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도윤 건축사 [사진=허도윤 건축사]
허도윤 건축사(사진=허도윤 건축사)

필자가 건축사사무소를 개설하고 가장 힘들어 했던 점은, 일이 없는 것보다 사무실을 혼자 사용하는 것이었다. 운영에 대한 부담보다 한 공간에 혼자 있다는 것, 일에 대해 논의할 동료가 없다는 것에서 오는 외로움과 쓸쓸함이 더 힘들게 느껴졌다. 소속감과 동료의 중요성을 새삼 알았고, 저녁에 동료와 같이 술 한 잔 하는 즐거움이 그리울 때가 많았다. 최근 20대가 일하지 않고 쉬는 비율이 증가한다는 뉴스를 듣고 놀랐다. 구직활동도 하지 않으면서, 쉬고 있는 청년이 50만 명에 육박한다고 한다.

쉬는 이유가 양질의 일자리가 없거나 정신적으로 충전시간이 필요해서 또는 조직생활의 두려움 때문이라고 한다. 필자는 청년들의 공백 기간이 짧았으면 좋겠고, 일을 통해 보람을 찾기 바라는 마음으로 쉬고 있는 청년들에게 3가지를 당부하고 싶다. 

첫 번째는 일을 대하는 성실한 태도이다. 전공과 관련 있건 없건, 단순한 일이든 자기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대해 성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실해야 만족감과 성취감이 생겨 그 일에 없던 애정도 생기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관계, 계획, 미래 등에 있어 완벽함에 대한 환상을 버리라는 것이다. 먼저 완벽한 관계는 세상에 없다. 우리는 회사에서 상사와 항상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를 바란다. 필자가 경험한 바로는 관계에는 기복이 있다. 좋을 때도 있고, 이견이 있어서 어색할 때도 있으며, 때론 안 좋을 때도 있다. 그런 과정에서 서로 알아가고 신뢰가 쌓이는 것이지 항상 상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환상이다.

그리고 완벽한 계획. 미래 또한 없다. 필자는 고민이 있을 때 산책하면서 문제의 답을 구하곤 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하천과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인간과 자연의 불안전한 요소를 찾고, 머릿속에 있는 완벽한 계획과 미래를 수정하고 조절했다. 완벽한 계획은 변화 가능한 요소로 치환해야 유연한 사고가 가능하다.  

세 번째는 다양한 경험은 자기를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자신을 알아야 적성에 맞는 일을 찾을 수 있고 찾는 데는 시간과 비용이 든다. 그러므로 포기하고 포기하는 과정을 ‘허비’라고 생각하지 말자.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좋은 직업도 자신 자신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적으로 도전하면 자신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을 수 있다.  

이런 조언이 개인의 문제로 한정한 것 같기도 하지만, 먼저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노력해야 하지 않겠는가. 모든 청년이 하루하루 알찬 하루를 보내기 바라며 오늘도 파이팅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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