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 최근 제주교육청 설계공모서 심사위원 사전접촉 비위 행위로 심사위원회 재구성
제주, ①비공개심사에서 공개심사로 전환 ②‘도외 인사’ 포함 심사위원풀 다양화 ③유튜브 생중계 등 설계공모 선진화 개선 노력
지속적인 심사 모니터링 및 공정성 확보방안 실행뿐 아니라
설계공모 제대로 작동하려면 심사위원 공정성·투명성 노력 있어야

제3대 제주도총괄건축가 선은수 건축사(주.종합건축사사무소 선건축). (사진=선은수 건축사)
제3대 제주도총괄건축가 선은수 건축사 · (주)종합건축사사무소 선건축(사진=선은수 건축사)

최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공고한 한 설계공모에서 심사위원 사전접촉 비위 행위 제보가 이뤄져, 결국 심사위원회가 재구성된 일이 있었다. 지난 227일 공고된 제주도 서귀포여고 그린스마트스쿨설계공모 당선작 선정 과정에서 참여사가 심사위원 사전접촉 등 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가 하락하고 공공건축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며 심사위원 사전접촉 등 설계공모 폐단이 심각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제주 사례처럼 모든 심사위원들이 응모자의 사전접촉 시도가 이뤄질 때 발주기관에 신고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면 응모자들도 로비보다는 심사장에서 작품으로 경쟁하는 풍토가 자리 잡을 수 있다. 제주총괄건축가 선은수 건축사로부터 어찌된 일인지 자세한 설명과, 이에 대한 생각,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Q. 최근 제주도 서귀포여고 그린스마트스쿨설계공모 심사 관련하여 심사위원 3인의 사전접촉이 있다고 발언해 심사위원회를 재구성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이 어떻게 되는지요.

서귀포여고 그린스마트스쿨 조성사업 설계공모는 제주특별자치도 교육청이 서귀포시 호근동에 기존 교사동을 해체하고 새로운 그린스마트학교로 신축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설계비 99천만 원, 지하 1, 지하 4, 연면적 10,000규모입니다. 지난 20233월에 응모접수를 마감하여 38개 업체가 참가 등록했으며, 5월 최종 마감 결과 13개 업체가 접수했습니다.

기술검토와 1·2차 작품심사를 거쳐 최종 당선작을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1차 작품심사 전 일부 심사위원으로부터 사전접촉 시도가 있어 심사위원 회피를 해야 하지 않냐 라는 문의가 있어 전체 심사위원을 대상으로 사전접촉이 있었는지 제보 요청한 결과 총 7명의 심사위원 중 3명의 심사위원으로부터 사전접촉 관련한 직·간접적인 시도가 있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확인 결과 총 13개 업체 중 6개 업체가 직·간접적으로 사전접촉한 사실이 확인되어 3명의 심사위원 동의 하에 확인서를 받았습니다. 이후 발주처 및 공공건축가 운영협의체가 모여 향후 처리방침을 논의했고, 기존 심사위원으로 심사를 진행하는 것은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여 새로운 심사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새로운 심사위원회에서 6개 업체의 처리방안을 논의한 결과 공모지침을 위반한 게 명백하므로 실격 처리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Q. 공공 설계공모 심사위원을 대상으로 한 로비가 심해졌다는 의견이 많은 가운데, 이번 사례가 현 세태에 경종을 울리는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향후 제주 공정 설계공모를 위한 후속 방안이 있을지요.

그동안 설계공모 심사에서 공공연히 있어왔던 로비행태가 지속 발생해도 심사위원과 참가자 사이의 학연·지연 등의 이유로 쉬쉬하고 넘어갔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주특별자치도는 공공건축가제도가 시행된 이후로 여타 시도보다 공정성·투명성을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왔습니다. 그 효과로 많은 건축사들이 공모에 참여해왔습니다. 그 결과 훌륭한 공공건축물들이 선정되어 제주공공건축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앞으로 심사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들을 찾고 이번 사례와 같이 심사위원들의 자발적인 제보를 이끌어내 제주의 설계공모 문화를 개선해 나갈 계획입니다.

Q. 제주 설계공모제 운영 관련한 제주만의 강점이 있는지, 또한 제주총괄건축가로서 제안사항이 있으시다면.

제주는 20202월부터 도입된 총괄·공공건축가 제도를 통해 투명하고 공정한 심사운영과 보다 많은 훌륭한 건축사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설계공모운영 개선안을 마련했습니다. 주요 내용으로는 비공개심사에서 공개심사로 전환한 것을 비롯해 발표 기회를 제공하고, 도내 대학교수 중심으로 구성되었던 심사위원을 총괄건축가와 운영협의체에서 추천한 도외 및 도내 전문 인력으로 확대 개편한 것입니다. 최근에는 대한건축사협회, 한국건축가협회, 대한건축학회가 참여하는 심사위원 선정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해 심사위원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또한 디지털 심사장을 구축해 유튜브 생중계해 누구나 심사과정을 확인할 수 있게 했습니다. 발표자는 블라인드 발표를 하도록 개선하고, 기술검토에 따른 참가자에게 소명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불필요한 논쟁이 벌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심사결과에 여러 잡음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좀 더 면밀한 개선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바라는 점은 설계공모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심사위원으로 선정되신 분들의 공정성·투명성을 위한 노력이 있어야만 한다는 점입니다.

Q. 제주 공공 건축 발전을 위해 추진 중인 사항이나 계획이 있으시다면.

그동안 공공건축가 1, 2기 운영을 통해 짧은 시간이지만 적지 않은 성과들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공공건축물 발주와 관련해 공공건축가가 사전검토·자문·기획에 참여해 사업예산의 적정성, 사업의 체계적인 추진 및 효율적인 예산집행을 유도해 좀 더 합리적이고 내실 있는 공공건축물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주특별자치도 공간환경 전략계획을 마쳤고, 도시의 유휴공간을 찾아내어 시민의 공공공간으로 제안하기 위한 공공성지도 1·2·3을 진행했습니다. 앞으로도 해당 사업을 지속 추진할 계획입니다. 또한 실제로 집행 중인 도시계획 및 토목사업에 대한 제안도 적극적으로 해 그동안 당연시했던 토건사업들의 패러다임도 바꾸어 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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