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 우두동 자리 잡은 춘천 시민 건강 지원 시설
1층 높이 여러 집이 자연스럽게 모여있는 형상
설계한 심재군 건축사 “자연과 사람 그리고 문화 있는 시설 구상”

해마다 전국 각 지역에서는 그 지역에서 새로 지어진 건축물 중 탁월한 작품을 선정해 건축상을 수여한다. 심사위원들의 경탄을 자아내며 시기마다 건축문화를 선도했던 작품들은 주변 환경과 함께 잘 숨 쉬고 있을까? 대한건축사신문은 역대 수상작들을 다시 찾아 그 건축물들의 현재 모습을 살피고 설계를 담당했던 건축사와 건축주의 이야기를 듣는 기획을 마련했다. 스물네 번째 작품은 2022 강원건축문화상 대상 수상작 춘천시 건강생활지원센터이다.

춘천시 건강생활지원센터(설계자=심재군 건축사 · (주)더드림 종합건축사사무소, 사진=심재군 건축사)
춘천시 건강생활지원센터(설계자=심재군 건축사 · (주)더드림 종합건축사사무소, 사진=심재군 건축사)

건강생활지원센터. 이 이름에 아직 생소한 이들이 적지 않겠지만 어느새 우리 생활 속에 자리 잡은 공공기관 중 하나다. ‘건강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 즉 건강은 특별히 어딘가 아플 때만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 일상에서 함께 챙기는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만들어졌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누리집에 공개한 건강생활지원센터정의를 보면, “주민참여와 지역자원 협력을 통해 주민들의 건강한 생활을 관리·지원하는 소생활권 중심의 건강증진 기능 특화 지역보건의료기관을 의미한다. 다른 어떤 곳보다도 주민 속으로가장 잘 파고들어 자리 잡아야 하는 공공기관이다.


2022 강원건축문화상 대상 수상작 춘천시 건강생활지원센터는 이러한 건강생활지원센터의 설립 취지를 너무나 잘 구현한 건축물이다. 일단 건축물의 첫인상이라 할 수 있는 외관부터 그렇다. 설계자 심재군 건축사(.더드림 종합건축사사무소)주위 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지붕의 수평적 반복과 변화를 통해 리듬감을 부여해, 전통건축 기와집의 중첩된 이미지를 현대화된 디자인으로 구현했다마음의 안식처로 마을 단위의 촌락을 형상화했다고 설명했다. 심 건축사의 설명처럼, 춘천시 우두동에 자리 잡은 센터는 최근 건축됐음에도 마치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주변 환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1층 높이의 여러 집들이 모여있는 형상의 센터를 보면 위화감을 느끼려 해도 그러기가 힘들다.

센터 주변에는 높아야 2층 높이의 주택이 대다수이며, 마을 사람들은 주로 논 일과 밭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간다. 춘천 도심과 거리가 멀지 않아 도시의 여러 혜택도 받는 준() 도시화 된 마을이라고 할 수 있다.

건축사는 이런 특성에 맞춰 지역 시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모든 시설을 1층으로 배치했다. 그리고 실외 건강사업을 할 수 있도록 행복마당, 중정 마당, 텃밭 마당, 야외 행사마당 등을 계획했다.

기존 보건소의 경우 건강검진과 상담 등 개인별 과업 중심으로 공간을 배치해야 했다면 건강생활지원센터는 공동체를 이뤄 함께 실외 활동을 통해 아직 생기지 않은 건강 문제를 예방하는 목적도 수행해야 하기에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건축물 내부 천장에는 전통 건축의 서까래와 편백나무를 지붕면에 맞게 배치해, 센터 직원들 건강도 배려하고, 이들이 편한 분위기 속에서 근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했다.

2020년 설계공모 당시 주무를 맡았던 춘천시 서영례 정책담당자는 심재군 건축사님께서 설계 당시 적극적으로 시와 소통해,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멋진 건축물이 완성됐다개소 이후 빠르게 지역사회에 센터가 뿌리내리고 취지대로 춘천 시민의 건강 관리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민선화 춘천시 건강생활지원센터장도 센터는 지난해 6월 개소 이후 설립 취지대로 잘 이용되고 있다. 하루에 600명 정도가 센터를 찾고, 요가, 라인댄스, 필라테스, 줌바댄스 등과 요리교실, 비만운동교실, 근력운동교실 여러 프로그램이 잘 진행되고 있다센터를 찾는 분들도 의도에 맞게 잘 지어진 건축물이라고 하신다. 주민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설계자 심재군 건축사와의 일문일답이다.

