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전 국민 최대의 관심사였던 대선이 마무리됐다.

여야의 유력한 후보들이 불꽃튀는 경쟁 끝에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된 것이다. 우리가 지지를 했던 안했던 간에 5년간 국정의 책임을 지고 미래로 향하는 대통령의 통치철학과 그를 보좌하는 참모들의 행동에 따라서 한 시대의 국운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번 박근혜 당선자는 예전의 쓰라린 경험을 거울삼아 실현가능한 국정운영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하며,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대한건축사협회 회장 후보들도 대선 후보 못지않은 각오와 결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회원들이 바라는 협회장은 정관에 명시된 것처럼 ‘건축에 대한 국민의 이해증진과 쾌적한 도시 및 건축환경을 조성하게 하며, 건축문화 발전 및 건축기술의 향상과 미래건축에 대한 연구·지원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강화시킴은 물론 회원의 품위보전 및 권익증진과 친목을 도모하고 공익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기구’의 대표자인 것만은 결코 아니다. 한 마디로 줄여 말하면 “회원들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길을 찾아 등불을 밝히는 리더”가 필요한 것이다.

오늘도 8,500여 대부분의 회원들은 사무실을 운영해 나갈 일감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낮은 보수가 사회통념으로 자리잡고 있는 한 양질의 설계서비스를 제공하기 쉽지 않다. 이런 요인들이 반복되어 회원들의 살림살이는 점점 어렵게 되어가기만 한다. 업역을 넓혀도 수급이 맞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가 막막하기만 하다.

후보들은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것을 알고 있다면 당신은 회원들에게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공약으로 약속해야 할 것이다.

현행 대의원 간선제도에 의한 회장 선출방법은 비용과 효율면에서 우수했을지는 몰라도 회원들의 기대치와 눈높이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학연과 지연을 앞세워 일부 고문들의 상당한 입김에 당선된 회장이 당신의 소신대로 집행부을 구성하고 업무수행을 해 가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이 원초적인 제약요건 때문에 당선이후 취임 때부터 각종 난관에 부닥쳐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으로만 남을 뿐 또 2년의 세월이 흘러갔던 것이 오늘의 대한건축사협회 실정이었다.

이번 협회장 선거가 구태를 벗는 마지막 간선제이기를 기대하고 새로 선출된 당선자의 공약에서 업무집행 우선순위와 실천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본다. 회원을 위한 중장기적인 계획 수립과 단기집행계획을 명확히 하기바라며, 많은 회원들이 애로를 겪고 있는 간단한 사항부터 피부에 와 닿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그 일례로, 회원사의 최소의 비용에 의한 최대의 효율을 증대시키고 사회적인 건축의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건축설계지원제도를 제안한다. 우리가 생산해 내는 각양각색의 건축물은 계획설계를 거쳐 실시설계까지 복잡한 절차가 뒤따른다. 아무리 우수한 기본설계가 완성됐더라도 필요한 각종 디테일이 완성되지 않고 납품이 됐을 경우 공사 진행에 차질이 발생함은 물론 경제적 손실에 대한 시시비비가 뒤따르기도 한다.

이러한 디테일도면을 협회에서 회원사의 협조를 얻어 실비로 구입하고, 또 그것을 필요로 하는 회원들에게 최소한의 비용만 받아 건실하게 운영한다면 건축주에게 큰 신뢰를 쌓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설계비 정상화 또는 건축사의 위상강화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도면에 그칠 것이 아니고 시방서, 계약서 등에도 적극 활용한다면 회원들의 인력난과 경영난해소에 크게 도움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

끝으로, 무보수 명예직으로 건축사 회원들에게 봉사하고 희생하겠다는 후보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저작권자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