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주 건축사(사진=고영주 건축사)
고영주 건축사(사진=고영주 건축사)

건축은 다변화되는 환경을 반영한다지만 최근의 우리의 환경은 시시각각 다양하게 변화하는 양과 속도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지금 이 순간에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 지금 이 순간 유효한가에 대한 의문마저 든다. 특히 개인의 모바일은 전문조직의 제한적이던 정보조차도 다양하게 공유되며, 이미지는 취사선택되고, 개인은 더욱 폐쇄적이지만 그 안에서도 확장된 범위의 열린 커뮤니티를 공유한다, 공공의 영역은 열린 공간을 만들어 나아가지만 그 안의 커뮤니티를 이루어가는 단위는 더욱 개인화되는 것 같다.

코로나19를 겪은 최근 몇 년 사이 우리 사회는 다양한 변화를 경험하게 되었으며, 이는 우리 일상의 생활 방식들에 많은 변화를 만들어냈다. 늘 생각하던 공간의 방식은 그 쓰임을 달리하거나, 확대되거나 혹은 변주되거나 완전 다른 형식의 공간들이 만나 또 다른 기능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불협화음이 협화음을 만들어내는 격이다.

모바일 기기를 통한 일상의 변화를 넘어 우리의 일상적인 환경에도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한때 디자인 거리로 조성되었던 장소들은 지역의 오랜 동네나 골목길에 밀려나는 듯해 보인다. 옛것에 새것이 입혀져 오히려 새것은 옛것이 되고 옛것은 새것이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무언가를 하나로 정의하거나 제안하기가 쉽지 않다. 이는 앞서 말했던 환경의 변화에 이유가 있는 듯하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어 가는 환경에서 내가 하고 있는 건축의 일을 무엇으로 규정하고 제안하는 것 차제가 이제는 변화되어 가는 환경과 마주하는 듯하다.

한때 다양한 자료조사를 통해 건축주와 공유하던 내용들은 몇몇 플랫폼의 이미지들로 대체 대거나 취사선택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과정의 시간은 압축되고, 경향이나 트렌드란 이름으로 어떤 류를 반복하는 듯해 보이기도 한다. 건축사사무소는 좋은 건축을 위한 디자인을 통해 도시의 환경을 만들어 나아간다고 생각되지만 이 또한 쉽지는 않다.

건축은 다양한 환경에 변화를 맞아 거기에 따라 진화되거나 변화되어 왔다. 한때는 그렇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이제는 유효하지 않거나 다르게 이야기되어 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도 늘 변화하지 않는 것들이 존재한다. 그것은 건축은 공간 안에서 사람들이 공유하고 소통하는 장소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다양한 플랫폼과 tv 프로그램을 통해 건축문화의 테두리는 이제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플랫폼에서 다루어지며, 이야기 나누고 공유된다. 특정한 조직의 문화에서 벗어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영역으로 변화되어 가는 듯하다. 몇 년 사이 급속도로 변화되어 가는 상황에서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조건은 더욱 좋아져 가는 듯해 보인다. 이는 건축사들에게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 문화라는 큰 틀이 아니더라도 건축이 가지는 가치를 건축주에게 좀 더 편안하게 전달하고 공유할 수 있을 것 같다.

변화되는 환경은 건축사들에 국한된 영역을 넘어 다양한 존재가치를 요구한다, 이 또한 시장변화에 따르는 건축사의 존재가치의 변화인 것이다. 경계는 확장되고 공유되어가는 환경에서 건축사의 문화적인 범위 또한 넓혀지고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변화되는 혹은 다가올 변화에 대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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