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찬 건축사(사진=강영찬 건축사)
강영찬 건축사(사진=강영찬 건축사)

교수신문은 2022년의 사자성어로 과이불개(過而不改)를 뽑았다. 논어 ‘위령공 편’에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잘못이라 한다”라는 뜻으로 처음 등장한 사자성어다. 
잘못을 하면 고쳐야 한다. 국제적인 이슈로 어수선한 현재의 상황을 보고 힘들어져 가는 사회를 탓하기 보다는 우선 나부터 고쳐가야 할 것이다. 언제나 모든 일의 시작은 ‘나’이니까.
토끼해인 계묘년답게 토끼의 지혜를 빌려보자. 교토삼굴(狡兎三窟)이라 했던가. 꾀 많은 토끼는 훗날을 위해 굴을 3개씩 파 놓는다는 뜻이다.

건축사인 우리들도 더 어려워 질 수 있는 훗날을 위해 단단한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우선 사무실부터 새롭게 정리하며 개업할 당시의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보자. 청소하고, 오래된 서류를 정리하고, 화분을 놓고, 책상 위치만 바꾸어도 예전의 그 긴장감과 설레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변해가고 있는 건축 관련 법규를 정리하는 것도 잊지 말자. 그동안 익숙하지 않았던 드론이나 그래픽 TOOL을 포함하여 BIM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익혀 보자. 더 이상 남의 손을 빌리거나 답답해 할 때가 아니다. 언제든지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준비를 해 놓자는 것이다. 그러한 자신감이 생긴다면 제안공모처럼 간단한 제출물을 원하는 방식도 있으니 공모전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은 목표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과의 시간을 많이 갖는 것이다. 그동안 업무에 지쳐 가족에게 소홀했었다면 지금이 그 미안함을 채울 수 있는 기회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고 했던가. 어려운 시기일수록 가족의 소중함이 무엇보다 커지게 느껴진다. 
그리고 나를 위해서도 투자 하자. 힘겨웠던 시간을 잘 버티어 왔고, 앞으로도 꿋꿋하게 걸어가야 할 건강한 몸과 마음을 만들어 놓자. 땀을 흘리는 육체적인 운동과 더불어 다양한 독서를 통한 마음의 운동도 겸비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굴을 열심히 파놓다 보면 코로나19가 지나간 것처럼 지금의 힘겨운 터널도 끝이 보일 것이다. 그때 지금의 준비된 초심(初心)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면 그 당당함은 차고 넘칠 것이다. 그때를 위해 오늘의 나부터 바꾸어보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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