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교수(사진=이동흡 교수)
이동흡 교수(사진=이동흡 교수)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산림 국가로서 이제 목재 이용에 적합한 주벌기(주로 50년생)를 넘어 이용할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 그런데 산림의 나이 증가로 2008년 이후 연간 온실가스 순흡수량은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다. 산림자원은 풍부해도 탄소중립을 위한 산림흡수원으로 제 역할을 못 한다는 이야기다. 제구실을 찾자면 나이 든 목재는 벌채하고 그 땅에 새 묘목으로 갈아 심어야 이산화탄소 흡수력도 증가한다. 또한 목재로 이용하려면 용도에 적합한 타이밍에 벌채하여 활용해야 한다. 그 극복 사례로 대표적인 곳이 일본이다.

국산 목재를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의 내장재로 사용하면서 목재 자급률을 41.8%(2020년 기준)까지 끌어 올리며 고부가가치 모델로 제시하는 등 지속가능한 산림순환 경영의 모델이 되고 있다.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자원으로 목재가 주목받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목재에 의한 탄소고정이다. 목재 내에 고정된 탄소는 태우지 않는 한 대기 중으로 돌아가지 않으며 탄소를 목재 내에 계속 저장할 수 있다. 특히 건물을 지을 때 목재를 활용함으로써 콘크리트나 철 등의 재료에 비해 제조 및 가공에 들어가는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탄소를 건물 내에 고정할 수 있다. 이를 위한 국민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국산 목재제품(HWP)은 탄소저장고로서 감축이 인정되고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미국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1%를 산림 부문에서 상쇄하고, 그중 13%는 목재제품으로 충당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매스팀버를 이용한 고층 목조건축물이 도시마다 확산일로에 있다. 또 공공건축물을 목조로 축조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국가가 최근 늘어나고 있다. 

(자료=이동흡 교수)
(자료=이동흡 교수)

탄소저장 기능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 발생량과 흡수량을 균형 있게 하는 것이 ‘목재 활용에 의한 탄소중립’의 기본적인 사고방식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목재 활용을 통한 탄소중립과 산림의 다면적인 기능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다시 구축해야 한다.

일본 닛케이BP 종합연구소의 목재 비즈니스 최전선1)에서는 단기적인 수요증가보다 지속가능한 이익이 환원되는 구조가 있어야 산림 정비나 투자가 진행되어야 목재 수급 밸런스의 최적화, 생산성과 수율의 향상, 원목 가치의 최대화 등을 이룰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 목재 자급률이 낮으면 이러한 계획도 모두 꽝이다. 바로 우리나라의 목재 자급률은 16% 내외로 낮은 자급률이 발목을 잡고 있다. 또한 세계에서 4번째로 수입 목재를 많이 사용하는 국가라는 오명도 벗어버릴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외국산 목재에 의존하면 국내 공급망이 무너지면서 우리 산으로부터 경제 순환도 끊어진다는 점이다. 이러한 배경과 2050 탄소중립을 염두에 두고 국내 산림자원의 지속적인 활용을 고려해야 한다. 숲과 도시의 연관구조를 확립하고 산으로 돈이 돌아가는 구조를 구축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우리는 국토의 63%가 산림이다. 일터, 삶터, 쉼터에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숲과 도시를 이어주는 목조건축으로, 경제+기후위기+복지의 3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기지가 잘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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