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KIRA 신입 회원에게 듣는다 – 최규선 건축사(광주광역시건축사회)

10년 계획 통해 ‘건축사’ 자격 취득, 사무소 개소 목표 이뤄
“미래 건축사업계는 전문성 기반한 경쟁 체제로 개편될 것”

신진건축사들은 꿈이자 목표인 건축사 자격을 취득하고, 협회 가입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학부졸업, 실무수련, 수험생 생활, 그리고 창업까지 모두가 쉽지 않은 선택의 연속이고, 지난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본지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코너인 신입회원에게 듣는다는 긴 시간의 노력 끝에, 사무소 개소에 성공한 건축사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삶의 에피소드와 더불어 창업기 등 동료이자 선후배가 될 이들을 조명함으로써 활력 넘치는 업계 분위기 조성에 기여하고, 소속감과 연대의 가치를 공고히 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편집자주>

최규선 건축사 · 제일건축사사무소(사진=최규선 건축사)
최규선 건축사 · 제일건축사사무소(사진=최규선 건축사)

“목표의식이 있어야 성과를 창출할 수 있더군요. 과정이 쉽지 않더라도 미래 나의 모습을 그리며 정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최규선 건축사(제일건축사사무소)는 10년 계획을 통해 건축사의 꿈을 이뤘고, 앞으로의 10년 후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의무가입단체인 대한건축사협회가 건축사들의 울타리가 된 만큼, 업계 진입 과정에서부터 협회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전하며, 이를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를 만나, 업계 입문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건축사사무소 개소 소감과 그에 따른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소개를 부탁합니다.

처음 건축사사무소에 취업했던 것이 2010년이었는데요. 입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열린 워크숍에서, ‘5년, 10년, 20년 후 나의 모습’에 대해 생각해보라는 주제가 던져졌습니다. 많은 고민이 되더라고요.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주제라는 점에서 특히 그랬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10년 후 나의 모습만 겨우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제출했던 메시지는 ‘10년 후 건축사 자격을 획득해 건축사사무소를 개소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목표가 없었던 삶에 새로운 꿈이 만들어진 순간이었습니다. 시간은 흘러 그로부터 정확히 10년 후인 2019년 건축사 자격을 얻게 됩니다. 저는 이제 다시 10년 후의 나의 모습을 생각합니다. 메시지는 간단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건축사사무소를 만들어보자’입니다. 그래서 건축사사무소명도 제일건축사사무소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게 될 앞으로의 10년이 기대됩니다.

Q. 건축사로서 어떤 꿈과 비전이 있는지, 또 의무가입이 올해를 기해 완성되는데 건축사협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요즘 사회 전반적으로 공통된 화두는 환경인 것 같습니다. 자동차도 친환경 전기차 시대로 빠르게 접어들고 있고, 신발과 옷도 재생소재를 활용한 제품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니까요.

건축분야도 다르지 않습니다. 친환경 설계를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건축물 탄소중립 사업, 제로에너지건축물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고 봅니다. 이는 설계공모의 지침에서도 나타납니다.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에너지와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며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죠. 이에 더해 기존 건축물들도 친환경 건축물로 리모델링 하는 등 변화를 위한 시도가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건축을 위해서 건축사로서 환경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이와 같은 비전을 경쟁력으로 삼고자 합니다.

건축사협회는 의무가입 시행을 통해 모든 건축사들의 울타리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앞으로 좀 더 건축사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협력을 도모하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를 회원들 모두가 기대할 것입니다.

한편으로 다양한 체계를 만드는 일에도 집중해주면 좋겠습니다. 이를 테면 ‘대가기준 확립’,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배움터’, ‘건축사 업무 가이드라인’, ‘부당한 대우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법률자문’ 등의 기준을 만들어주면 아직은 업계에 대해 학습이 되지 않은 신입회원들에게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이런 기준과 가이드가 있다면 기존 건축사들과의 갈등을 줄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최규선 건축사는 고유의 전문성에 더해 사용자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있다. 사진은 대학 리모델링 프로젝트 전경. (사진=최규선 건축사)
최규선 건축사는 고유의 전문성에 더해 사용자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있다. 사진은 대학 리모델링 프로젝트 전경(사진=최규선 건축사)

Q. 실제 업계에 몸담으면서 느낀 애로사항이나 건축사 업무 시 불편사항 등 제도 개선사항을 제시한다면?

건축사 자격 취득 후 개소를 하면 대부분 1인 사무소로 시작합니다. 때문에 혼자서 일을 만들고, 해나가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있는 것이죠. 설계 대가를 정하는 일조차 버거웠고, 고객들의 기획업무 무료 요청에는 난감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이런 부분이 신입 건축사 입장에서 불편하고, 도움이 절실한 영역입니다. 공공업무 입찰과 실시설계에 대한 가이드라인, 설계 대가 기준 확립, 무료 기획업무의 근절 방법 등에 대한 자세한 기준을 만들어 신입 건축사가 업무 능력 개발과 발전에 온전히 매진할 수 있는 여건을 협회가 조성해줬으면 합니다. 아울러 협회가 제공하는 ‘건축사 개업을 위한 A~Z’ 매뉴얼 같은 것들이 있다면 막연하게 창업을 준비 중인 건축사에게는 가뭄 속에 단비를 만난 듯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선·후배, 동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인지요?

건축사도 자기PR이 필요한 시대인 것 같습니다. 건축사 배출이 많아지고, 덩달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건축주들이 건축사들의 경쟁을 부추기기도 합니다. 그렇게 가격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죠. 장기적으로 보면 가격경쟁은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할 것입니다.

핵심은 건축사 각자의 전문성에 기인한 경쟁이 옳다는 것이죠. 여기서 자기PR을 통한 고객과의 접점 확대는 필요해 보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경험을 쌓고 있는지, 최신 기술과 트렌드는 활용하고 있는지, 또 건축 공사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동반하는지 등과 같은 내용입니다. 저는 이런 노하우나 전문성을 피력해 나가는 것이 건축사업계의 동반성장을 불러 올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최근 건축주나 고객들 성향도 무조건 낮은 가격보다는 내가 맡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건축사사무소를 찾는 쪽으로 바뀌는 것 같습니다.

전문성을 추구하며 노력하고 정진하는 건축사가 깨어 있는 건축주를 만날 수 있는 날이 곧 도래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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