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교수(사진=이동흡 교수)
이동흡 교수(사진=이동흡 교수)

도쿄올림픽 스타디움을 설계한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사 쿠마켄코(隈研吾)는 20세기 건축을 콘크리트 상자에 사람을 채워 넣고 그 상자를 점점 더 크게 만들어가는 시대로 표현했다.1) 슬림화와 환경 파괴, 전염병, 범죄 등등... 많은 사람을 제한된 도시 면적에 안전하게 수용하는데 급급했던 사회라 할 수 있다. 도시 유지를 위해 건물은 만들었다가 부수고 또 새로 만드는 스크랩 엔드 빌드(scrap & build)가 필연적인 사회가 되었다. 건축물은 미리 부순다는 전제에서 출발하였고, 집은 인간이 사는 대상이라기보다는 매매의 대상이 되었다.

(자료=이동흡 교수)
(자료=이동흡 교수)

이 때문에 자연이나 그곳에 사는 생물, 사람과는 괴리감의 골이 깊어지게 되었다. 다소 자극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으나, 건축물은 자연과의 관계를 멀리 때어놓는 속물근성의 사회 전유물이 되고 있다. 

정신분석학자이자 사회심리학자인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생명이나 생명 시스템에 대한 사랑을 biophilia(녹색갈증)2)이라고 표현했다. 최근 과학계에서는 자연에서 보내는 시간이 건강과 행복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보고가 광범위하게 연구되고 있다. 바로 자연의 생리적, 심리적 이점을 실내 환경에 통합하는 바이오필릭 설계(biophilic design)3) 이다. 그런데 이러한 자연 연결 설계에는 규범적인 목록이 없다. 목재는 이러한 요소를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따라서 자연과 연결된 사려 깊은 건축 환경에는 목재 이용이 수반되어야 함은 필연적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생물 회귀본능의 심리를 목조건축 활성화 방안에 접목하여 건설 부문의 온실가스감축목표(NDC) 감축 정책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니까 바이오필릭 설계를 통해 인간과 자연 사이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인간과 자연 공동체에 대한 관계와 책임감을 목조건축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있다. 현재 목재는 철이나 콘크리트의 전문성에 비하면 문턱이 너무 낮지만, 구조용직교집성판(CLT)이나 집성재 등을 이용한 고층 목조빌딩의 개발로 그 기술격차를 줄여가고 있다. 건축계에서는 지역 사회와 의사 결정자들에게 녹색갈증과 바이오필릭 디자인의 중요성을 정책적으로 뒷받침 받을 수 있도록 적극성을 가졌으면 한다.

연구에 따르면 단순히 창문으로 자연을 조망하는 것이 수술 후 입원 기간 단축4), 재활 센터 환자의 이완 유도5), 사무실 직원의 편안함 수준 향상6)과 같은 상당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실내 식물의 존재는 또한 사무실 환경에서의 인지 기능 향상7), 병원에서의 통증에 대한 내성 증가8), 혈압과 심박수 감소9)와 같은 이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호부터 이와 관련된 내용을 여러 차례 나누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1) https://event.rakuten.co.jp/area/japan/woodchange/columns/column_8
2) Fromm, E. The Heart of Man. (Harper & Row., 1964).
3) https://findingnature.org.uk/2021/06/21/nature-connectedness-and-biophilic-design
4) Ulrich, R. S. View through a window may influence recovery from surgery. Science 224, 420–421 (1984).
5) Kjaersti Raanaas, R., Grindal Patil, G. & Hartig, T. Health benefits of a view of nature through the window: a quasi-experimental study of patients in a residential rehabilitation centre. Clinical Rehabilitation 26, 21–32 (2011).
6) Aries, M. B. C., Veitch, J. A. & Newsham, G. R. Windows, view and office characteristics predict physical and psychological discomfort. Journal of Environmental Psychology 30, 533–541 (2010).
7) Kjaersti Raanaas, R., Evensen, K. H., Rich, D., Sjostrom, G. & Patil, G. Benefits of indoor plants on attention capacity in an office setting. Journal of Environmental Psychology 31, 99–105 (2011).
8) Park, S. H., Mattson, R. H. & Kim, E. Pain tolerance effects of ornamental plants in a simulated hospital patient room. Acta Horticulturae 639, 241–247 (2004).
9) Park, S. H. & Mattson, R. H. Effects of flowering and foliage plants in hospital rooms on patients recovering from abdominal surgery. HortTechnology 1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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