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프리츠커상은 영국 건축사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Alan Chipperfield CH)가 수상했다.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파격적인 디자인이나 첨단 소재를 외벽에 사용하는 것보다 기존 건축과 자연 환경을 존중하는 등 절제된 건축을 선보여 왔다. 이러한 스타일로 인해 그는 각국의 공공 건축물 리모델링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아시아, 유럽, 북미 전역의 공공 건축부터 상업, 주거 건축에 이르기까지 100여개 이상의 작품을 설계했다.

프리츠커상 심사위원단은 “치퍼필드는 숙고된 설계 작업을 바탕으로 물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건축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다른 도시에서 즉각적으로 치퍼필드의 작품을 알아볼 수 없지만 각 상황에 맞게 특별히 설계된 다른 그의 건물을 볼 수 있다”며 “그의 건축 언어는 기본 설계 원칙과의 일관성 및 현지 문화에 대한 유연한 균형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치퍼필드는 “기후 변화와 사회적 불평등처럼 실존적 문제 해결을 위해 건축사가 기여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또한 “건축사는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드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다음 세대가 비전과 용기를 갖고, 책임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건축의 사회적 역할의 중요성을 역설해온 그는 2017년 Fundación RIA를 설립해, 스페인의 북서부의 갈리시아 지역 사회 발전에 힘쓰고 있다. Fundación RIA는 기후 변화 위기시대에 수 십 년 동안 생태계를 보존하고, 지역의 풍경‧농업‧생태‧토지 전통을 보존하는 방법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한편, 데이비드 치퍼필드의 대표작으로는 16세기 이탈리아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에 세워진 ‘프로쿠라티에 베키에’ 복원 리모델링, 19세기 중반에 지어졌다 2차 세계대전 때 파괴된 ‘독일 베를린 신 박물관’ 리모델링 등이 있다. 서울에 있는 아모레퍼시픽 본사도 그가 설계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