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교수
이동흡 교수(사진=이동흡 교수)

인간은 자연과 접촉 없이는 살 수 없고 자연을 가까이 두면 긍정적인 마음이 생긴다. 이를 두고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는 “자연은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자연은 기쁨에서 기쁨으로 이어지며 우리 마음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남긴다.”1) 라고 했다.

인간에게 없으면 안 될 필수 요소가 자연이다. 하지만 실내에서 90% 이상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현대인들은 자연과 접할 기회가 점차 줄어들면서 자연 결핍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 자연을 직접 체험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머릿속에 끌고 들어오는 방법은 없는지 고민이 필요하다. 바로 건축이 해결해야 할 분야라고 생각한다. 

목재의 경우는 그 무늬의 패턴이 대자연의 에너지가 쌓여서 만들어진 산물로 동심원 모양으로 나타난다. 자연의 변화에 맞추어서 동일 방향으로 움직이는 나이테가 여러 개가 중첩되어 있다. 그 이미지를 인식하기 위해 뇌의 뉴런 신경세포가 선에 집중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2)

뇌는 곡선과 윤곽을 따라가고,3) 그리고 더 긴 곡선 패턴을 구별하기 위해 짧은 선의 부분 사슬로 나누어서 연결하고 있다.4) 이러한 패턴 조건은 자연에서 자주 발생한다. 우리의 뇌는 이러한 패턴을 생물의 형태를 연상시키는 바이오모픽(biomorphic)으로 해독한다.5) 또한 옹이, 색, 명암, 그리고 다른 표면에서 나타나는 특징들은 우리의 지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감각적 경험들은 목재가 자연이라고 인식하는 반응을 확실하게 만든다.6)

목재 바이오모픽의 비밀(자료=이동흡 교수)
목재 바이오모픽의 비밀(자료=이동흡 교수)

다시 요약하면 목재의 연륜과 무늿결, 옹이는 자기 유사성과 순환성이 계속되며 전체 구조가 자연을 닮은 살아있는 유기체를 연상시키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목재를 생물형태와 유사한 바이오모픽으로 간주한다. 그것이 촉각, 후각, 시각을 통해서든, 뇌는 무의식적으로 목재를 생명과 자연으로 연결시킨다. 그리고 이용자의 행복을 추구하는 편안한 반응으로 이끈다. 목재로 만든 물건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음에도 목재 자체를 자연의 일부로 여기고 있는 이유이다. 

목재가 있는 공간에서는 자연을 만났을 때 느끼는 감정과 유사한 신체적 반응을 가져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혈압과 심박수 감소, 따뜻함에 대한 인식, 그리고 생물과의 연관성 등… 생리적, 심리적으로 달콤한 감각이 나오도록 유도하는 건축재료이다. 건강한 환경을 만드는 따뜻하고, 편안함을 느끼도록 하는 자연스러운 재료이다. 여기에 목재에는 다른 재료보다 아름답고, 자연스럽고, 스트레스 해소로 마음을 치유하는 도덕적 기능도 갖추고 있다. 

자연결핍증 해소의 수단으로 실내에 자연을 끌어들일 수 있는 가장 인기 있는 재료가 목재이다. 특히 목재 기반 건설 시스템은 환경, 인간의 편안함, 지속 가능성과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다. 목재는 건강상 혜택과 시대를 초월한 미적 가치 외에도, 촉각, 후각 또는 시각적 경험을 통해서 많은 다른 기능적 혜택을 제공한다. 세계적으로 탄소 회계, 삶의 질 향상 및 건축 경제 회복에 목조건축의 기대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1) https://www.brainyquote.com/quotes/william_wordsworth_147031
2) Hubel, D. H., & Wiesel, T. N. (1968). Receptive fields and functional architecture of monkey striate cortex. Journal of Physiology, 195, 215-243, as cited in Gilbert, C. D. (2014). Intermediate-level visual processing and visual primitives (Chapter 27). In Kandel, E. R., Schwartz, J. H., Jessell, T. M., Siegelbaum, S. A., Hudspeth, A. J., & Mack, S. (Eds.). Principles of neural science (5th ed.). McGraw Hill.
3) Li, W., & Gilbert, C. D. (2002). Global contour saliency and local colinear interactions. Journal of Neurophysiology, 88, 2846-56. https://doi.org/10.1152/jn.00289.2002
4) Li, W., Piech, V., & Gilbert, C. D. (2008). Learning to link visual contours. Neuron, 57, 442-451. https://doi.org/10.1016/j.neuron.2007.12.011
5) Albright, T. D., & Stoner, G. R. (2002). Contextual influences on visual processing. Annual Review of Neuroscience, 25, 339-379. https://doi.org/10.1146/annurev.neuro.25.112701.142900
6) Vessel, E. A., personal communication in 2012, while at New York University Center for Brain Imag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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