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익 건축사(사진=이재익 건축사)
이재익 건축사(사진=이재익 건축사)

건축은 실물 경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아주 밀접한 관계다. 특히 2023년 계묘년(癸卯年)은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혹독히 치르면서 여러 복합적인 악재들을 직면하게 되는 해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서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덩달아 올라 내수경기 침체뿐만 아니라 건설경기까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올해 건설경기 위축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만큼이나 어려운 상황이 예상되므로 우리 건축사들 스스로가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는 게 좋겠다.

다행히 지난해 9%대까지 치솟았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비)이 6%대 수준으로 되돌아오면서 뚜렷한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나타나고는 있다. 다만 근원 서비스 물가는 전년 대비 7.0% 상승하면서 전월(6.8%)보다 오히려 올라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남아있어 마음을 놓기엔 아직 이르다.

국내여건은 어떠한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3일 연 3.25%인 기준금리를 3.5%로 또다시 인상하면서 사상 처음 7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하였다. 기준금리는 대출금리와 연결되기 때문에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핵심 변수다.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 및 개인들의 대출 이자 부담이 상승하여 건설경기가 침체 되고 소비심리까지 급격히 위축된다. 최근에는 물가상승으로 인해 건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건설사들마저 이중고를 겪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급격히 얼어붙은 건설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기 위해 최근 규제 완화 정책(1.3 부동산 대책, 세제 완화 등)을 발표하는 등 경기 침체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정부의 규제 완화가 건설경기 및 내수경기 활성화로 이어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관건은 금리인데 올해에 당장 금리 인하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시중에 돈이 돌기엔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나마 기대해 볼 수 있는 낙관적인 시나리오는 올해에 금리는 정점을 찍고, 2024년 4월 총선을 전후해 전국적으로 지역 개발 공약이 쏟아지면서 점차적으로 건설경기가 활성화되는 것이다. 거기에다 금리까지 인하되어 준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럴 때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까? 

익숙하면서 시의적절한 세 가지의 고사성어를 실천해보면 어떨까 싶다. 유비무환(有備無患), 전화위복(轉禍爲福),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 바로 그것이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고 했고, 노력과 강인한 의지로 힘쓰면 불행을 행복으로 바꿀 수 있다고 했으며,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된다고 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듯이 각자가 지금의 위기를 잘 극복하고 내실을 다져 놓는다면 분명히 좋은 기회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니 건축사들 모두 파이팅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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