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영 건축사
양태영 건축사(사진=양태영 건축사)

소속 건축사사무소 이름이 ‘하’다. ‘하하’면 웃음소리로, ‘상’이면 높은 수준의 건축을 지향한다고 생각할 텐데, 달랑 ‘하’라는 한 글자만 있으니 이름의 연유를 묻는 경우가 많다. 재작년 가을 ‘공공거’(정미면 주민 다목적회관)로 2021 한국건축문화대상 신진건축사부문에서 수상했을 때도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 ‘하(HA)’는 ‘Honest Architects’의 이니셜을 따서 만든 말로 ‘정직한 건축사들’이라는 뜻이다. 건축과 정직함이 언뜻 바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다른 데 신경 쓰지 말고 우리가 건축을 처음 접했을 때 떠올린 건축의 본질을 정직하게 건축물 설계작업에 반영하자는 뜻으로 이름을 이렇게 정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정직한 건축’이란 올바르고 진정성 있는 공간을 만드는 건축을 말한다. 올바른 공간이란 우리의 설계로 만들어질 건축물을 이용할 분들과 그 공간이 들어선 지역을 고려해서 잘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을, 진정성 있는 공간이란 실제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거리감을 느끼지 않고 내 공간으로 인식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뜻한다.

그래서 ‘공공거’를 설계할 때도 정미면 주민들의 삶, 그리고 이 공간이 이분들에게 어떻게 이용될지를 한참 생각했다. 그리고 이 공간이 온전히 이분들의 공간이 될 방법을 고민했다. 

설계 과정에서는 농어촌 지역의 생활환경기반 및 편의복지시설이라는 본질에 충실해야 함을 잊지 않고, 이 본질 안에서 최대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물론 ‘건축’은 실물(實物)의 영역이고 ‘정직함’은 내면(內面)의 영역이기에, 건축물을 평가할 때, 설계를 맡은 건축사의 자세까지 수치화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우리 사무소 이름처럼 정직한 건축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면 건축물에도 내면의 가치를 담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게 내가 건축사로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글을 마치며, 어려운 시대에도 내면의 가치를 지키며 하루하루 뚜벅뚜벅 걸어가는 모든 건축사님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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