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계를 하나로 묶어줄 대한건축사협회 의무가입의 시행 시점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일부 이견을 가지는 분들도 있겠지만, 건축사들이 의견을 모으고 건축계가 옳은 길을 가기 위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한건축사협회는 협회가입 관련 설명회 등을 통해 신규 회원들의 의문사항을 해결하고 돕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제는 모든 분들이 함께 할 수 있기에 우리 주변의 문제점들을 함께 찾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빠르게 나아질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민간대가 기준이 2009년 폐지된 후 공공건축 대비 5분의 1 수준의 민간대가는 지금 우리의 건축문화가 발전하는 데 발목을 붙잡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직업으로서 건축설계 분야는 어렵고 급여가 적은 업종으로 인식하게 만들었고, 5년간 교육을 받은 후 전공을 살려 취업하는 인원이 절반도 되지 않게 만들었다. 물론 적절한 설계 대가를 받고 있는 건축사님들도 있겠지만, 민간대가 기준의 부재와 덤핑수주 경쟁이 건축 전반적인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민간대가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근시일 내로 본격화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설계과정의 정상화’다. 원래부터 공공건축의 설계과정과 동일한 수준의 설계 도서를 작성하고 있는 건축사들도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기본설계도서에 준하는 도서만 작성되고 도면의 부족한 부분은 현장에서 임의로 결정되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부족한 설계도서는 시공과정의 공사비 증액과 분쟁으로 이어지기 쉬웠고 설계업무 대가를 절감한 것의 몇 배만큼의 비용이 더 필요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민간대가 기준 확립은 설계 품질의 향상을 통한 건축문화의 창달로 이어져 건축주가 부담한 비용에 대한 서비스로 이어져야 한다.

건축사들도 업무에 대한 충분한 소득을 추구해야 하겠지만, 건축사보에 대한 처우개선으로도 이어져야 한다. 5년제 건축학과를 졸업한 건축사보는 높은 수준의 지적 노동을 하고 있으나 4년제 졸업자의 전체 평균임금과 비교해 그에 못 미치는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다. 좋은 작품을 설계하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이유나, 수련과정이라는 이유로 넉넉하지 않은 비용을 지급하기보다는 이들도 전문가라는 의미로 충분한 비용을 지급할 수 있는 여건이 되기를 바란다. 지금의 건축사는 모두 이전의 건축사보였고 이들과 함께 우리의 업무가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축사 헌장에 표현된 건축사의 업무와 사명에는 생활공간과 환경의 개선의 역할, 건축물의 질적 향상 등에 앞서서, ‘창의력을 발휘하여 건축문화 창달에 이바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태까지 건축문화를 고민할 수 있을 만큼 우리는 충분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대가기준이 마련되고 지켜지도록 하는 노력과 함께, 우리가 만들어낸 결과물에 그만큼 더 많은 노력이 담기기를 바란다. 그것이 건축사로서 우리가 일하는 이유이며 건축문화 창달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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