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말 공개된 오픈 AI의 챗GPT로 올해 시작부터 떠들썩하다. 현재 AI 기술의 발전은 무서울 정도로 급속히 진행되고 있으며, 그 변화 속도는 이전 1차 함수 그래프 기울기가 아닌 2∼3차 함수 그래프 기울기로 변해가는 중이다. AI가 빠르게 보편화되는 시대, 인간의 창의성이 위협받고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인간이 오랜 시간 갈고닦아 익혔던 기술들은 더 이상 무의미 해지고 있다.

대부분 건축사들은 과거에 딴 자격증 하나로 미래를 보장받기를 원했다. 그러나 과거 우위를 차지했던 기술이라 믿었던 것들은 너무나 쉽게 허들이 낮아졌다. 이제 인간보다 뛰어난 AI의 등장으로 상대적 우위에 있던 타 전문 직종도 미래를 보장받지 못한다. 창의성이 필요 없는 부분부터 AI 발전의 직격탄을 맞이할 것이다. 단순히 자격증으로 인해 주어졌던 업무들은 점점 사라질 것이다.

예전에는 사회변화에 따라 새롭게 교육받고 적응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앞으로의 현실은 장담하지 못한다. 이미 수많은 분야에서 정량화된 로직에 의해 답을 내놓고 있다. 건축도 예외는 아니다. 법적이고 산술적인 부분부터 잠식되는 중이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두려움과 낙오에 저항하지만, 19세기 러다이트운동의 노동자처럼 추락할 것이 뻔하다. 이런 흐름에 각종 프롭테크로 등장하는 건축계 역시 긴장해야 한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로톡에 대한 저항과 맞물려 공공재로서 법률서비스를 강화해 “나의 변호사”라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유사한 시장 상황에 놓여 있는 건축사들은 이를 주목해야 한다.

감성과 창의성이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하지만, AI는 감성의 영역에서도 활약하기 시작했다. 작년 8월 미국 콜로라도 주립박람회 미술대회의 디지털아트 부문에서 AI로 그린 ‘우주 오페라 극장’이라는 작품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AI는 이제 감성의 영역에서도 활약하기 시작했다. 미술, 음악, 글에서 이미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결과물을 빠른 시간 안에 보여주며 다양한 변주까지 쉽게 가능하다. 2만 6천명의 건축사는 과연 이 변화하는 미래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불안한 미래를 그냥 방치할 수 없다.

그렇다면 현재 인간이 할 수 있는 역할, 즉 종합적 사고와 판단의 해석을 더 강화해야 한다. 아직 AI의 성과물이 만족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장 구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큰 틀을 바라보는 거시적 정책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고도 생산성으로 전환되던 19세기 산업혁명으로 노동자가 사라지리라 했지만, 더 확장된 노동시장이 등장했다. 텔레비전이 영화를 없앨 거라 했지만, 영화는 생존했고, 이제는 전혀 새로운 OTT라는 서비스를 통해 확장되고 있다. 분명 건축도 그러하리라! 다만 철학과 창의력이 없는 생산에 의존하는 건축사는 존재하긴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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