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흔 건축사 · 소명건축사사무소 디딤돌(사진=이상흔 건축사)
이상흔 건축사 · 건축사사무소 디딤돌(사진=이상흔 건축사)

‘일할 사람 없나요’는 2017년 건축사신문이 게재한 기사제목이다. 사실 이 같은 인력난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해묵은 과제라 하기에도 너무 오래 묵혀온 것이 사실이다. 또 건축설계 인력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신규 채용을 해보면 길어도 1년 또는 3~4개월이면 그만 두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건축에 관심이 없는 것인지, 학교에서 배운 건축학의 꿈과 현실의 업무가 동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그것도 아니면 적응이 어려운 것인지.

부푼 꿈을 펼치기엔 현실과 상이한 부분이 많다는 점은 인정한다. 필자 또한 그랬으니까, 특히 소규모 사무실에선 더욱 그럴 것이란 생각이 든다.

많은 업무가 한 두 명의 손에 쥐어지다 보니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려 적응 못하고 이직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 짐작한다. 그래서인지 경력자를 구하는 것은 하늘에 별 따기보다 어려운 현실이다.

구인 광고를 여러 사이트에 올려도 보고, 선후배 등 건축설계 지인들에게도 문의하지만 경력자를 못 구해서 주어진 일을 못하는 현실이고, 용역업체에 맡기고 있다며 되레 하소연을 들어줘야 하는 입장에 놓이기도 한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지, 원인은 무엇인지, 근본적인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책을 강구하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을지도 모를 일이다.

점차 소규모 운영시스템으로의 전환과 함께 과도한 업무, 그로 인한 스트레스로 건강은 악화되고, 그렇게 건축사에게 주어진 사명감마저 약화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건축사헌장에서 제시한 조형창작 예술인으로서 창의력을 발휘해 건축문화 창달에 이바지하고, 국민의 쾌적한 생활공간과 환경개선 업무를 성실히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현재도 매년 건축 관련 법률은 개정되고 있고, 안전 및 해체 관련 업무는 강화되는데 모든 업무를 조력자 없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마땅한 대안이 떠오르지 않는다. 종합적으로 보면 하루에도 몇 번이고 사무실 운영을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 들 수밖에 없다. 

생존과 건축사의 번영을 목표한다면 지금부터라도 업계 인력 유입과 양성에 대한 고민과 대책강구를 위해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저작권자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