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KIRA 신입 회원에게 듣는다 – 김상현 건축사(대구광역시건축사회)
오랜 교직생활 후 건축사업계 입문…“ESG·공정경쟁 통한 상생의 길 걸을 것”

신진건축사들은 꿈이자 목표인 건축사 자격을 취득하고, 협회 가입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학부졸업, 실무수련, 수험생 생활, 그리고 창업까지 모두가 쉽지 않은 선택의 연속이고, 지난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본지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코너인 ‘신입회원에게 듣는다’는 노력의 시간 끝에, 사무소 개소에 성공한 건축사들을 만나는 시간으로 구성된다. 삶의 에피소드와 더불어 창업기 등 동료이자 선후배가 될 이들을 조명함으로써 활력 넘치는 업계, 소속감과 연대의 가치를 공고히 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건축사는 주어진 일에 이름을 걸어야 하고, 마땅한 책임도 질 줄 알아야 한다.” 김상현 건축사는 대학 재학시절 은사님으로부터 들었던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 건축사사무소 명칭도 ‘김상현건축사사무소’로 작명하고, ESG 경영으로 고객만족을, 공정경쟁을 통해 업계 상생의 가치를 실천해 나가고 있다. 오랫동안 교직생활을 하다가 건축사로서의 인생 2막을 설계하고 있는 김상현 건축사를 통해 신입회원으로서의 고충 등 입문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김상현 건축사 · 김상현건축사사무소(사진=김상현 건축사)
김상현 건축사 · 김상현건축사사무소(사진=김상현 건축사)

Q. 건축사사무소 개소 소감과 개소에 따른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소개를 부탁합니다.

1988년 대학교수로 임용 이후 최근까지 교직생활을 이어왔습니다. 물론 실무수련 경험과 1991년 건축사 자격도 획득한 상태였죠. 건축사사무소 개업 꿈은 항상 가지고 있었던 터라 재직 중인 대학의 마스터플랜과 주요 시설물을 기획하고, 설계 업무를 추진하면서 건축사사무소들과 협업을 진행하는 등 실무적인 감각을 잃지 않으려 노력 했었습니다.

늦은 나이에 건축사사무소를 개소한다는 점 때문인지 주변 지인들의 걱정과 우려가 있었습니다. 비례해 격려해주신 분들도 많았고요. 특히 제자들이 지역건축사회의 든든한 선배들로 거듭나 있어 멘토와 멘티가 바뀌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어려운 홀로서기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조력자들이 되어 있습니다. 지난 3월이죠. 대구광역시건축사회 정기총회에서는 신입회원으로 축하를 받는 자리에 섰습니다. 이 자리에는 마침 또 다른 제자들도 3명이나 있더군요. (웃음) 이제는 그들과 함께 강단이 아닌 실무를 하는 건축사로서의 역량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건축사로서 어떤 꿈과 비전이 있는지, 또 의무가입이 올해를 기해 완성되는데 건축사협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우리나라 많은 수의 국민들은 실내에서 20시간 이상을 보낸다고 합니다. 1943년 윈스턴 처칠은 “We shape our buildings; thereafter they shape us”라는 말로 공간이 우리 사람의 감정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했습니다. 학계에서도 공간에 대한 사람들의 경험과 기억은 저마다 다르지만 좋은 경험과 기억은 사람을 성장시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건축사로서 저의 꿈과 비전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ESG 경영을 통한 친환경적이고, 고객만족과 공정경쟁을 통한 설계를 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입니다. 나아가 건축주와 함께 고민하고, 공감하며 좋은 삶의 기억을 담아낼 수 있는 작업을 펼쳐 나가고자 합니다.

지난 2022년 협회 의무가입이 시행되고, 올 8월이 되면 결실을 맺게 됩니다. 대한민국 건축사 모두를 회원으로 하는 명실상부한 대한건축사협회가 되는 것이죠. 쉽지 않은 난관을 극복하고 의무가입이 완성되는 만큼 모든 건축사들이 협회를 축으로 힘을 모아 건축사 권익보호와 대외적으로는 공적 역할 강화에 매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 지역건축사회 단위의 건축사 커뮤니티 활성화로 소속감을 고취해 나가는 것도 연대를 위한 주춧돌을 쌓는 의미 있는 발걸음이 될 것입니다.

 

김상현 건축사는 캠퍼스 시설 설계에 다수 참여했다. 사진은 영진전문대학교 글로벌 캠퍼스 인제니움관(사진=김상현 건축사)
김상현 건축사는 캠퍼스 시설 설계에 다수 참여했다. 사진은 영진전문대학교 글로벌 캠퍼스 인제니움관(사진=김상현 건축사)

Q. 업계에 몸담으면서 느낀 애로사항이나 건축사 업무 시 불편사항 등 제도적 개선점을 제시하신다면?

오랫동안 실무에서 떠나 있었다보니 가장 큰 어려움은 건축 관련 업무 프로세스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자주 바뀌는 건축 법령과 담당 공무원들의 법령해석이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바와 달라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신입회원들이 참고할 수 있는 매뉴얼북 등이 마련된다면 고충을 덜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합니다.

연장선상에서 학부시절 미국 AIA의 ‘ARCHITECTURAL GRAPHIC STANDARDS’와 ‘TIME-SAVER STANDARDS’시리즈를 보며 공부했는데, 대학 졸업 후 40여 년이 흘렀지만 국내에는 아직 KOREAN STANDARDS(가칭)의 출간 소식이 없어 아쉽습니다. 학생들이나 실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STANDARDS와 건축사들이 항상 가까이 두고 휴대할 수 있는 핸드북의 필요성에 대해 함께 고민해 봤으면 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선·후배, 동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이 있을까요?

캠퍼스 시설에 대한 신축·증축·리모델링, 대구경북영어마을 설계에 참여했고, 중고등학교 교육기획가로 활동하는 등 교육시설 관련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사전기획과 설계에 참여해 학생들을 위한 양질의 교육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을 전개해볼 계획입니다. 또 한옥 전문인력 양성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한옥설계와 보급에도 참여하고 싶습니다.

건축 설계 환경은 1980년대 CAD 도입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대학 재직 당시 CAD를 교육과정에 도입해 다가올 설계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경험을 가진 저로서는 이제 BIM 환경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건축사 대부분이 CAD를 사용하는 것처럼 멀지 않은 미래에는 BIM이 곧 CAD와 같은 위치에 서리라 확신합니다. 변화하는 설계 환경에 적극 대응하고 대비해 건축사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협력할 부분이 있다면 함께 하고자 하며, 학부생으로 교수님에게 받았던 가르침과, 그리고 후학을 양성하며 강조했던 부분들을 거울삼아, 귀감이 될 수 있는 건축사, 또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프로젝트들을 수행해 나가고자 합니다.

저작권자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