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교수
이동흡 교수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종합 학술지 네이처 2020년 12월호에 ‘Buildings as a Global carbon sink’(지구 탄소저장고로서의 빌딩)라는 논문이 게재되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후 시스템의 잠재적 위협으로부터 탄소중립과 같은 강력한 제재 수단이 기후위기를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까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포함하고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무기질 기반 건설 자재의 탄소배출 생산을 회피하고 탄소를 장기 저장하는 목재로 설계된 중층 도시 건물의 가능성을 탐구해야 한다는 매우 자극적인 논문이다. 

향후 수십 년에 걸쳐 세계 인구는 계속 증가할 것이고, 동반된 경제성장으로 새로운 주택, 상업 빌딩 및 부수적인 인프라스트럭처 건설에 대한 방대한 수요로 도시화가 빠르게 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건축과정에서 이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은 4기가 톤에서 20기가 톤 정도로 늘어날 것이고 이는 이산화탄소 배출 총량의 20%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건축물의 90%를 목조·목질화로 하면 도시 내에 방대한 탄소 풀(carbon pool)이 만들어지므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반감될 것이라고 했다. 

이 논문의 핵심 내용은 도시에 목조·목질화로 된 건축물을 늘리고 건축물 내부에 탄소를 장기간 저장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미 일부 국가에서는 목조 초고층 건축물이 차례차례 건설되고 있고 중·고층 목조 건축물을 건설하기 쉽도록 방·내화 등의 제도에 대한 재검토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본 노무라연구소는 향후 신설 주택시장의 목재 제품 수요는 3분의 1에서 절반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예측대로라면 향후 가장 중요한 목재 수요 분야는 주택이 아닌 다른 건축물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이러한 수요 예측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상태다. 목재는 신설 주택에만 사용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 안타깝다. 이제 그 수요의 폭을 넓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면 목조·목질화 건축에 대한 국가나 지방 공공단체의 공적 조성 사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 ‘탈탄소사회 실현에 이바지하기 위한 건축물 등에서의 목재이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기후위기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새롭게 제정할 필요가 있다. 

이에 근거하여 비주택 목조·목질화 건축은 국가의 명확한 방향성이라는 이해 아래 방·내화 성능을 높인 새로운 목질구조 부재가 개발되어야 이러한 수요에 충족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대형스팬을 확보해 중·고층을 실현하는 CLT나 구조용 집성재와 같은 새로운 목질 재료의 등장, 목구조에 관련된 구조설계 기술이나 접합 철물의 개발, 목조 내화 실증 시험을 바탕으로 한 내화건축 설계 등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이제 중대형 목조건축을 위한 기술혁신에 건축계의 위상을 보여줄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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