심재군 건축사와의 일문일답

심재군 건축사 · (주)더드림 종합건축사사무소(사진=심재군 건축사)
심재군 건축사 · (주)더드림 종합건축사사무소(사진=심재군 건축사)

Q. 이 건축물을 설계하시게 된 과정과 설계 과정에서 특히 염두에 뒀던 점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춘천시 건강생활지원센터는 춘천시 우두동(우두하리길 21)에 자리 잡았습니다. 2019년 보건복지부 공모사업에 춘천시가 선정돼 본격 추진됐으며, 2020년 설계공모를 통해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되어 설계하게 됐습니다.


공모지침에는 지상 2층으로 설계하라고 나왔지만. 공공성·접근성을 높이고 준공 후 유지관리비를 절감하기 위해서 엘리베이터가 없는 1층으로 제안했는데 심사위원들이 좋게 평가해 주셔서 당선됐던 것 같습니다.

춘천시 건강생활지원센터는 지역의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지역주민들의 건강한 생활을 관리하고 지원하는 소생활권 중심의 건강증진 기능 특화 주민참여형 지역보건의료기관이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여성과 어린이의 건강증진과 장애인 재활 특화사업을 중심으로 만성질환 예방관리, 신체활동, 영양, 금연, 절주, 어린이건강체험관 운영 등을 추진합니다. 전문가로부터 건강상담과 통합 건강증진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만성질환 예방을 위한 요리실습과 장애인 기관·단체를 대상으로 한 재활 프로그램이 이뤄지고 직장인과 농한기 농민들을 위한 사업도 추진합니다.

건축물 디자인은 향촌, 즉 시골의 마을처럼 다정다감하고, 고향의 푸근한 마음을 느낄 수 있고, 자연과 사람 그리고 문화가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Q. (앞 질문에서의) 염두에 뒀던 점을 어떻게 구현하셨는지요?

건축물 중심에 있는 중정을 통하여 사계절 자연의 변화를 느끼면서 사람들이 모이고 소통하는 것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디자인 개념으로 주위 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지붕의 수평적 반복과 변화의 리듬감 부여로, 전통 건축 기와집의 중첩된 이미지를 현대화된 디자인으로 구현했습니다. 또한 집의 전형적인 마음의 안식처로서 마을 단위의 촌락을 형상화해 형태에 이미지를 부여했습니다.

Q. 설계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우선 공모에 임할 때, 큰 사무실에서 퇴직한 뒤 혼자 설계를 구상하고 마무리까지 해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쉽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공공건축물이 확보된 공사비가 여유롭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디자인 의도대로 준공까지 발주처, 시공자, 감리자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완성된 건축물을 구현하는 작업이 한편으로는 재미있고 한편으로는 어려웠습니다.

Q. 건축설계를 시작하면서 가진 건축적 지향점이 있다면?

모든 디자인은 자연에서 시작하여 자연으로 끝난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건축, 자연과 융화되는 건축, 자연과 하나 될 수 있는 건축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또한 우리나라 전통건축 공간을 접목하려고 시도하고 있고요.

Q. 그 지향점을 이 작품에 잘 반영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 그렇게 생각합니다. 중정을 통하여 사계절 변화하는 자연을 느끼고, 낮은 전통 담장을 통해, 마당의 개념인 전통 건축의 공간감과 고향의 친근감을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지역 주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모든 시설을 1층으로 배치했고, 사람들이 모이고, 접촉하고 소통하며 실외 건강사업을 할 수 있는 중정 마당, 행복마당, 텃밭 마당, 야외 행사마당 등 다양한 규모로 실외 건강사업 마당을 계획했습니다.

Q. 이번 수상이 건축사님에게 어떤 의미인지?

서울 큰 규모 사무실에서 남의 이름으로 25년 설계하다가 퇴직 후 개업해 처음으로 제 이름으로 설계한 첫 작품입니다. 제 설계철학과 가치관이 잘 반영된 설계입니다.

Q. 근래 들어 관심을 두고 있거나 설계에 적용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자연 건축과 전통 건축에 관심이 있고, 고향 춘천의 자연환경에 더욱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춘천의 미래 먹거리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춘천시가 살 길은 강과 산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잘 보존하고, 문화도시로서 관광산업으로 향후 먹거리를 꼭 만들어가야 한다는 철학으로, 춘천시가 사람’, ‘자연’, ‘건축도시가 어우러져 사람 냄새나는 도시가 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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