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영 건축사(사진=이세영 건축사)
이세영 건축사(사진=이세영 건축사)

몇 해 전부터 지구촌 곳곳에서는 기록적인 폭우와 폭염 또는 폭설이 내리는가 하면, 작년 겨울에는 스위스 스키장들이 눈이 없어서 개장을 못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됐다. 내심 단순한 기상이변이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는데 이번 여름 ‘우기’를 접하고, 또 역사상 최고기온이었다는 6월과 7·8월 폭염을 경험하고 나니 기후변화가 정말 위험한 수준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지구 온난화’ 시대가 종말하고 ‘지구 열대화’ 시대의 개막을 몸소 체감하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 

이번 여름을 겪으면서 단열설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단열설계기준은 2008년 ‘건축물의 에너지절약설계기준’이 제정되면서 그에 따라 적용하고 있고, 2012년 개정을 통해 대폭 강화 이후에는 경미하게 강화되는 경향을 보이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필자는 직간접 건축적 경험을 통해 단열적용이나, 강우에 대비한 우수처리 계획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하고 설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단독주택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하며 패시브 인증주택, 또는 그 기준에 준한 설계를 하고 완성된 주택의 건축주들이 열에너지 이용 측면에서 상당히 만족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에너지 이용량은 이전 주택보다 확연히 줄어들고, 외부의 더위와 추위에도 내부 온도의 적정을 유지할 수 있으니 그런 듯 하다.

설계를 의뢰하시는 분들도 단열재의 종류와 두께를 어떻게 적용할지, 창호 접합부 등 이질재의 접합에서 열교를 줄이기 위해 어떻게 시공해야 되는지 등에 대해 관심과 문의가 많고, 함께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창호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짧은 주기로 신규아파트로 이사를 다니게 되면서 창호를 직접 겪은 바로는 확실히 로이유리가 단열 및 결로현상에 유리함을 알게 되었다. 이중창으로 1)외부 일반복층+내부 로이복층 2)외부 일반복층+내부 일반복층 3)외부 로이복층+내부 로이복층의 3가지 경우를 경험해 봤는데 2)번의 경우가 겨울철 남쪽창 외부 유리에도 결로가 생기는 등 가장 좋지 않았고 3)번 창호가 가장 좋았다. 

단열설계기준이 제로에너지건물을 목표로 꾸준히 강화되고 있지만, 그 기준에 맞춘 설계보다는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위해 기준의 2.5배 이상 시공시(개인 경험치임)에 높은 만족감을 느꼈다.

단열재가 두꺼워지면 외벽의 두께가 두꺼워지고, 시공기술 및 재료가 뒷받침되어져야 하는 등 단열재 비용추가 외에 다른 비용도 발생되는 문제가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현재도 시공가능한 공법이 다양하게 있고, 기술개발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기후변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탄소배출 등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외에 “기후 변화에 적응하는 건축물 계획 및 설계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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