 사업의 일관성, 관리자의 전문성을 중요하게 인식했다. 발주기관의 의사결정이 과업 범위와 방향, 계획 변경의 필요 또는 추가 과업의 발생 여부 등 예산·인력의 투입과 관련된 중요사항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 밖에 효율적인 공공건축 사업 관리를 위한 절차 간소화·일원화, 공무원 순환보직제의 한계, 최저가 공사 낙찰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설계공모 이후 공공건축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변경에 대한 발주자와 설계자의 인식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당선안의 불합리한 변경 경험에 대한 체감도 측면에선 발주자는 계획변경을 당선 원안을 최적의 안으로 보완해 나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이해한 반면, 당선안 지위 확보 방안 마련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 설계자는 원안 변경 자체를 불합리하다고 인식했다. 다만, 설계, 공사 단계의 예산·기간 변경 최소화를 위해 발주자와 설계자 모두 사업 초기 기획의 내실화 필요성을 중요하게 인식했다.

발주자와 설계자 인식 특성 종합(자료=건축공간연구원)
발주자와 설계자 인식 특성 종합(자료=건축공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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