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야말로 상상을 현실로 구현하는 꿈의 설계자라고 생각합니다. 상상만 하던 집이 현실이 되도록 건축주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집의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그 공간만이 가지는 가치를 담아내는 역할을 하죠. 생각을 나누면서 이상적인 집을 만들어가는 게 건축사의 역할이니까요. 그만큼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실제로 건물을 사용할 분들의 생활패턴도 확인하고 사소한 이야기에도 집중하는 편입니다. 설계 이후엔 시공과 자재 선택에 있어서도 전문가와 의견도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있습니다.”

원승연 건축사(건축사사무소 나우원)는 건축사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공간의 의미를 담아내며, 누군가가 바랐던 이상향을 직접 만들어가는 일에 가치를 만들어 가는 원승연 건축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건축사 사무소 개소 소감과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소개를 부탁합니다. 

사무소를 개소한 지 일 년여가 지났습니다. 사무소명은 여러 가지 마음을 지금도 기억하자는 의미를 담아 NOW를 넣었습니다. 어렴풋이 기억하는 건축에 대한 마음은 유년 시절의 일입니다. 제가 건축을 하기 전이었는데요. 아버지께서 땅에 건물을 지었는데 그 건물이 불법행위로 철거 명령을 받았습니다. 어린 마음에도 건물은 건축 행위 다음에 지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무소를 개소했던 마음, 건축주와 상담하고 계약했던 그 마음 등을 기억하고 싶었습니다. 개소 당시에 다짐했던 ‘진정성 있게 행동하고 건축주와 진심을 나누자’는 마음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Q. 건축사로서 어떤 꿈과 비전이 있는지, 또 의무 가입이 올해를 기해 완성 되는데 건축사협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소개 해주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건축사야말로 종합 예술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현재 대다수의 건축물이 획일적인 주거용 공동 주택에 치중되는 게 다소 안타깝습니다. 어느 시대를 보더라도 한 시대의 문화적 아이콘 같은 건축물이 있습니다. 예술적 가치와 시대적 흐름을 담은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건축물을 설계하는 한 사람으로 남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건축사협회가 우리 건축문화의 제자리를 찾고, 더 나은 건축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뜻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건축사이자 회원의 한 사람으로, 건축이 종합 예술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려 합니다.  

Q. 실제 업계에 몸담으면서 느낀 애로사항이나 건축사 업무 시 불편사항 등 제도적 개선점을 제시한다면? 

안타깝게도 최근 건설 사고가 연달아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국내 건축법이 이전보다 더 많은 규제와 제약을 받을 것 같습니다. 현재도 각 단계별로 처리해야 하는 행정 업무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고, 그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각기 다른 행정 부서와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저는 건축사, 건축주, 행정 부서 등이 모두 만족할 만한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건축사와 행정 부서가 협력해 현행보다 단순화된 시스템과 원스톱 서비스가 마련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선·후배 등 동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이 있을까요? 

코로나는 우리 사회의 많은 구조를 빠르게 변화시켰습니다. 건축도 포스트 코로나 이후에 많은 변화를 맞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코로나가 빈부 격차를 가속화한 만큼 건축사사무소 역시 규모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소규모 사무소나 1인 건축사는 상생하고 협력하며 방향성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 방법 중 하나로 여러 세대의 건축사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제가 최근에 30대, 40대, 50대 건축사가 소속된 사무소 3곳과 함께 공유 프로젝트와 공모 등을 함께 진행했습니다. 세대별로 느끼는 생각과 정보를 공유해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가는 과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려운 경제적 상황 속에서도 선배 건축사의 경험과 후배 건축사의 패기와 열정으로 헤쳐 나가는 희망의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