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교수(사진=이동흡 교수)
이동흡 교수(사진=이동흡 교수)

현재 전 세계 건물의 바닥 면적은 약 2,230억 제곱미터이고, 글로벌 탄소 발자국의 약 40%를 건물이 차지하고 있다. 2060년이 되면 이 수치는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 전망된다. 향후 40년 동안 세계 건설의 예상되는 성장은 34일마다 뉴욕시 전체 탄소 발자국이 하나씩 늘어나는 정도이다.1)
그동안 건축은 건물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 왔다. 에너지 효율이 높아지면 환경도 저절로 좋아진다는 착각의 늪에 빠져 있었다.

이 착각은 체화탄소(embodied carbon)를 배출량으로 간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체화탄소는 건물 건설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로, 재료의 추출, 운반, 제조 등을 포함한다. 앞으로 10년 안에 체화탄소는 건설된 새 건물의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74%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건축사의 설계와 계획 그리고 건설 시공을 통해 체화탄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선 탄소 중립 표준을 충족하도록 건물 설계 방법을 변경해야 한다. 미국건축사협회(American Institute of Architects)는 이러한 사명을 지원하기 위해 건축사, 디자인 전문가, 시민들에게 탄소 중립, 탄력적이고 건강하면서 공정하고 공평한 건축 환경을 달성하도록 요청하고 있다.2)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심정으로 풀어나가고 있다고 한다. 

최근 대안으로 매스팀버(Mass Timber)가 주목받고 있다. 이유로 ①목재는 생물학적 탄소순환의 반복으로 얻는 녹색 순환형 재생산의 재료이므로 탄소발자국을 남기지 않는다. ②기존 콘크리트 건물 무게의 5분의 1 정도로 가볍지만 지진에 강하고, 그에 상응하는 기초공사비도 줄일 수 있다. ③다른 건설 방법보다 빠르고, 현장 주변 소음과 폐기물 생성을 줄여준다. ④화재 안전기준을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료=이동흡 교수)

이미 국제 건축 법규(IBC)에서는 고층 목조 건물을 2021년 업데이트했다. 매스팀버로 약 18층에 해당하는 82.2미터의 건물을 지을 수 있다. 이는 탄소 격리의 진정한 게임 체인저로 매스팀버의 잠재력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Markets and Markets™가 발표한 시장 조사3)에 따르면 전 세계 CLT 시장은 2021년 11억 달러에서 2027년 25억 달러로 매년 14.5%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2021년 매스팀버 보고서4)에서는 매스팀버 프로젝트가 2018년 100개 미만에서 2034년 2만5,000개 가까이 증가를 예상한다. 

국내 건물 부문도 이러한 매스팀버의 폭증 추세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는 없다. 조만간 다가올 매스팀버의 대량 수요에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데 현재 매스팀버는 국내 중소기업 1~2개 공장에서 소규모로 생산하고 있다. 그마저 수입 매스팀버와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한다. 일본의 경우는 지역에 산재해 있는 소규모 제재소 3~5개 공장을 조합한 목재 콤비나트를 통해 CLT나 구조용집성재(GLT) 제조용 라미나를 공급함으로 매스팀버 공장과 콤비나트 각각의 생산 효율을 높이고 있다.

그 효과로 탄소고정 기간을 늘려서 탄소중립에 기여하고, 목재의 부가가치 향상과 임업 종사자의 고용 창출, 국산재의 안정 공급망 확충과 가격경쟁력의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1)  https://blueprintforbetter.org/articles/architectures-carbon-problem
2) https://www.aia.org/landing-pages/6456754-zero-carbon
3) https://www.marketsandmarkets.com/PressReleases/cross-laminated-timber-clt.asp
4) https://www.masstimberreport.com/performance-ind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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