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빅테이터, 로봇 공학 등의 기술이 융합되며 초 연결 시대가 도래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이 기술들은 일상의 많은 부분에 변화를 가져왔다. 그중 데이터는 모든 산업에서 필수 요소로 각광받고 있다. 광범위한 데이터의 활용은 건축 설계 과정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 것으로 기대를 받는다. 한양대학교 건축학부 전한종 교수는 일상에서 만들어지는 수많은 데이터 중 뇌파 데이터(EEG)를 활용한 건축 설계 방안을 연구 중이다. 전한종 교수는 이를 EEG 기반의 감성 건축으로 명명하며 “생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설계가 가능할 수 있다”고 말한다. EEG 기반의 감성 건축이 무엇이며 건축 설계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주요 강연 내용을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한다. 

Q. ‘EEG 기반의 감성 건축’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AI로 대변되는 새로운 시대에 건축사가 무엇을 생각해야 할지를 주제로 제안을 받았습니다. 고민 끝에 2017년부터 집중적으로 연구 중인 분야인 뇌파와 건축을 연결한 ‘감성 건축’을 주제로 삼았습니다. 감성(Emotion)은 사람이 뇌를 거쳐 표출하는 심리‧생리적 반응입니다. 감정(Feeling)과 다르죠. 

EEG(Eletroencephalgram)는 뇌파 데이터를 말합니다. 뇌파 데이터가 유의미해진 건 산업 발달과 연관 있습니다. 기술 진보의 특징은 데이터의 무한 증가, 네트워크의 폭발적 성장, 컴퓨팅 파워의 무한확장, 인공지능의 일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인간의 생체 데이터를 수집하고 해석하는 감성 컴퓨팅 기술도 발전 중입니다. 인간의 감정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기 위함이죠. 산업과 기술 발달로 사람과 인터넷 혹은 기계와 연결되는 게 일반적인 상황이 되었으니까요.

수많은 생체 데이터 중에서 뇌에서 발생하는 EEG를 활용해 감정을 분석하고, 이를 해석해 디자인에 반영하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다시 말해, 생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 맞춤형 설계가 가능해진다는 것이죠. EEG 기반의 감성 건축은 사용자 감성 데이터의 패턴을 규명하고, 감성 모델을 구축해 이를 활용한 건축 디자인 방법 개발을 제안하는 연구입니다. 

Q. 급격한 변화 속에서 건축 설계 역시 전환점을 맞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건축 설계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 보십니까?

데이터 기반의 설계가 미래 설계 환경의 모습이라고 봅니다. 사용자의 빅데이터 패턴을 찾고, 그 패턴을 기반으로 하는 설계 말입니다. 저는 건축 설계를 서비스 산업으로 봅니다. 건축사는 누군가의 요구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니까요. 아무리 커뮤니케이션에 능한 건축사라도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대화가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원하는 만큼 능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럴 때 빅데이터가 역할을 할 수 있죠. 앞서 말씀드렸듯이, 생체 데이터 중 EEG를 활용해 감정을 분석하고, BCI(Brain Computer Interface) 기술을 활용해 감정 상태를 해석한 뒤 디자인에 반영하는 일이 가능해졌습니다. 감성 건축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이 건축물과 건축 공간을 인지하고 인식하는 감성을 이해해 이를 건축 설계로 구현하는 것입니다. 

Q. EEG 기반의 감성 건축으로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최종 목표는 EEG 기반의 설계 지원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뇌파 데이터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감성 건축 평가 모델을 개발한 뒤 설계 지원이 가능한 모바일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는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뇌파를 주제로 2017년과 2019년에 이어 2022년에도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2022년도부터는 ‘감성 건축을 위한 EEG 기반 측정 플랫폼 개발’을 주제로 연구를 지속하고 있고요. 이 연구는 물리적 환경이 인간에게 미치는 생리학‧신경과학적 영향을 생체 데이터로 파악하고, 이로 얻어진 과학 데이터를 건축 디자인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궁극적으로 감성 건축 모바일 플랫폼 기술로 사용자 맞춤형 건축 설계 개발 방향을 제시하려 합니다. 또한 인간 중심 건축설계 활성화 및 기술 향상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생체 데이터 기반 인간 감성 연구의 학문적 발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